[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참모들이 대거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어 여권이 술렁이는 모습이다. 출마를 위해 조만간 대통령실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통령실 인사가 30~4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까지 후보군으로 분류되면서 12월 중폭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 예비 후보 등록일은 1212일이다. 공직자가 총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111일까지는 사퇴해야 함에 따라 늦어도 12월 말에는 대통령실을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회의 주재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회의 주재하는 윤 대통령. 뉴시스

국감 마무리 전희경 사퇴 수순, 강승규-김은혜 수석 출마 채비
- 추경호·박민식 총선행 확정 한동훈? 대통령실-내각 개편 속도전
- 경제부총리 최상목·보훈 최원일, 외교 박진 유임 가닥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됐고, 11월 중순부터 예산안 심사가 끝나는 12월 초순까지 30여명 안팎의 비서관, 행정관들이 순차적으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2기 인선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 총선앞으로 당은 험지출마 요구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참모들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할 행정관들은 서둘러 짐을 싸고, 비서관급 이상은 개별적으로 일대일 협의를 통해 결정하라는 취지의 출마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행정관급들은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대통령실을 떠나고 있다. 실제 이승환(서울 중랑을이동석(충북 충주최지우(충북 제천·단양) 전 행정관,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행정관(부산 서구동구)과 이창진 선임행정관(부산 연제)도 일찌감치 총선 행보를 시작했다.

홍보수석실 소속 전지현 행정관도 대통령실을 떠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있는 안양 동안을 지역구 출마를 고심 중이다. 경기 포천·가평과 경남 창원 의창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 허청회, 배철순 행정관도 최근 작별을 고했다.

김보현 부속실 행정관은 뉴시티 프로젝트의 예정지역 중 한 곳인 경기 김포갑, KBS 기자 출신의 김기흥 전 부대변인은 인천 연수을 출마를 위해 지난 1일 마지막 브리핑을 끝낸 뒤 용산을 떠났다. 최근 사직한 김찬영 전 법률비서관실 행정관과 이병훈 정무수석실 행정관은 여당의 강세지역인 경북 구미을, 경북 포항남·울릉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서관급에서는 전희경 정무1비서관만이 수도권인 의정부갑에 출마를 결심한 상태다. 이 외에는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의원들과의 혈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검사 출신인 주진우 법률비서관은 부산 수영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은 구미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 중진,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은 물론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에 대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 인 혁신위원장은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에 와서 출마하는 걸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권 내에서는 중진들의 희생을 압박하면서 대통령실 인사들이 텃밭에 출마하는 것이 맞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 중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징성 있는 일부는 (험지 출마로) 솔선수범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참모를 했던 사람이라면 본인의 당선보다 험지에 나가 총선 승리에 헌신하는 모습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원희룡-김은혜 앞세워 수도권 민심 잡기

국무회의 참석한 수석비서관들. 뉴시스
국무회의 참석한 수석비서관들. 뉴시스

이런 가운데 12월 예산안이 마무리되면 장관들도 출마를 위해 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에서는 한동훙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출마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의 경우 연말 연초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과 2차 한··일 정상회의 등 굵직한 외교 현안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유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영 장관도 유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최근 수도권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수도권 민심을 뒤흔들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지도 높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혜 홍보수석의 거취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 당내에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한동훈 장관의 출마론이 힘을 받고 있다. 대선주자급 인지도를 쌓은 만큼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위기론을 타파하기 위해 한 장관이 종로 등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비례대표 후순위 당선권에 배치해 전국 선거의 간판 역할을 맡게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장관이 국민적 인지도가 높아 어떤 역할이 최적일지 당내에서도 설왕설래 중이다고 말했다.

대장동 1타강사’,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논란등으로 주목을 받았던 원희룡 장관은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로 뛰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야권 강세 지역인 경기 고양에 출마해 경기 북부 김포 파주 등에 출마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경기 분당을 놓고는 대통령실 인사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출마예상자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두 사람은 분당을 출마 의지가 확고한 상태다. 김 수석과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박 장관은 분당을 외에 다른 지역 출마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김 수석과 박 장관 모두 윤석열 정부의 중요한 정치적 자원인 만큼 공천을 두고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는 건 여권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교통정리 가능성이 있다.

그 단적인 사례로 김 수석을 민주당 강세 지역인 경기 남부권인 수원 등에 출마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한 관계자는 원 장관과 김 수석이 각각 경기도 북부·남부를 지휘하는 그림이라며 경기 북부·남부의 상징적인 험지에 출마해 메시지를 던진다면 경기도 선거판 자체를 흔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추 부총리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자신의 고향인 홍성·예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출마 장관 후임자들 속속 거론

대화나누는 한동훈 장관과 원희룡 장관. 뉴시스
대화나누는 한동훈 장관과 원희룡 장관. 뉴시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총선용 개각도 중폭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여권 한 관계자는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마무리되는 12월 말 총선 출마를 위한 장관급 교체가 예상된다쪼개기 인사 교체보다는 한번에 이들을 대거 내보내는 것이 인사청문회 일정이나 선거 분위기 예열 등 전략상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총선 출마가 예정된 김은혜 홍보수석 후임으로는 이도운 대변인이 유력한 인물로 떠올랐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후임으로는 김정수 전 육군사관학교장이 거론된다. 주진우 법률비서관 후임으로는 이영상 국제법무비서관이 수평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추 부총리 후임으로는 최상목 경제수석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최 수석 이동으로 공석이 되는 경제수석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임으로는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비롯해 복수 인사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