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과는 눈 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며 탄핵의 목소리까지 높이고 있다. 난감한 것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적당히 포장이라도 할 수 있는 물건이 있으면 좋으련만, 새로 만든 물건은 없고 문재인 정부에서 만들어진 것을 고쳐 쓰려고 하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바꿔치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대략난감이다.

돌이켜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능력은 딱 이 정도였다. 정치 경험이 전무했던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은인을 만나고,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대한민국 권력을 접수하게 된 것은 오로지 장가를 잘 갔기 때문이다. 결혼 잘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대통령도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대한민국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럴만한 각각의 이유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에게는 죽어도 대통령직을 줄 수 없다는 사명감도 강력하게 작용했다. 윤석열 후보의 강단 있는 검찰총장 역할에 혹한 사람도 일부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에게는 선거 후에 자신의 손가락을 탓하는 일은 제발 만들지 말아달라는 무언의 염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36개월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무능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는 국정운영 결과를 남기고 레임덕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아마 이러한 말을 듣고 있지 않을까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정도인 줄 모르고 투표했다면 몰상식한 것이고, 이 정도인 줄 알고도 투표했다면 몰염치한 것이다.”

대통령의 정책적 무능은 국민의 생활을 피로하게 만들고. 대통령의 정치적 무능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다. 국민생활, 국민건강이 함께 위협받는 위기의 중첩이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을만한 정치적 이벤트도 없다면 우리 국민은 진짜 버려진 국민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행히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것까지는 막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준석 신당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자신이 대표로 있던 정당에서 갖은 수모와 무시를 당하면서도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논공행상은 둘째치고 성범죄자로 낙인을 찍어 내몰았다. 다행히 법적인 범죄자가 아니었던 탓에 그의 입은 더욱 자유롭게 여의도에 울림을 줬다.

미스터 린튼”, “안철수씨라는 말을 가지고 그에게 네가지가 없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의사도 아닌 그가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을 보면, 그에게는 정치적 직관한 가지만 있어도 충분한 것 같다.

이준석 전 대표는 오는 1227일이면 정치 경력 12년을 맞이한다고 한다. 그즈음 신당 구상도 가시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한 번 해보지도 못한 그지만, 그의 신당 파괴력은 여야를 넘나드는 수준이 될 것이다. 무능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어린애 취급을 당하며 무시당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그가 윤석열 대통령 덕에 날개를 달고 신당을 만들어 갈 태세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발 자신을 한 번만 봐달라고 단식도 하고, 탄핵으로 위협도 하고, 불체포 특권으로 발악을 해보기도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일관된 무시 행보에 자신의 정치적 소명도 끝이라고 체념할 찰나, 예기치 않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하여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되었다. 무능한 윤석열 대통령이 무시한 결과 날개를 달고 200석을 향해 나아갈 태세다. 윤석열 대통령이 무시한 결과가 양이(兩李)씨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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