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종편TV를 중심으로 바람을 일으킨 대중가요는 가수들마다 팬클럽이 생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를 타고 폭이 넓어진 팬 클럽은 채팅 수준을 넘어 저서, 블로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찐팬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한 종편 방송의 트로트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하여 트로트 붐을 일으킨 임영웅의 찐팬이 트로트 '영웅앓이(박영story사)'라는 책을 내놓았다. 부제로 ‘트롯아! 너 심리를 아니?’가 붙어 있다.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자 김은주 씨가 트로트 열풍과 심리학적 견해, 가수 임영웅에 대한 팬심을 수필 형식으로 풀어냈다. 트로트의 역사와 에피소드로부터 가사 해설에 이르기까지 쉽게 읽히는 문장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며 이렇게 말한다.

“트롯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촌스러움’과 ‘싸구려’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가? 이런 인식은 억울하다. 트롯은 저급문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임영웅은 다른 가수들과 사뭇 다른 매력이 있다. 먼저 목소리가 국보급이다. 포근하고 달콤해서 꿀이 떨어질 정도로 다정하다”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 이경란은 '디어 마이 송골매(교유서가)'라는 장편소설을 내 놓았다.

소설 속 주인공은 50대의 여성으로, 학창 시절부터 좋아했던 송골매의 재결합 공연 소식을 접하고 무료한 인생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소녀 시절의 열망이 되살아나 당시 송골매에 열광했던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잘 사는 친구, 못 사는 친구, 몸이 아픈 친구 등등 각양각색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는 과정이 마치 영화 '서니'처럼 전개된다. 트로트와는 달리 록의 열성팬으로 평생을 살아온 작가답다.

팬심을 표현하는 열성팬은 책으로만 팬심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유튜브 라이브 채팅과 댓글에 참여해서 열성을 보이기도 하고, 블로그를 만들어 열응을 하는 팬도 있다.

‘미사리의 라이브 황제’로 불리는 가수 권용욱의 팬인 네이버 닉네임 ‘용욱사랑22호’는 블로그 '희망가인 권용욱'을 개설해 3개월 만에 1000개가 넘는 놀라운 포스팅과 함께 5천 명의 구독자를 확보해 블로그 전문가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매회 1000자가 넘는 글을 1년 가까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포스팅을 하고 있는 ‘용욱사랑 22호’는 권용욱을 주제로 한 책을 집필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동안의 자료를 보건대, 권용욱 님은 삶 자체가 입지전적인 사람이다. 라이브의 전설, 라이브의 지존, 라이브의 황제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미사리 라이브 음악을 굳건히 지켜온 것만 갖고도 쓸 소재가 풍부한데, 한때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정도의 슬럼프와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다시 무대 위에 우뚝 선 오늘날의 모습 또한 많은 이들한테 전달해 주고 싶은 이야기다.

팬으로서 매주 열애 라이브 무대, 노래 교실 등에서 만난 권용욱 님의 열심, 열성, 열정적인 삶의 태도, 한 사람의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를 넘어 인간적인 품격에 대한 이야기도 여러 사람한테 전하고 싶다.”

<언론인 겸 소설가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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