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물갈이론, 정계개편 가능성 등이 제기되며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한 장관이 내각에 남아 윤석열 정부에서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총선전에 뛰어들어 여당에 힘을 싣게 될 것인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의 이슈 메이커가 된 한 장관의 거취가 어떻게 결론이 나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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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메이커한동훈, 향후 거취 놓고 각종 ()설설난무
- 전망 엇갈리지만 옵션 다양할 뿐 어떤 역할이든 할 것” 

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향후 행보를 놓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한 장관을 두고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라는 별칭이 따라 붙었을 정도로 현 정부에서 한 장관은 이슈 메이커.

한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야당과의 언쟁에서 물러서지 않고 자기 주장을 펼치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존재감을 높여갔다. 여당 안에서 한 장관의 정치적 역할론이 거론돼왔던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한 장관은 그때마다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왔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그의 향후 행보를 놓고 여러 가지 추측성 발언들이 더욱 분출되고 있다.

그가 총선에 출마해 여당의 표 몰이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무너지고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과 차기 총리 가능성까지 다양하다.

한동훈 부인 언론 등판, ‘총선 출마 신호탄’?

우선 그동안 정치권에서 꾸준하게 제기돼왔던 한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은 그의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의 대한적십자사 봉사활동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더욱 증폭됐다. 진 변호사가 언론에 포착된 것은 한 장관이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용주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5YTN에서 현직 법무부 장관 배우자의 사진이 화보 형식으로 거의 보도가 됐더라한두장 하는 거야 그럴 수 있는데 거의 7~8장이 쭉 이렇게 기사였는데 사진이 너무 많이 실렸다고 지적했다.

서 부대변인은 왜 현직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가 이렇게 실리지라는 것을 봤을 때는 두 가지 측면이다라며 한 장관이 차기 국민의힘, 그러니까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로서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거 하나, 두 번째는 총선이 가까웠다라는 측면에서는 총선 몸풀기를 하는 차원에서 뭔가 사인이 아닐까 그렇게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한 장관이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구갑 당협위원장은 한 방송에서 한 장관이 국민의힘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거다 내지는 차기 대선 후보가 될 거다라는 이야기는 넉넉히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그 자리가 법무부 장관인지, 아니면 총선 출마를 통해서 당내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있다가 서울시장 내지는 대통령 후보로 나가는 것인지. 이거에 대해서 해석이 분분하고 옵션이 다양할 뿐이지 어쨌든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 장관 측은 언론에서 자발적으로 보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장관 측은 지난 16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일부 민주당 측 인사들이 방송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한 장관 측에서 언론을 부르거나 사진을 뿌린 것이라는 근거 없는 추측을 마구 유포하고 있다면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언론과 접촉하거나 사진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배우자는 역대 정부 국무위원들 배우자들이 통상적으로 해 온 봉사활동 행사에 현직 국무위원 배우자로서 참여한 것이고 그날 이전 월례 봉사에도 다른 국무위원 배우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참여해 왔다. 언론에서 자발적으로 보도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쫓겨나고 한동훈 비대위원장 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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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내 지도부·중진·친윤계 의원들의 험지 출마 내지는 불출마를 권고한 것과 관련해 한동훈 장관을 위한 카펫을 깔려는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는 1~2주 시한 내에 쫓겨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들어서 한 일주일 사이에 한 장관이 강서 보궐선거 이후로 안 하던, 민주당과 서로 독설하고 싸우는 걸 다시 시작했다. 한 장관의 거취가 결정된 것 같다정치 쪽으로 틀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1~2주 사이에 김 대표의 거취가 정리되고 나면 어르신 보수층에서는 최근에 보니까 한 장관이 시원하게 싸우네, 이 사람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해야겠다고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둘 중 하나라고 본다. 결국 스타 장관이라면서 띄워놨기 때문에 한 장관을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해보려다 안 되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지도 체제를 가져가려고 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에 더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까지 나서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설을 제기했다. 박 전 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본래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고양이를 그려가고 쥐꼬리로 실천이 되기 때문에 누군가는 당에서 책임져야 한다면서 임기가 12월 말인데 이후 김기현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가고 그때 비대위원회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성격상 자기 가족인 한 장관을 시킬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내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정치는 생물이라고 본다면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데 저는 현실적으로 보면 가능성이 적고, 또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의원은 왜냐하면 비대위원장을 누구를 세우느냐를 별개로 비대위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혁신위가 실패한다는 전제라며 우리 당으로서는 굉장히 비관적이고 우울한 전제를 깔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만약에 비대위원장 맡았는데 본인(한 장관)이 그걸 못 해낸다 하면 본인 정치적으로도 굉장한 책임을 져야 되는 상황이 올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총리로 가야”vs “총리 인준 불가능주장도

대구 방문한 한 장관이 사인을 해주고 있다. 뉴시스
대구 방문한 한 장관이 사인을 해주고 있다. 뉴시스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당장 총선에 뛰어드는 것 보다는 국무총리를 지낸 후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제 생각에는 한 장관이 아직 나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정치하는 거는 뭐 늦지 않았다정부에서 장관 잘하고 또 할 수 있으면 총리도 하고 또 국민이 부르면 정치도 하고. 한 장관이 움직인다면 저는 그렇게 조언해 주고 싶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장관이 총리를 맡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17KBS광주 라디오 방송에서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라는 이미 주요직을 지냈기 때문에 만약에 내각에서 더 중요한 위치를 하려고 그러면 총리밖에 없다그런데 한 장관이 어느 순간부터 야당과의 극한 대립 상황을 만들어 가면서 지금 여당이 다수 의석을 할 리가 없는 상황 속에서 한 장관이 만약 총리를 간다하더라도 (국회) 인준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한 장관의 향후 거취를 놓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장관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이재명 대표가 21%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한동훈 장관이 13%였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상 4%), 이준석 전 대표 3%, 김동연 경기도지사,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이상 2%), 원희룡 국토부 장관 1%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p.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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