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초청 강연 나선 野 이상민, ‘유쾌한 결별’ 초읽기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비명계(비이재명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7월경 '유쾌한 결별'을 언급한 이 의원은 최근 12월 초순이라는 구체적인 탈당 결정 시점까지 언급한 가운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이 의원은 5선을 지내는 동안 줄곧 진보적 입법 활동을 이어온 만큼, 국민의힘 입당 시 정치적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20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을) 나가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다. 너무 정나미도 떨어졌고, 아주 진저리 난다"며 "당내에서는 제 공간도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탈당을 한다면, 국민의힘에 가는 것을 배제하고 생각할 수가 없다"며 "지금의 국민의힘이 마음에 들어서라기보다 가서 제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그런 걸 또 받아줄 수 있다면, 저는 개의치 않고 어디든 선택할 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은 2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12월 초까지, 한 달 내에 민주당에 있을 것인지 나갈 것인지 결정하겠다"며 국민의힘 입당은 확정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의원은 이날 민주당 잔류·국민의힘 입당 외 선택지인 '이준석 신당' 합류설과 관련 "그분들은 12월 말에 어떤 결심을 하고 신당 착수에 들어간다는 것 아닌가”라며 “저의 시간적 일정표와 는 잘 맞지를 않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조정훈 시대전환은 의원은 지난 17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온다면, 저부터 버선발로 나가서 맞겠다"며 "지금은 민주당 소속의 선수인데 자유계약(FA) 선수가 되면 국민의힘이 가장 역대급 비용을 제공하고 모셔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운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은 21일 대전서 이뤄질 이 의원과 국민의힘 혁신위 간의 상견례 자리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상황이다.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는 21일 대전 카이스트 본관서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을 주제로 이 의원의 초청 강연을 진행하는 만큼,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 전향적인 입장이 표명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의원이 실제로 당적을 변경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존재한다. 이 의원은 지난 18대 국회 한 차례를 제외하곤 민주당계 정당에서만 4선을 지낸 정치인이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을 앞두고 소속 정당인 민주통합당의 공천서 탈락하자 충청권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에 입당했지만,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민주통합당에 복당한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이 의원과 함께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김창수 전 의원의 복당은 거부하면서도 이 의원의 복당은 허가했다. 민주통합당은 당시 이 의원의 복당 허가 이유를 두고 "18대 국회 내내 이 의원의 의정활동이 민주당의 노선과 방향에 부합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 의원의 진보적 정치 노선은 21대 국회에서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지난 2021년경 '사형제 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으며, 지난 2022년에는 현행 선거제도에서 47명인 비례대표 국회의원 정수를 권역별 비례대표 127명·전국 비례대표 46명으로 확대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사형제 유지 및 비례대표 폐지를 주장하는 보수정당의 노선과는 정반대의 입법 활동인 셈이다. 

아울러 이 의원은 지난 5월경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동성혼 법제화'를 골자로 대표 발의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이 의원은 당적 변경을 두고 자신의 정치적 활동 공간 여부가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자신의 입법 활동과 정반대의 입장을 견지하는 국민의힘에서 의정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반면 여권 한 관계자는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은 지금까지 민주당을 나간다는 생각으로 과속을 해왔는데, 여기서 멈춘다면 본인이 다칠 수밖에 없다"며 "정치인에게 살아남는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의미다. 이 의원으로서는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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