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입시 지옥에 빠진 청년들

[검증 대상]
서울 부동산 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현실에서 SH 서울주택공사(이하 SH)가 주관하는 청년 주택의 인기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블러거는 '2·3순위도 청년안심주택에 당첨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래서 일요서울이 관련 내용을 알아봤다. 

[검증 방법]
-SH 2023년 2·3차 청약경쟁률 공개 자료
-진미윤 토지주택연구원 정책지원단 단장 인터뷰
-네이버 블로그 청약신청자 후기

[검증 내용]
청년 안심주택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청년,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 및 주거난 해소를 위해 시세 대비 저렴한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서울시 복지사업이다. SH는 청년 계층 기준을 두고 1순위는 시중 시세 30%, 2·3순위는 시중 시세 50%로 공급하고 있다. 공급 유형에는 특별 공급과 일반 공급이 있다. 특별 공급은 주변시세 대비 85% 수준이며, 일반 공급은 주변 시세 대비 95%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다.

- ‘6만9346명이 지원... 131.3 :1 경쟁률’

청년 안심주택 순위별 지원 자격요건을 살펴보면, 1순위는 ▲생계·의료·주거급여 수급자 가구 ▲보호 대상 한부모 가족 ▲차상위계층 가구다. 2순위는 ▲본인과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원 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 ▲본인과 부모의 자산이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제13조 제3항에 따라 국민임대주택의 자산 기준을 충족하는 가구이다. 1·2순위에 해당하지 않는 가구는 3순위이다.

이런 가운데 한 블러거는 '2·3순위도 청년안심주택에 당첨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블러거는 "내가 서울로 올라와서 월세로 독립을 하려는 이유가 청년안심주택 등 이런 좋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 인데 사실상 2·3 순위는 쉽지 않다는 결론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래서 확인해봤다. 2023년 SH가 공개한 2·3차 최종 청약경쟁률 자료를 보면 2차의 경우 공급 호수 241개에 신청자 수가 2만4079명이 지원했다. 99.9 : 1이라는 대학입시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여줬다. 지난 10월 31일에 공고된 3차 최종 청약 접수 결과 자료에 따르면 공급 호수 528개에 신청자 수가 무려 6만9346명이 지원했다. 131.3 :1이라는 경쟁률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 2차 때보다 경쟁률이 약 30%정도 더 상승했다. 

본지는 SH에서 지난 8월23일과 10월31일 발표한 2023년 청년 안심주택 서류심사대상자 커트라인 자료를 토대로 청년 계층 공급 유형(셰어형과 신혼부부 계층 제외)에 대한 평균을 산출했다. 공급유형(14-19)에서는 8월 공개자료 기준 평균 2.3 10월 공개자료 평균은 1.6이다. 공급유형(20 이상)에서는 8월 자료 기준 평균 1.93 10월 자료 평균은 1.83이다. 

이 평균치는 청년 안심주택서류 제출대상자의 커트라인 평균 순위와 가점 사항을 포함한 것이다. 8월 공급유형(14-19) 평균 2.3을 제외한 나머지는 최소 1순위가 돼야 당첨 가능성이 있다. 8월(14-19)은 커트라인이 2순위들 중 가점이 높은 지원자들이 서류 제출대상자가 됐으며, 당첨되기 위해선 최소 1순위는 되어야 한다. 

대부분 적은 호수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 1순위들이 공급호수보다 많이 지원하는 실정이라 사실상 2·3순위는 당첨가능성이 희박하다. 2·3순위가 당첨되기 위해선 1순위가 대부분 계약포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울 청년 지원 대상을 세분화해야 한다.”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서울 청년 안심주택 당첨 및 신청 후기를 검색하면 대부분 당첨자는 1순위 대상자이다. 후기들을 살펴보면 “1순위들끼리의 경쟁이다.”, “1순위가 아니면 당첨되기 힘들겠다”라는 평이 주를 이룬다.

본지는 진미윤 토지주택연구원 정책지원단 단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 안심주택 공공임대에 문제점에 대해 알아봤다.

진 단장은 “청년안심주택 당첨 확률은 공급량에 비례한다. 물량이 많아야 당첨가능성도 커진다. 그런데 희망하는 서울 청년은 너무 많은 데 비해 물량은 보잘것없이 너무 적다. 2023년도 공급량을 보니 1022호에 불과하다. 아이러니하게 청년 안심주택이라는 틀에서 청년 안심공공임대보다 청년 안심민간 임대 물량이 약 3배 많다. 2023년에는 2944호가 공급 중이다. 당연히 이 고물가 시대에 임대료가 시세의 85%인 민간임대보다 공공임대로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니겠는가? 없다면 2.3순위에 돌아갈 혜택은 없을 것이다”라고 청년 안심주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청년이라는 틀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 어떤 청년인지가 중요하다. 막연히 크게만 묶어 청년, 신혼부부라는 묶음 속에 여기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바늘구멍일 수밖에 없다. 세심한 청년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 청년 지원 대상을 세분화해야 한다, 예를 들면 대학 입시모집처럼 1군, 2군, 3군 등을 나누고 청년 자격도 차별화해 당첨권역을 넓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도 개편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증 결과]
"2·3순위도 청년안심주택에 당첨될 수 있다"라는 명제는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로 밝혀졌다. 1순위 조차 당첨되기 힘든 청년 안심주택의 공급량을 늘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지만 1순위뿐만 아니라 2·3순위에도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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