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0일로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다가오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연일 뜨겁다. 언론이 짜놓은 프레임에 의해 정치를 바라보는 대부분의 항민(恒民)들은 그러한 한동훈 장관이 마치 홍길동과 같이 자신들을 구제해 줄 구세주가 될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기대감만 높이고 있다.

이에 상기된 한동훈 장관은 하루에도 몇 꼭지씩 크고 작은 뉴스거리를 생산해 낸다. 뉴스 생산 건은 김건희 여사보다 많고, 뉴스의 질 또한 김건희 여사보다 훨씬 긍정적인 기사가 많아 여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천군만마가 따로 없을 것이다.

지난달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성적표를 받아 든 이래 정부여당이 이렇게 주도적으로 정국을 이끌어갈 것을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한동훈 장관이 항민들의 구세주는 아닐지언정 국민의힘의 구세주가 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법무부의 영역을 벗어나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좌충우돌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한동훈 장관이 낯설지 않다. 지난 21일 대전을 방문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마치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국정 질문을 하듯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이재명 대표가 탄핵 남발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문을 받는 것을 봤다. 이 대표는 국토균형발전이라 답하시더라라며, “저는 민주당과 이 대표가 이 같은 질문을 그런 식으로 퉁치지 말고, 제대로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개 장관이 제1야당의 대표에 대해 많이 나간 말을 했다.

그런데 그는 한술 더 떠, “고위공직자가 공직 생활 내내 세금 빼돌리고, 가족이 초밥 먹고 소고기 먹으면 탄핵 사유가 될까? 여기에 이 대표가 답해야 한다라며, “저는 그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미 이재명 대표의 반대편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스스로 만천하에 알리는 중이다. 자신의 발언이 부메랑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여의도 문법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을 보니 아직은 어리숙한 정치 애벌레에 불과한 듯하다.

한동훈 장관은 22일에는 법무부 장관이 참석하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이라는 국회 세미나에 참석해서 국민의힘이 저를 띄운다는 것에 공감하실 분들은 많지 않을 거 같다. 다만 민주당이 저를 띄운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 거 같다고 말하며, 마치 백설공주의 계모가 거울을 보며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고 되뇌는 모습을 보여 줬다. 세상 어려운 것 없이 반듯이 자란 것처럼 보이는 한동훈 장관이기에 가능한 언행이다.

사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전 대표가 딴 살림을 차리기로 작정한 이상, 여권에서 한동훈 장관만큼 임팩트 있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은 거의 없다. 준수한 용모, 순발력 있는 언변, 상대를 자극하는 투쟁심, 적절한 내로남불 전략 구사 등은 웬만한 기성 정치인들이 혀를 내두를 수준이다.

다만,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그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 바로 서민적 감각, 서민적 모습이다. 대한민국 정치인이라면 숙명적으로 타고나야 하는 서민의 대변자로서의 모습이 그에게는 어려운 숙제이다. 서민 코스프레를 즐기던 과거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 현재의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 그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으로서는 치명적 약점이다.

그가 시장에서 어묵을 먹음직스럽게 먹어봤자 지금의 외모로서는 역효과만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가 대머리 가발을 쓰고 어묵을 먹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더불어민주당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지 않을까? 그 정도 모습이라면 과거 코미디언 출신으로 성공한 국회의원이었던 이주일 전 의원이 재림이 될지도 모르겠다. ‘대머리 가발의 한동훈 후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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