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 일본 구와나시 온천 여탕에서 목욕하던 40대 남성이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이 그를 체포할 때도 태연하게 목욕을 하고 있었다는데, 조사를 받으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단다. “마음은 여자인데 왜 여탕에 들어가면 안 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그 남성은 물론 처벌받았겠지만, 차별금지법이 있는 미국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차별금지법은 남성, 여성 이외에 제3의 성을 인정하자는 것, 이 경우 남성의 생식기를 가진 이라도 자신이 여자라고 우기면 여성 시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시애틀의 대학 수영장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자. 여자샤워실에 갑자기 40대 남자가 들어왔다. 놀란 여성들의 신고에 안전요원이 달려와 샤워실에서 그를 끌어낸다. 하지만 그 남성은 나는 내가 여자라고 생각해서 여자샤워실에 들어간 거다라며 학교를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고소한다. 시애틀은 차별금지법이 적용되는 곳, 학교는 처벌을 받았고, 그 이후 그는 마음껏 여자샤워실에 드나들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혜영 등 정의당 의원 여섯명과 민주당 권인숙 등이 이 법안을 발의했는데, 이들이 꿈꾸는 세상이 과연 어떤 것인지 당최 이해할 수 없다.

갑자기 이 법안을 떠올린 이유는 민주연구원 부원장이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인천에 출마를 노리는 남영희의 언행이 무척 괴이해서다. 발단은 최강욱이었다. 1119, 위장탈당으로 유명한 민형배 의원이 인턴확인서 위조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아직은 전과 1범 최강욱을 북콘서트에 초대한다. 그 자리에서 최강욱은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윤석열 정부는) 그걸 능가한다” “암컷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란 발언을 한다. 그가 말한 암컷은 김건희 여사, 전과 1범 최씨는 이렇게 영부인을 모욕했다. 그 자리에는 김용민을 비롯해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있었지만, 이 저열한 언어폭력을 말리는 이는 없었다. 2라운드, 성인지감수성이 선택적으로 발휘되는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사건 발생 후 사흘이 지나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이 최강욱을 비판한 것은 1122, 민주당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 최강욱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아무 의미없는 징계를 내린 뒤였다. 최고위원 중 하나인 고민정은 좋아하는 선배라 (징계하는 게) 정말 괴롭다고 했다. 이제 이 글의 주인공인 남영희를 만나볼 차례, 그녀는 징계 직후 박시영 TV’에 나와 이번 징계가 조중동 프레임에 갇힌 자기검열이며, ‘굉장히 유감이라 말한다.

박시영: 여성을 일반화한 게 아니라고 분명 덧붙였고, 분명 김건희 씨를 비유해서 말을 한건데.

남영희: 그 말을 왜 못합니까. 대선후보 때 본인이 나서지 않겠다고 사과했습니다. 그것이 다 거짓말이지 않습니까. 잘못된 것을 지적하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문젠데, 동물농장에 빗대어 얘기한 게 뭐 그리 잘못됐습니까?

김 여사가 잘못한 게 있다면 그것만 비판하면 되지, 암컷이라 부르는 건 너무 지나치지 않나? 국감 당시 국힘 의원이 했던, “왜 이렇게 질척거리냐는 말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전현희도 이상하지만, 남영희의 저 발언은 숫제 그녀의 성 정체성을 의심케 한다. 여탕에 간 일본 남성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 또한 자신이 남성이라 생각하기라도 하는 걸까. 지난 대선 직전 김혜경 씨가 법카유용으로 사과한 날, 시사프로 패널로 나와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던 걸 보면 남영희가 감정이 없는 인간은 아닌데 말이다. 20204, 남영희는 여성이란 이유로 가산점을 받은 덕분에 경선에서 이겼고, 총선에 출마했다.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이유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배려하는 차원일 테지만, 여성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언어테러에 분노하는 대신 별 것도 아닌데 징계를 줬다고 펄펄 뛰는 인간에게 여성 가산점을 주는 게 맞는 것일까? 민주당 여러분, 남영희를 여성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당내 성범죄가 일어나도 피해호소인이며 피해자를 공격할지도 모르는 인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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