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 2024] 저자 김난도외 10명 / 출판사 미래의 창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년을 기원하며 한 해의 대한민국의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4’가 출간됐다. 올해도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분석센터’에서 연구한 결과를 추렸다. 

2023년의 대한민국은 ‘평균’이 사라진 자리에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자들 틈사이로 ‘관계의 재해석’이라는 화두로 ‘불황’을 극복해 왔다. 

자연어 소통이 가능한 챗 GPT의 등장으로 AI의 혁신을 달구는 시장의 역변 현상을 부추기며 인간이 서야 하는 자리에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래밍으로 소통될 수 있는 자리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자신이 내놓는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에 한 점을 긋고 찍을 수 있는 인간의 역량과 책임감에 무게를 실어야 하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김난도 교수팀은 2024년 대한민국의 소비 트렌드를 10가지로 요약했다.

대한민국 2배속 시대에 접어들면서 유튜브, OTT플랫폼, SNS가 쏟아놓는 콘텐츠 사이에 도파밍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소비 트렌드라는 하나의 사이클과 맞물리면서 소비와 공급사이의 프로젝트를 형성해 간다. 

챗GPT 등장으로 인류에게 일격을 가한 인공지능이지만 결국 인간의 역량으로 귀결되는 호모 프롬프트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는 10대 키워드를 분초사회, 호모 프롬프트, 육각형인간, 버라이어티 한 가격 전략, 도파밍, 요즘남편 없던 아빠, 스핀오프 프로젝트, 디토소비, 리퀴드폴리탄, 돌봄 경제로 핵심화 했다. 

시간의 가성비를 강조하면서 초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 속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분초사회에 접어든 시대에 인간이 스스로에 세 던지는 호모 프롬프트를 통해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한 인간의 영역을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완벽을 꿈꾸는 시대에 닿을 수 없는 목표가 타인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될 수 있는 육각형인간의 특징을 점쳐냈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 하나도 빠짐없는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 인간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을 반추한다. 육각형 인간 트렌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흔들이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 되는 하나의 놀이 같은 문화라고 정의한다.

이어 일물일가의 소비 법칙에서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빅데이터의 활용과 실시간으로 모든 변수를 측정해 내는 AI의 발달로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일몰 N’의 세상이 열렸다고 넌지시 알린다. 결국 최저가로 결제 활동을 하는 소비자에게 최적가의 제시로 경제 활동의 영역이 옮겨가고 있음을 알렸다. 

여기서 게이머가 파밍 하며 아이템을 장착하듯 사람들은 재미를 위해 움직이고 따라가는 ‘역대급 도파민’ 경신 시대가 왔음을 알린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를 사는 일상 속에 재미만을 쫓는 삶의 허무함을 대비해야 하는 도덕적 양심을 염두하게 만든다.

돌봄 경제의 맥락에서 디토소비와 가정 내 젠더 갈등과 역할의 붕괴를 해석해 볼 수 있다. 누구나 ‘살핌’이 필요한 존재의 인간에게 절실한 것은 돌봄의 시스템이다. 연민이 아닌 경제의 잣대로 바라보는 돌봄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돌보고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 자신의 두려움을 줄이는 손쉬운 방편의 디토소비가 주를 이루며 구매 의사 결정과정에서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는 최적의 선택을 강조한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에 부부의 역할의 균형점이 옮겨지면서 권위적 가장에서 동반자의 역할로 바라보는 시각으로 가정과 기업이 달라져 가게 된다고 꼬집는다. 

덧붙여 변화의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스핀오프와 리퀴드폴리탄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했다. 비교적 저예산과 유동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해 보는 스핀오프 전략으로 개인도 커리어 개발을 위한 사이드 전략 프로젝트로 이용될 수 있다고 건넨다. 계속적인 인구감소와 광역 교통의 발달은 유목적 라이프 스타일에 의한 고정된 공간이 아닌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고 강조한다.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에 방점을 찍는 유연도시 리퀴드폴리탄이 주목을 받으면서 불균형 발전과 지역소멸을 우려하는 이 시대에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저자 김난도는 12년째 트렌드코리아를 집필해오고 잇는 트렌드 연구가이자 교수이며 컨설턴트, 작가로 활동 중이다. 국내 굵직한 주요 기업들을 자문하면서 이론적 지식과 실무적 경험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일에 앞장서오고 있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트렌드 로드 : 뉴욕 임파서블, 트렌드 차이나 , 럭셔리 코리아, 김난도의 내:일 등이 있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저자 김도윤의 '머니 트렌'드, 저자 송길영의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저자 안유화의 '더플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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