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저자 존 맥두걸 / 역자 강신원 / 출판사 사이몬북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웰빙과 웰다잉을 염두하는 이들에게 합리적인 식이습관은 필수다. 이들에게 끼니를 챙긴다는 것은 먹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는 개념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인체의 기관에 어떤 메카니즘으로 세포 작용이 이루어 지는가를 먼저 따진다. 미식을  추구하기 보다 원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고, 다양한 소스를 버무려서 먹기 보다는 이상적인 배합의 식감과 재료 본연의 향을 먼저 고려한다. 과거보다 채식에 대한 관심과 비중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채식의 식탁문화를 탐닉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채식서적을 찾아 서점으로 향하기도 하고 채식 모임에 정기적으로 나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채식을 먹는 기준에 따라 프루테리언, 비건, 락토 베지테리언, 오보 베지테리언, 페스코 베지테리언, 플렉시테리언 등의 단계로 구분하지만 주로 식사의 부식에 채소, 과실, 해초와 같은 식물성 식품을 먹으며 고기와 유제품을 제한하는 생활을 이어간다. 

채식서적의 바이블로 통하는 저자 존 맥두걸의 스테디셀러가 얼마전 내용을 추가하고 기존 번역을 보완한 재개정판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이  출간됐다. 저자 본인은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약과 병원을 멀리하고 수술을 피하기 위해 식생활을 엄격하게 식물성 위주로 제한하라고 당부한다. 

제도권 의학의 내부고발자로 알려진 저자는 책의 내용을 독백 형식으로 자신의 고백으로 채웠다. 체중이 또래 학우들보다 30kg 과체중이였던 저자는 학창시절 뇌졸증에 걸려 혹독한 치료의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살이 찌고 병에 걸리는 원인을 알기위해 본인 스스로 의사의 길을 오랜 시간동안 걸어왔지만 현대의학으로 비만과 질병을 고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됐다.  

저자는 제약회사와 식품회사가 보내는 광고성 메세지를 속지말고 ‘음식으로 못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고친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을 새기라고 당부한다. 일선에서 의사로 재직하면서 약과 수술이 오히려 병을 키운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 병원을 나와 현대의학의 오류를 고발하고 자본주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병원산업과 제약회사, 식품업계에 반기를 들었다. 특히 식이 생활 중에 ‘녹말음식이 병을 고치고 체중을 조절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지금까지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우유와 생선의 허구와 단백질과 영양제에 대한 오해, 뚱뚱한 패식주의자가 생겨나는 이유 등을 실감나게 파헤쳤다. 자신이 먹는 음식이 자신의 몸을 만든다고 통렬히 외치는 저자는 자연식물식인 채식으로 이상적인 식이습관의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한다. 과일과 채소로 포만감을 얻기위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녹말음식을 섭취하라고 강조한다. 빵, 면, 떡, 과자 등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이 아닌 비정제 탄수화물인 현미, 감자, 통곡물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채식과 육식에 둘러싼 분분한 의견을 잠재우고 드라마틱한 자신의 이야기를 주제로 과학적인 근거와 논리로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총 11장으로 이뤄진 책에서는 녹말을 먹는 인간의 섭취 방법을 어떻게 다듬어야 할것인가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으로 자신이 엉터리 의사였음을 고백형식으로 알린다. 인간 DNA자체가 인간은 녹말인간임을 증명해준다는 논리를 내세워 구석기 시대의 인간 식이법부터 고대 이집트 귀족의 식습관과 전사들의 식이법을 들여다 보기도 했다. 

특히 동물성 식품의 3가지 독성물질을 단백질, 지방, 콜레스테롤이라고 구분하면서 통념속에 살아온 우리 식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타이른다. 

인간의 자연치유력을 강조하는 저자는 자연식물식 섭취로 심장병부터 관절염, 암도 치유가 가능하다고 알린다. 무엇보다도 섭취하는 음식만 바꾸면 저절로 치유하는 시기를 당겨 만성질환으로 부터 자유로워진다고 꼬집는다. 완벽한 녹말의 섭취로 단백질 섭취까지 가능하다고 알리는 저자는 식물성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면서 하루 총 단백질 섭취량을 40~60g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꾸준히 마셔왔던 우유는 송아지를 위한 젖일 뿐이라고 단언하면서 유제품을 통해 칼슘섭취를 한다는 것은 구시대적 방식이라고 타이른다. 여기서 칼슘영양제가 왜 인체에 해로운지에 대한 메카니즘을 과학적으로 설멸하면서 과도한 칼슘섭취로 오히려 몸이 망가 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유와 같은 맥락으로 생선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저자는 수은이라는 치명적인 독성물질을 피하기 위해 생선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다생물을 통해 섭취했던 오메가 3는 식물성식재료 섭취로 충분다고 강조한다.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자문의를 역임했던 저자는의사로 재직하면서 약과 수술은 일시적인 고통만을 덜어 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고기와 유제품의 해악을 알리고 녹말음식과 채식음식의 전도사 역할을 자초했다. 맥두걸 프로그램을 통해 수만 명의 고질병과 체중을 줄이면서 실제로 겪은 체험담을 소재로 12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비영리기관인 PCRM(책임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회)를 이끌면서 육가공 식품 정책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 책과 함께 읽을만한 책으로는 저자 권택환의 ‘맨발학교 권택환의 맨발혁명’, 저자 웬디 미첼의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저자 구도 치아키의 ‘신경청소 혁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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