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서울ㅣ이지훈 기자] 두 차례 주가조작 사태로 벼랑 끝에 서 있는 키움증권이 엄주성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을 새 수장으로 내정하면서 향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새 수장이 전략 수립과 리스크 관리 전문가인만큼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볼 지 기대한다.

지난 28일 임시이사회를 통해 키움증권 새 대표이사로 엄주성 키움증권 부사장이 내정됐다.[제공 : 키움증권]
지난 28일 임시이사회를 통해 키움증권 새 대표이사로 엄주성 키움증권 부사장이 내정됐다.[제공 : 키움증권]

28일 키움증권 이사회 산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엄 부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로 올렸다.

엄 부사장은 현재 미등기임원이기에 차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될 때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 임시주주총회는 내년 1월 초로 예정됐다.

앞서 지난 11월 초 전 황현순 사장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의를 표명했다.

- 두 차례 주가조작 ‘홍역’ 앓고 있는 키움증권

현재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이용한 ‘라덕연 사태’에 이어 영풍제지 사태까지 두 차례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돼 홍역을 앓고 있다.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발생한 손실은 4333억 원으로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4248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영풍제지 손실액이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계획이기에 올해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영풍제지 사태로 불거진 혼란을 잠재우는 것이 엄 부사장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키움증권은 사업구조 자체가 리테일에만 치중돼 있어 시장 지위가 훼손될 경우 핵심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약점을 극복해야 하는 난제에 빠졌다. 

- 엄 부사장의 위기관리능력... 키움증권 구하나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키움증권의 이슈가 유독 많았다”며 “차기 대표이사에 대한 내부 기대가 크다”며 “최대 과제는 리스크 해소와 조직을 안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키움증권은 리스크 부실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리스크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이 TF를 통해 사내 전반의 시스템을 재점검하면서 개선안 도출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뉴시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뉴시스]

한편 엄 부사장은 1993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증권업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는 자기자본 투자(PI)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로 알려졌다.

엄 부사장은 2007년 자기자본 투자(PI) 팀장으로 키움증권에 합류했다. 합류 당시 대체투자 등에서 성과를 내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투자운용본부 등을 거쳐 지난 2022년부터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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