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위’ 신라면세점의 반격...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우위
롯데, 시내면세점·온라인 강화...4분기 재탈환 여부 "지켜 봐야"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면세업계 라이벌 '신라면세점'이 '롯데면세점'을 제치고 분기 매출 1위를 기록하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신라면세점은 이번 기세를 토대로 국내외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업계 1위 타이틀 굳히기에 나선다. 반면 1위 자리를 빼앗긴 롯데면세점은 온라인과 시내면세점을 강화하며 심기일전에 나선다.

업계는 이번 순위 변동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여부가 업계 지각변동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롯데면세점을 이끄는 김주남 대표의 ‘플랜B’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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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84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42% 줄어든 7040억을 기록해 신라면세점이 1047억 원가량 앞질렀다.

이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위 자리를 신라에 내줬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신라면세점이 앞섰다.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신라면세점이 521억 원으로, 롯데면세점(318억 원)을 203억 원가량 앞질렀다.

반면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은 롯데면세점이 2조 2447억 원으로, 신라면세점(2조 1617억 원)의 매출을 830억 원 앞질러 1위 자리를 지켰다.

- 면세업 순위 바뀌나

앞서 신라면세점은 지난 7월부터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을 시작하면서 롯데면세점을 따라잡을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라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며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신라면세점은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을 판매하는 DF1 구역과 패션·액세서리·부티크 등 사업 구역인 DF3 구역을 차지했다.

반면, 22년간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해 온 롯데면세점은 점포를 철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그간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인천국제공항 점포에서 거둬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면세점 철수를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있었다. 롯데면세점은 일반사업권 기업 중 가장 낮은 입찰가를 제시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지난해 롯데면세점(5조 300억 원)과 신라면세점(4조 3332억 원)의 매출 격차가 7000억 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으로 말미암은 순위 변동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또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올해 들어 인천국제공항 출국자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조상훈 연구위원이 지난 10월 발표한 '면세/화장품 환잉꽝린(歡迎光臨)'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부상했던 중국 리 오프닝은 까놓고 보니 실망투성이였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은 크게 둔화했고, 리 오프닝에 따른 소비경기 회복도 여전히 요원하며 시장 내 재고가 많은데다가, 위안화 약세도 지속해 실질적인 구매력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하반기 면세점 투자의 관건은 매출 회복이다"라며 "단체관광객과 개별관광객의 가장 큰 차이는 집객 측면에서의 효율성이다. 단체관광은 효율적인 동선이 중요해 항상 면세점 쇼핑이 관광 코스에 포함된다. 개별관광객의 객단가 의 약 3배에 달하는 단체관광객은 면세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고 했다. 

와이즈앱/리테일의 '엔더믹 이후 면세점 결제 금액 동향'에서도 "거리 두기 전면 해제 후 면세점 결제금액은 지속해서 증가했으나 아직 팬더믹 전 상황으로의 회복은 먼 상황이다"고 지적한다.  

리포트는 "면세점 결제자 수도 결제금액과 마찬가지로 거리 두기 해제 이후 회복세에 들어섰으나 코로나 이전에 미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신라면세점이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려면 4분기 실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 면세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이런 가운데 업계는 롯데면세점 수장을 맡은 김주남 대표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면세점을 중심으로 신라의 공세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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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서울 명동에 문을 연 ‘엘디에프 하우스(LDF HOUSE)’다. LDF하우스는 롯데면세점이 국내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면세점 쇼룸으로, 1년 가량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면세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면세 쇼핑 편의 개선을 위해 디지털 전환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형태의 채널로 처음 선보이는 것"이라며 "콘텐츠를 경험하고 쇼핑까지 더해지는 공간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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