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성 당원들 '이낙연 출당' 청원...이낙연·비명 탈당 가능성 수직상승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사진 왼쪽)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은 이 전 당대표의 비서실 부실장을 역임했으며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협동관에서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사진 왼쪽)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은 이 전 당대표의 비서실 부실장을 역임했으며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제3지대행 및 비명(비이재명)계 신당 창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언론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연일 직격하며 대립각을 세우면서다.

이에 당내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이 전 대표에 대한 출당 청원이 당 게시판에 오르는 등 내부 분란 조짐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당이 자신을 만약 출당 조치한다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사실상 거취 결단을 한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비주류 그룹인 비명계 의원들과 함께 제3세력화를 도모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른다. 결국 이러한 기류가 '이낙연 신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정치권의 시각도 적잖다. 이 경우 현재 총선 출마 및 신당 창당설이 거론되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도 연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 게시판에 자신을 향한 당원들의 출당 청원이 올라온 데 대해 '당을 떠나라면 떠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이날 당 내부 문제에 골몰하기 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정권 심판과 민생 회복에 치중해야 한다는 기조를 내비친 만큼, 현재 민주당 게시판에는 해당 청원이 삭제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원론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지난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악연'이 빚어진 이 전 대표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정리하고자 한다는 속내를 점치는 시각도 엄존한다. 이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원한다는 것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최근 비명계 의원들과 이낙연계의 본류인 손학규계가 적극 움직이는 모습이다"라며 "이재명 대표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바, 구태여 이낙연 전 총리와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스스로 당을 나가주는 게 서로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현재 민주당 내부 기류만 봐도 강성 당원들의 '이낙연·비명계 퇴출' 정서가 거세다. 이에 비명계 의원들로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패널티'가 불가피한 만큼, 이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활로를 모색하며 맞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당원들 사이에서 전직 당 대표를 향한 출당 요구가 공식 채널로 분출한 만큼, 당내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선 이 전 대표를 둘러싼 내홍이 봉합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방송 진행자가 '혹시 몰아내 주기를 바라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바라기야 하겠나"라면서도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을 떠나 신당 창당 등 여러 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말로도 읽힌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지난달 28일 이낙연계 싱크탱크 포럼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하며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됐다"고 지적하고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이날 그는 '내년 총선 때 당에서 역할을 요청하면 수락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의에 "내 역할이나 직책에는 관심 없고, '국가를 위해 이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가 1번 관심사"라고 답하며 창당 시사 가능성을 에둘러 표하기도 했다.

한편 송영길 전 대표는 현재 반윤(反尹)·반검(反檢)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고, 조국 전 장관도 사실상 내년 총선 출사표를 낸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에선 자당 소속이 아닌 인사들의 총선 출마나 신당 창당 움직임은 별개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일각에선 진영 결집력이 와해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