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지분 42.03%, 공개매수 통해 넘어설까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했다. [뉴시스]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전 한국타이어그룹)이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조 현범 회장의 형인 조현식 고문과 차녀인 조희원 씨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한국타이어’의 2년 전 '형제의 난' 두 번째 라운드의 서막을 알렸다. 

- MBK 등에 업은 조현식의 반격... 서막을 알리나
- 지분율 경쟁... 충분한 자금력 갖춘 조 회장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30.67%) 보유한 경영권을 두고 조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 회장과 다른 자녀들 사이 벌어진 분쟁은 2년 전 조 회장이 부친에게 받은 지분을 토대로 회장에 오르면서 해결된 듯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지난 3월 200억 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황이다. 조 고문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기습공격에 나서면서 상황은 다시 바뀔 기류가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최대 주주로 있는 조 회장 지분 42.03% 조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를, 조희원 씨는 10.61%를 각각 보유 중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MBK는 발행주식총수(9493만5240주) 중 최소 20.35%(1931만5214주) 에서 최대 27.32%(2593만4385주)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조 고문 측이 대량의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발행 주식(보통주) 중 자사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시장에 거래되는 지분은 대략 전체의 27%에 달한다. 이제 약 2주 남짓이라는 기간 동안 외국인, 소액주주 등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을 대부분 매수해야 하는데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조현식 고문과 조현범 회장. [출처 : 한국타이어 제공,뉴시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조현식 고문과 조현범 회장. [출처 : 한국타이어 제공,뉴시스]

MBK 측이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게 되면 자기주식을 제외한 한국앤컴퍼니 발행주식 총수의 50.0%에서 57.0%까지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최대 주주인 조현범 회장의 지분 42.03%를 뛰어넘게 된다. 조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는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이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등 경영 주도권을 MBK파트너스에 넘기기로 했다.

공개매수 성공으로 50% 넘는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하는 경우, MBK 측은 한국앤컴퍼니 이사 총수의 절반을 초과하는 수의 이사를 지명하며,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 씨는 이사 총수에서 MBK가 지명한 이사의 수를 뺀 수에 1명을 더 뺀 수의 이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조 고문은 29.54%를 확보한 상태에서 조 회장의 42.03%를 넘기 위해선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20.46% 이상을 매수해야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지만 조 회장은 약 8% 이상만 확보하면 과반 이상이기에 조 고문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이 지분율 경쟁의 전면전에 나서더라도 조 회장의 자금 동원 능력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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