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각국 마약류별 압수 현황 확인 결과 '사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뉴시스]

[검증 대상]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 참석했다. 당시 예결위 소속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은 한 장관에게 "독일·인도·브라질의 경우 텔레그렘과 마약 수사 협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사 협조 협약을 맺었나"고 물었고, 한 장관은 "지금 말씀하신 나라들은 전부 다 우리나라보다 굉장히 마약이 더 심각한 나라들"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본지는 우리나라와 독일·인도·브라질의 마약 실태를 비교해 봤다. 

[검증 방법]
- 대검찰청 '2023년 10월 마약류 월간동향' 인용 
- 대검찰청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 제1·2·3장' 인용  
-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발간 'WORLD DRUG REPORT 2023' 통계 인용 
-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발간 'WORLD DRUG REPORT 2023' 2017-2021 마약 압수 현황 엑셀 표 
- 2022년 11월 10일 독일 '도이치 벨레' 보도 인용 
- 2월 1일 조선일보 '[단독] 작년 마약사범 1만8395명 적발, 역대 최다' 보도 인용 

[검증 내용]
본지는 한 장관이 언급한 4개국 간 마약 실태를 비교하기 위해 각국의 마약류별 압수 현황을 살펴봤다. 국내 언론에 잘 알려진 방법인 한 국가의 연도별 마약사범 수로 마약 범죄 심각성을 비교하지 않는 이유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내 관련 통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UNODC가 매년 발간하는 'WORLD DRUG REPORT'에는 각국의 마약사범 실태 및 마약류별 압수 현황이 게시된다. 마약류별 압수 현황의 경우 각국의 구체적인 사항이 게시되는 반면 마약사범 실태의 경우 인도와 브라질의 통계가 없다. 이에 본지는 4개국의 객관적 비교가 가능한 마약류별 압수 현황을 근거로 사용했다.  

통계 자료는 'WORLD DRUG REPORT 2023' 내 2017년부터 2021까지 각국의 마약 압수 현황 엑셀 표를 활용했다. 통계 기준이 2021년인 이유는 UNODC에 게시된 가장 최근의 자료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마약 품목을 10개로 선정한 이유는 국가 간 비교를 위해 최대한 4개국에 공통적으로 유포되는 마약류로 한정하기 위해서다. 아래 표는 해당 통계의 정리 결과다. 

'WORLD DRUG REPORT 2023' 2017-2021 마약 압수 현황 정리표 [박철호 기자] 단위 = g
'WORLD DRUG REPORT 2023' 2017-2021 마약 압수 현황 정리표 [박철호 기자] 
단위 = 그램(g),킬로그램(kg),톤(t)

네이버 국가정보에 따르면 인도(14억 명)·브라질(2억 명)·독일(8000만 명)은 한국(5100만 명)보다 최대 20배에서 최소 2배가량 인구수가 많은 국가다. 하지만 인구수 차이를 감안해도 한국과 3국의 마약류 압수량 차이는 크다. 

결론적으로 한국과 3국의 마약 압수량은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대검찰청의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 제1장'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마약류 압수량은 총 1295.6kg이다. 이 중 최다 압수량을 기록한 마약류는 메트암페타민(569kg)이다. 

반면 독일의 경우 코카인의 압수량만 23톤에 이른다. 브라질의 경우 코카인의 압수량은 98톤이며, 대마초의 압수량은 410톤이다. 인도의 경우 대마초의 압수량은 812톤이며, 헤로인 7.1톤·아편 5.1톤이 압수됐다. 

대검찰청 '2023년 10월 마약류 월간동향’과 앞서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국내 마약 압수량은 2021년(1295.6kg)·2022년(804.5kg)·2023년(1월~10월·909.7kg)인 만큼 3년간 국내 총 마약 압수량이 인도의 한 해 아편 압수량보다 작다.

2021년 국가별 코카인 적발량 통계 [출처 : UNODC의 WORLD DRUG REPORT 2023]
2021년 국가별 코카인 적발량 통계 [출처 : UNODC의 WORLD DRUG REPORT 2023]

브라질의 코카인 압수량은 전세계적으로도 상위권이다. UNODC의 'WORLD DRUG REPORT 2023' 내 2021년 국가별 코카인 적발량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은 콜롬비아, 미국, 에콰도르, 파나마에 이은 5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대검찰청의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 제2장’에 따르면 2015~2021년도에 아프리카에서 적발된 코카인의 70%는 브라질에서 출발했으며, 같은 기간 아시아에서 적발된 코카인의 46%가 브라질로부터 밀수됐다. 

2021년 국가별 대마초 적발량 통계 [출처 : UNODC의 WORLD DRUG REPORT 2023]
2021년 국가별 대마초 적발량 통계 [출처 : UNODC의 WORLD DRUG REPORT 2023]

2021년 아편 압수량 통계, 모르핀 압수량 통계, 헤로인 압수량 통계 [출처 : UNODC의 WORLD DRUG REPORT 2023]
2021년 아편 압수량 통계, 모르핀 압수량 통계, 헤로인 압수량 통계 [출처 : UNODC의 WORLD DRUG REPORT 2023]

인도의 대마초 압수량도 독보적이다. UNODC의 'WORLD DRUG REPORT 2023' 내 2021년 국가별 대마초 적발량 통계에 따르면 인도는 1년간 대마초 압수량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나아가 인도는 2021년 아편 압수량(세계 4위), 모르핀 압수량(세계 4위), 헤로인 압수량(세계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독일도 UNODC의 2021년 국가별 코카인 적발량에서 세계 1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독일의 국제 공영방송인 '도이치벨레'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독일 내 마약사범 수는 36만 1000명을 기록했다. 대검찰청의 ‘2023년 10월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현재 국내 마약사범 수는 2만 2393명이다.

앞서 조선일보는 수사 당국에 적발된 역대 최다 마약사범 수 기록이 1만 8359명이라고 보도한 만큼, 우리나라의 역대 최대치의 마약사범 수를 기록한 현 시점에도 독일과 비교할 경우 15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검증 결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게시된 각국의 2021년도 마약류별 압수 현황을 파악한 결과, 독일·인도·브라질의 압수량은 한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21년도 3국의 일부 마약류별 압수량은 세계적 기준으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따라서 한 장관의 "우리나라는 독일·인도·브라질이 한국보다 마약 범죄 심하다"는 사실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