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장제원 총선 불출마 선언에 김기현 거취 결단 임박
한동훈·원희룡·김한길 비대위 전환 등 여러 시나리오 분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여권 내 인적 쇄신 담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중진 용퇴론'의 중심에 선 김기현 대표가 총선 불출마 및 대표 직 사퇴 등 중대 사안을 놓고 기로에 선 모양새다.

김 대표는 현재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이틀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선 오늘(13일)이나 내일 중 김 대표의 거취 결단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만약 김 대표가 지도부에서 물러날 경우 여권 총선체제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당 대변인단 등 측근과의 연락도 끊은 채 서울 모처에서 향후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을 향한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조기 해산과 6호 혁신안 좌초에 대한 당 안팎의 책임론에 지도부 사퇴까지 거론되자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친윤(친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이 선제적으로 '중진 희생론' 의제를 선점한 만큼, 당 대표로서 인적 쇄신 대열에 후발 참여하는 모양새는 아무래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지도부 퇴진 정도의 고강도 카드를 꺼내들어야 파급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당 최고위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고 조만간 총선 불출마 등 모종의 결단을 내리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낸 바 있다. 

다만 김 대표가 이대로 직을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엄존한다.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사태 봉합을 시도하며 예정대로 당권을 유지한 채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출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이 밖에 김 대표가 직을 내려놓을 경우 윤재옥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총선을 치르거나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특히 김 대표의 퇴진으로 당 지도부에 궐위가 생기면 여당은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할 새 리더십을 꾸려야 한다. 당장은 '윤재옥 체제'로 당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공천 등 총선 실권을 쥐게 될 공관위 출범을 계기로 리더십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연말 국정조사, 쌍특검, 인사청문회, 예산안 처리 등 국회 쟁점 사안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당 지도체제 공백이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혁신 의지를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도 분출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비대위 출범까지 절차적, 시간적으로 난해한 요소가 있다고 해도, 지금으로선 만약 지도부 퇴진 등 변화가 생긴다면 당 혁신 차원에서 비대위 출범이 가장 효능감이 있지 않겠나"라며 "더욱이 윤재옥 원내대표 대행 및 공관위 공동체제로 가게 되면 유의미한 파급력을 가져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민의힘 안팎에선 비대위 전환 시 비대위원장으로 원희룡 국토장관, 한동훈 법무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발탁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 체제를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김기현 2기 체제가 물러날 경우 일단 윤재옥 원내대표 대행체제와 공관위 투톱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이지만, 종국에는 비대위 전환론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내 중평이다. 대대적인 당 쇄신 차원에서 중량감 있는 인물론을 내세워 총선 국면을 진두지휘할 비대위를 꾸리고, 선거대책위원회와 공관위가 그 뒤를 받치는 구도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