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혁신 모임 '원칙과 상식' 4인 "험지 출마든 백의종군이든 '선당후사' 앞장설 것"

(왼쪽부터) 김종민·조응천·윤영찬·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왼쪽부터) 김종민·조응천·윤영찬·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당내 혁신 모임 '원칙과 상식'이 14일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당후사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수립을 제안했다. 이날 원칙과 상식 측은 22대 총선 승리를 위해 용퇴를 결정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결정을 강조하며, 민주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1월부터는 본격 선거전이 시작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명령은 분명하다"며 "이 비정상의 정치판을 확 바꾸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정치로 응답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옹성 같았던 여당의 기득권 세력도 총선승리라는 명분 앞에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단을 내리고 있다. 새로운 정치를 꿈꿔왔던 우리 당 초선의원들은 기득권 정치의 벽에 막혀 안타까운 불출마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결단해야 할 우리 당 지도부는 '우리는 다르다'며 묵묵부답"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제 시간이 없다"며 "(윤석열 정권의) 난정을 심판하려면 총선에서 압승해야 하고, 총선에서 압승하려면 민주당을 혁신해야 한다. 많이 변하는 자가 이긴다. 역대 모든 총선에서 변함없이 관철된 철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원칙과 상식이 제안한 민주당의 혁신 방안은 ▲이 대표의 선당후사와 통합 비대위 제안 ▲선거법 약속 이행이다. 

이들은 "당대표부터 지도부 그리고 586 중진들 각자 기득권을 내려놓는 선당후사를 결단해야 한다"며 "당대표만이 이 물길을 열 수 있다. 당대표가 선당후사 하는 통합 비대위로 가야 한다. 이 대표께 간곡하게 호소한다.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압도적 심판을 위해서 한발만 물러서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원칙과 상식은 "한 목소리의 현재 지도부로는 진정한 통합을 이뤄내기 어렵다"며 "다른 목소리를 존중하고 수용하지 않는 통합은 무늬만 통합, 패권적 통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 파기 ▲대의원제 무력화 ▲시스템 공천 파기 ▲선거법 약속 파기 등을 추진한 친명계(친이재명계) 지도부의 독선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깨기 공격 등에 대한 지도부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나아가 이들은 "선거법 약속은 반드시 지키자"며 "당의 이익보다 국민 신뢰가 먼저다. 공자는 '백성이 믿지 않으면 서 있지 못한다(民無信不立)'라고 했다. 선거법 약속을 지키는 것이 선민후당(先民後黨)의 길이고 국민의 믿음을 얻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번의 선거 당리당략을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어떤 논리를 갖다 대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선당후민(先黨後民)의 길"이라며 "다당제 민주주의하고 위성정당 안 만들겠다고 우리 당과 이 대표가 수없이 약속했다. 그 길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 국민을 위한 길, 민주주의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게 아니라고 한다면. 얼마나 무책임하고 부정직한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공천과 당선 욕심을 내려놓았다며, "험지 출마든, 백의종군이든 선당후사의 길에 앞장설 것이다. 민주당 혁신, 민주주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과 헌신도 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잠행을 지속한 민주당 내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길 부탁드린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 뒤 지난 13일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제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대표직을 사퇴한 바 있다. 

민주당은 홍성국 민주당 의원이 지난 13일 후진적 정치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같은 날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정치개혁을 촉구하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주류 세력이 용퇴를 결정한 가운데 민주당은 초선의원들의 결단만 이어지다 보니 시선은 곧 민주당의 주류 세력으로 향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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