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심박수 챌린지, 일해공원 논란까지… 2030세대 불씨 지폈다

구멍 난 서울의 봄 포스터. [뉴시스]
구멍 난 서울의 봄 포스터. [뉴시스]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신군부의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1000만 관객을 앞두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MZ세대 관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대학가 ‘대자보’와 분노를 표출하는 ‘심박수 챌린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하나회’가 일으킨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이후 사회적 여파가 만만치 않다. 군사 반란 44년째 되는 날인 지난 12일에는 부산대·부경대 등에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과거사 관련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군사독재에 대해 “군사독재를 한 전두환, 그리고 검찰독재를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국민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위하는 모습이 닮아있다”라며 “자신에게 반대하는 목소리는 탄압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법은 전부 거부하는 모습이 독재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현 시국을 비판했다. 대자보는 학생과 인허가 도장을 받지 않고 게시됐다는 이유로 철거됐다.

CGV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의 봄’ 관객 중 20대가 26%, 30대가 30%로 2030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군사독재 시절을 경험한 40대(23%), 50대(17%)보다 높다. MZ세대는 영화를 보는 동안 심박수가 올라가는 사진을 SNS에 공유하는 ‘심박수 챌린지’를 벌이며, 다양한 감상평과 함께 당시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이어 사회적 여파도 거세다. 영화 속 실존 인물들의 분석이 이뤄지고, 추모제를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 더불어 전 대통령의 호를 딴 합천 ‘일해공원’에 대한 명칭 개정 논란도 점화됐다. 그동안 명칭 변경과 존치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으나 많은 국민 관심이 쏠리며 공론화되고 있다. 

2030세대, 영화 관람 후 역사 공부까지… 결론은 “분노 또 분노”

SNS를 통해 젊은 층의 ‘인증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 관람 후 ‘역사를 기억하겠다’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현대사 자료를 찾아보거나, 관련 논문 탐구, 실존 인물 분석, 현충원 방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증이 이뤄지는 등 MZ세대 식 표출 방법을 통해 영화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10일 홍대 모 극장에서 영화 관람을 마친 임 모(29, 남) 씨는 “가장 분노했던 건 지나간 역사적 사실보다 변한 게 없는 것 같은 현실이었다”라며 “엄연히 시대가 다르지만,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상황은 변함없지 않은가”라며 평을 남겼다.

지난 13일 SNS에 ‘심박수 챌린지’와 함께 후기를 남긴 노 모(27, 여) 씨는 “서울의 봄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여전히 독재의 계절”이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하나회 일원들이 전부 요직에 앉은 것처럼, 검찰 출신 인사들이 관계없는 요직에 앉고 있다. 그렇게 외치던 공정과 상식은 불공정과 몰상식이었다. 이런 기만은 없었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해당 영화가 흥행하며 야권도 현 정부에 맞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이 ‘서울의 봄’을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고 정치적으로 악용하고자 하는 정치선동”이라고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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