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가 실종됐다는 푸념이 한 가득이다. 정치 경험이 부재한 대통령이 탄생하기도 했지만 윤석열, 이재명 등 모두 강력한 그립형 리더십의 소유자인데다 내년 총선 공천권까지 맞물려 다수의 여야 현역의원들은 바짝 엎드려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야 모두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있지만 내심 부글부글 끓고 있다.

먼저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꺼내들면서 침묵속에 빠졌다. 167석의 민주당이 강행처리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최대 악재가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방탄 김건희라고 역공을 당할 게 뻔하다. 윤핵관의 대표격인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하고 김기현 대표가 조기에 대표직 자진사퇴한 것은 내년 총선 위기론 때문이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 특검으로 총선 기간내에 공격을 받는다면 가뜩이나 정권 심판론바람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총선 승리는 난망하다. 게다가 김 여사가 정권초 명품백 수수의혹까지 받으면서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윤 정부 황태자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조차 명품백 수수의혹에 대해 잘 모른다고 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대통령 최측근이 이렇니 대통령실 비서실장부터 당내 윤핵관들까지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총선 출마하는 다수의 금뱃지들은 속으로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했으면...”하는 바램이 강하다. 여당이 겉으론 침묵하니 야당에서 거꾸로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하라고 여당에서 부추키고 있다고 반대로 말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내심 정치가 횡행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대한민국이 큰일났다라면서 새해초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624일 귀국이후 잠시 정중동 행보를 보이다 선거제 개편으로 이 대표와 각을 세우고 결국 신당창당까지 밝히면서 당내 비명계의 수장으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정세균 전 총리를 비롯해, 김부겸 전 총리까지 ‘3총리 연대론으로 이 대표를 곤혹스럽게 만들더니 급기야는 이준석 전 대표와 신당창당을 같이 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민주당 총선 승리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원내 제1당을 목표로 여타 제3지대와의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결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대놓고 나가라는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내심 당에 분탕질은 그만하고 제발 혼자 나가줬으면...”하는 게 진짜 속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여전히 이 전 대표와 결별보다 안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 함부로 말을 못하고 속으로 끙끙거리고 있다. 이밖에도 민주당은 “386 운동권 불출마 선언”, “정동영, 박지원, 이인제 올드보이 2선후퇴를 바라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대놓고 말을 하지 않고 익명에 숨어서 내심 정치에 빠져있다.

하지만 총선이든 대선이든 선거는 절실한 측이 한 표라도 더 받게 돼 있고 승리할 수 있다. 익명과 지라시 정치로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어느 진영이 진정성 있게 당과 국민을 위한 발언을 솔직하게 하느냐에 따라 민심을 얻을 수밖에 없다. 눈치정치, 내심정치로는 아무것도 바뀔 수 없다. 여의도에 할 말은 하는 용기있는 여야 정치인들이 출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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