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일각서 "조·추·송 신당은 조용하더니 이낙연 신당만 비판하나" 반박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 [뉴시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신당 창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현재 민주당은 초선 의원들의 주도로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을 만류하는 연서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원외 인사들의 신당 규탄 기자회견도 이어지는 중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를 향한 강한 비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7일 채널A 방송에 출연해 신당 창당 시기와 관련 "새해 초에 국민께 보고를 드리겠다고 했다"며 "그 말의 뜻은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준다는 뜻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전 총리는 "획기적인 변화 의지를 보인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당내 현역 의원들에게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얘기가 나왔는데 그분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이 전 총리는 사실상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2선 후퇴를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강득구·강준현·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부터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이 전 총리 신당 추진 중단 호소문'이란 연서명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연서명은 18일 기준 115명을 넘어섰다. 연서명을 주도한 의원들은 시일 내에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압박의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나아가 원외 인사들은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에 대한 공개적인 규탄에 나섰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무런 정치적 명분도, 근거도 없는 신당 창당은 결국 이 전 총리의 헛된 정치적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을 민주당의 역사와 민주적 절차를 부정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엄중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지역의 22대 총선 출마 예정자 20명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신당'은 국민적 염원인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 종식의 희망을 꺾는 정치적 반란행위"라며 "지금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검사독재의 칼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전 총리의 신당 추진에 대한 당내 압박 수위가 높아지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총리의) 문제 제기가 뭔지 또는 그 문제 중에 상당 부분이 옳다면 수용해서 해소하려고 하는 노력들이 있어야 된다"며 "그런 것도 전혀 없이 그냥 '잘못했다', '그만해라' 이렇게 말하는 게 과연 같은 당의 유력한 정치인을 대하는 태도인가. 너무 배제 지향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연서명에 동참한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리가) 설득하기도 전에 먼저 움직인 것 아닌가"라며 "연명서를 돌리는 것도 엄연한 의견 전달이자 설득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당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18일 SNS에 '연판장 압박은 해법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사안을 비판하려면 기준은 똑같아야 한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신당을 말하고 있지만 당내 그 누구도 '이낙연 신당설'처럼 비난하고 연서명하지는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낙연 신당'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은 연서명 압박이 아니고 통합비대위로의 전환"이라며 "다시 한번 이 대표에게 요구한다. 진정 당의 분열을 막고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면, 당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선당후사를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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