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연내 HMM 지분 57.9% 매매계약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을 품는다.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하림그룹이 인수 주체인 계열사 팬오션을 통해 HMM 인수를 마무리하면 머스크, MSC 등 글로벌 해운 업체와 견줄 수 있는 초대형 국적선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또한 재계 10위권 대로 진입하게 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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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의 HMM 인수 주체는 팬오션이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 주다. 김홍국 하림그룹은 회장은 지난달 23일 HMM 본입찰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찰 참여 여부부터 인수 희망가를 얼마로 적어 낼지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그만큼 신중하게 고민을 거듭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김 회장은 고심 끝에 6조4000억 원가량의 인수가를 써냈다.

그 결과 강력한 경쟁자였던 동원그룹 인수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면서 정량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조달 계획 해운업 경험 등 정성평가에서도 더 나은 평가를 받았다.

하림은 JKL파트너스와 함께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은 주주간계약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매각 측에 제시한 요구 사항은 모두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 초대형 국적선사 탄생 예고

인수 작업이 종료되면 하림 그룹은 국내 1위 벌크선 사인 팬오션과 함께 국내 1위, 세계 8위 컨테이너선 사인 HMM까지 거느리게 된다. 또한 자산이 42조8000억 원으로 불어나며 재계 27위에서 10위권 초반으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다만  HMM해원노조와의 갈등과 해운업황의 악화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하림의 우선 협상자 발표 직후에도 노조는 HMM보다 자산 규모도 작은 하림 그룹이 인수하는 건 졸속 매각인만큼 출항 거부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HMM 노조는 "5만 원이 든 지갑을 만 원에 팔려 하는 꼴"이라며 ""저희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가지고 투쟁할 생각이며 그게 파업이 됐든, 출항 거부가 됐든, 준법 투쟁이 됐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산업계와 금융계 일각에서도 덩치가 큰 기업을 인수해 하림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수대금이 6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데다 해운업황이 고꾸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3분기 HMM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7% 급감했다. 하림은 HMM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JKL파트너스에 도움을 받고, 인수금융을 일으키는 데 더해 팬오션이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 하림이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하림은 이런 우려는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3조원이 넘는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발급받았지만 실제 인수대금을 마련할 땐 인수금융으론 2조원을 넘기지 않을 계획”이라며 “각종 금융비용이 적은 건 아니지만 그룹이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해운업 경쟁 격화 버틸까
 
이어 “그룹이 가진 현금성 자산과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인수를 하는 것은 물론 인수 뒤 경영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은과 해진공은 향후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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