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개선 전망…내년 ‘상저하고’ 흐름 예상
“우려와 기회가 공존…성장동력 우려로 주가 부진”

LG이노텍 구미사업장 전경 [뉴시스]
LG이노텍 구미사업장 전경 [뉴시스]

LG이노텍이 스마트폰 카메라 스펙 고도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증권업계는 대체적으로 LG이노텍의 올 하반기와 내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내년 신모델의 카메라 모듈 사양 개선에 따라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KB증권은 LG이노텍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조2000억 원, 4726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158%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신모델 수요가 양호하고, 최상위 모델의 생산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격(P)과 물량(Q)이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도 LG이노텍이 4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이노텍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 늘어난 7조2683억 원, 영업이익은 174% 증가한 5134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을 반영해 기존대비 매출액은 소폭 상향 조정한 반면 영업이익은 하향 조정했다”면서 “신규 모델의 판매량이 중국에서는 소폭 부진한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양호해 전체 물량 기준으로는 견조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신모델서 실적 개선 요인 기대…이익 성장 가시성 높아”

LG이노텍의 내년 실적은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상저하고’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메리츠증권은 LG이노텍의 내년 연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21조4000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3% 늘어난 1조 원으로 전망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롱테일 수요 중심이었던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 심화와 신흥시장에서 나타나는 레거시 위주의 출하량 흐름을 고려했을 때, 내년 상반기 신모델의 롱테일 수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양 연구원은 “중화권 신규 벤더 진입에도 일본 벤더의 공급망 제외에 따른 하이엔드 모듈 집중 양산이 예상되고, 액추에이터 내재화가 내년에는 프로모델까지 확대 적용될 것”이라며 “또한 4800만 화소가 메인에 이어 광각으로도 확대되는 등 내년 신모델에서 다수의 실적 개선 요인이 기대돼 실적 성장 가시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KB증권은 내년 LG이노텍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0조5000억 원, 9469억 원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상·하반기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21%, 79%로 올해와 유사한 이익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장기 우려에 가려진 최대 실적…주가 저평가 상태”

하지만 최근 LG이노텍의 주가는 분기 최대 실적 경신을 앞두고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관해 증권가는 현재 LG이노텍의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록호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내년과 그 이후의 성장 동력에 대한 우려 때문이며, 스마트폰의 카메라 관련 스펙이 더 이상 상향될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해 외형 성장이 제한될 것에 대한 걱정이 지배적”이라면서 “4분기 최대 실적 갱신에도 불구하고 LG이노텍의 주가는 이를 전혀 반영하고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의 카메라 스펙 상향에 따른 중장기 성장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내년 상반기 비전 프로 준비로 인해 관련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LG이노텍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밴드 하단에 머물러 있다”며 “이는 내년 카메라모듈 사업의 성장성을 기대할 만한 뚜렷한 호재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최근 소비경기 둔화에 따른 고가폰 수요 감소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객사 스마트폰 카메라 스펙 고도화 정책 방향이 지속되고, 향후에도 고객사와의 부품 내재화 및 신제품 개발 협력이 지속될 것임을 고려하면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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