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안서 각각 4조 2천억 원씩 증액·감액 이뤄져 총액 변동 없어 
R&D 예산 6천억 원·새만금 예산 3천억 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3천억 원 증액 

(왼쪽부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예결위간사,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언석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 [뉴시스]
(왼쪽부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예결위간사,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언석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여·야가 지난 20일 내년도 예산안의 극적 합의를 이룬 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에 나선다. 국회는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12월 2일)을 19일 넘긴 만큼 '지각 처리'의 비판은 받았으나,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 지각'이라는 불명예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정부의 건전재정을 지켰다는 평가를 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마구잡이로 책정된 예산을 바로 잡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모양새다. 

앞서 정부는 역대 최저 규모의 총지출 증가율(2.8%)을 반영한 656조 9천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내년도 총수입이 총지출보다 45조 원가량 부족한 612조 1000억 원 규모로 예상되는 만큼, 기록적인 세수 결손 속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안을 두고 '국가재정의 포기'라고 평가하며 내년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을 6% 이상 재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렇다 보니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는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급기야 민주당은 헌정사상 최초의 예산안 단독 처리 가능성도 거론했다. 다만 여·야가 지난 20일 극적 합의를 이룬 끝에 내년도 예산안은 법정시한을 19일 넘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여·야는 정부안과 비교해 각각 4조 2천억 원 규모의 증액과 감액이 이뤄져 총액 변동이 없는 656조 9천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특히 여·야는 막판 협상 과정에서 쟁점 예산에 대한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혔다. 앞서 여·야는 ▲연구개발(R&D) ▲정부 특수활동비 ▲공적개발원조(ODA) ▲새만금 사업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등 약 56조 9000억 원 규모의 증·감액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린 바 있다. 

앞서 정부는 R&D 예산을 금년 대비 5조 2천억 원가량 삭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여·야는 현장 연구자의 고용불안 해소, 차세대 원천기술 연구 보강, 최신·고성능 연구장비 지원 등을 위해 6천억 원을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결론적으로 내년도 R&D 예산안은 4조 6000억 원가량이 삭감됐다. 

아울러 민주당이 감액을 요구한 특활비와 ODA 예산이 삭감된 가운데, 정부가 0원을 편성한 지역화폐 예산과 부처 요구 대비 78%의 예산이 삭감된 새만금 사업의 예산은 각각 3000억 원씩 증액됐다.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은 3000억 원, 새만금 사업 예산은 4479억 원이 반영된다. 

한편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합의를 두고 각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예산안 합의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윤석열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를 지킬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선심성 매표용 예산을 최소화하면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회적 약자 보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예산을 투입되도록 노력했다"며 "민주당이 확대 재정 요구를 거두고 정부 예산안의 기본 철학에 동의해 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아쉬움은 많지만, 어려운 국민의 삶과 미래를 지키는 데 민주당이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예산안에서는 정부의 잘못된 예산 편성을 바로잡고 민생 회복, 미래 준비를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국민 혈세를 대통령 주머니에서 국민 주머니로 옮기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본회의는 이날 오후 3시에 개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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