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변동 가능성에 '촉각' 곤두세우는 與·野 비례대표 3人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전국 인구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경기도의 22대 총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 5일 국회에 제출한 획정안에 따르면 인구상한선(27만 3177명)을 초과한 경기 평택시·하남시·화성시 각각 1개씩 의석수가 증가한다. 신설 선거구는 정치 신인들의 '기회의 땅'이면서도 국회의 선거구 획정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위험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선거구 변동 가능성이 점쳐지는 경기도의 세 지역구를 살펴봤다.  

① 한무경 '평택갑' 출마할까?
도농복합도시이자 군부대 밀집 지역인 경기 평택시는 과거 보수정당의 강세가 이어진 지역구다. 다만 근래 삼성·SK·LG 등 국내 대기업들의 생산단지가 대거 입주해 젊은층의 유입이 활발해졌다. 그 결과 평택시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해지는 추세다. 

평택갑은 18대 총선부터 지난 20대 총선까지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가 3연승을 거둔 지역구였으나, 21대 총선 당시 현역인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공재광 전 평택시장을 득표율 2.81% 차이로 꺾고 당선된 바 있다. 

평택을은 현역인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2014년 재보궐선거부터 21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달성한 곳이다. 다만 21대 총선의 경우 유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김현정 후보를 상대로 득표율 1.56% 차이로 승리한 만큼 양당의 접전이 펼쳐진 선거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의 상승세는 지난해 두 차례의 선거에서도 확인됐다. 평택시의 20대 대선 개표 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득표율 2.8% 차이로 승리했다. 아울러 지난해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평택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정장선 평택시장이 국민의힘의 최호 후보를 상대로 득표율 4.17% 차이로 승리했다. 다만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국민의힘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민주당의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득표율 3.57% 차이로 승리했다.

선거구획정위의 획정안에 따르면 평택시는 2개 지역구(갑·을)에서 의석수 1석이 증가해 평택 갑·을·병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지난 3번의 선거에서 모두 여·야의 접전이 이어진 평택시의 22대 총선 결과는 경기도 전체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평택 갑·을·병의 읍면동별 현황은 다음과 같다.

평택갑(진위면·서탄면·중앙동·서정동·송탄동·지산동·송북동·신장1동·신장2동·통복동·세교동)

평택을(팽성읍·안중읍·포승읍·청북읍·고덕면·오성면·현덕면·고덕동)

평택병(신평동·원평동·비전1동·비전2동·용이동·동삭동)이다.

이에 본지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시한 평택 갑·을·병의 선거구 기준으로 지난 20대 대선 당시 평택시의 여·야 후보별 득표율을 재편성해 봤다. 

※ 해당 그래프는 관외·재외투표는 제외한 수치다. [박철호 기자] 
※ 해당 그래프는 관외·재외투표는 제외한 수치다. [박철호 기자] 

그 결과 평택 갑·을·병 선거구별 여·야 후보의 득표율 차이에서 이 대표의 근소 우위가 관측됐다. 현시점에서 평택시의 22대 총선 방향을 예측할 수는 없으나, 최소한 20대 대선 개표 결과 여·야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가장 적은 곳은 평택갑인 셈이다. 

현재 평택시 출마를 공식화한 예비후보는 국민의힘의 공 전 시장(평택을), 권혁부 국민의힘 경기도당 언론미디어 총괄본부장(평택을), 조용덕 전 민주당 중앙당 전 부대변인(평택갑) 등이다.

나아가 현역 비례대표인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도 평택시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 한 의원은 구체적인 선거구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한 의원 측은 평택시 서정동에 선거사무소 개소를 준비 중이다. 서정동은 평택갑에 속한 지역인 만큼, 22대 총선에서 한 의원과 홍 의원의 맞대결이 펼쳐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② 與·野 판세 갈리는 하남 갑·을 

이용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이용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경기 하남시는 읍·면·동 별로 여·야 지지세가 갈리는 지역이다. 하남 북쪽의 경우 미사 강변도시를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반면 하남 남쪽의 경우 위례신도시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은 편이다. 

하남시의 역대 총선 결과도 여·야의 백중세가 관측된다. 하남시가 단독선거구로 분리된 16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국민의힘계 정당 후보가 4번 당선됐고, 민주당계 정당 후보가 3번 당선된 바 있다. 

최근 선거인 지난해 20대 대선과 8회 지선에서도 여·야의 접전이 이어졌다. 20대 대선 개표 결과 이 대표(득표율 48.75%)는 윤 대통령(득표율 48.26%)을 상대로 0.49%의 득표율 차이로 이겼지만, 8회 지선 경기도지사 선거 개표 결과 김 전 홍보수석(득표율 50.46%)이 김 지사(47.88%)를 상대로 2.58%의 득표율 차이로 꺾었다. 

하남시에서 펼쳐진 여·야의 접전은 하남 남·북 지역의 정당 지지세 차이에서 기인한다. 이렇다 보니 분구가 예정된 하남시의 관건은 하남시 갑·을의 선거구 획정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선거구획정위의 획정안에 따르면 하남시의 선거구는 다음과 같다.

하남갑(천현동·신장1동·신장2동·덕풍1·2동·감북동·감일동·위례동·춘궁동·초이동)

하남을(덕풍3동·미사1동·미사2·미사3동)

하남 남쪽 지역은 하남갑, 하남 북쪽 지역은 하남을로 구성된 셈이다. 이에 본지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시한 하남 갑·을의 선거구 기준으로 지난 20대 대선 당시 하남시의 여·야 후보별 득표율을 재편성해봤다.

※ 해당 그래프는 관외·재외투표는 제외한 수치다. [박철호 기자] 

그 결과 하남 갑·을은 판이한 득표율 차이를 보였다. 하남갑은 4.74%의 득표율 차이로 윤 대통령이 승리한 반면 하남을의 경우 4.72%의 득표율 차이로 이 대표가 승리했다. 

이렇다 보니 분구가 예상되는 하남시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입지자만 9명이 넘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강병덕 민주당 정책위부의장, 추민규 전 경기도의원, 오수봉 전 하남시장, 이희청 전 (사)건강가정문화교육원 이사장, 민병선 전 동아일보 기자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국민의힘은 이창근 하남시당협위원장, 송병선 경기도당 정책본부장, 현영석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진보당은 이현심 전 하남시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나아가 현역 비례대표인 이용 국민의힘 의원도 하남시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맡아 '대통령 호위무사'로 알려진 이 의원은 지난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현재 하남시장을 만나 하남시의 교통 현안에 대해 의논하는 등 활발한 지역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이 의원은 획정안 기준 하남 갑에 해당하는 곳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만큼, 선거구 획정이 원안대로 유지될 경우 하남갑 출마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③ 野 연쇄이동 예상 화성 을·정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지난 4일 100만 인구를 달성한 화성시는 2025년 특례시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화성시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 요인은 대기업 등 2만 7000여 개의 기업체가 밀집된 22개의 산업단지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와 함께 성공적인 신도시 개발이 꼽힌다. 이렇다 보니 화성시 주민의 평균 연령은 38.8세로 전국 평균보다 6살가량 낮다. 그 결과 화성시는 꾸준한 의석수 확대와 함께 젊은 층의 진보세가 성장하는 지역구다. 

화성시는 17대 총선부터 단독선거구를 형성한 뒤 18대 총선에서 갑·을로 분구됐고 20대 총선부터는 갑·을·병 지역구로 확대됐다. 나아가 현재 선거구획정위의 획정안에 따르면 화성시는 현행 선거구에서 1석이 증가해 화성시 갑·을·병·정으로 확대된다. 

획정안에 따르면 신설 선거구인 화성정(반월동·동탄1·2·3동·동탄5동)은 동탄1신도시가 기반이 되는 지역이다. 획정위는 현행 화성을과 화성병에서 동탄1신도시 지역인 동탄1·2·3동을 분리해 화성정으로 편입시켰다. 그 결과 화성을은 동탄2신도시 중심의 지역구로 재편된다.

화성을의 현역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현재 동탄1신도시 지역에 선거사무소를 둔 상황이다. 반면 현역 비례대표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부터 동탄2신도시 출마를 공언한 만큼, 전 의원의 화성을 출마와 이 의원의 화성정 출마가 예상된다.

아울러 비명계(비이재명계) 이 의원과 경쟁을 선언한 친명계(친이재명계) 원외 인사인 진석범 이재명 당대표 특보도 지난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단 화성을로 예비후보 신청을 했으나, 선거구가 확정되면 화성정에서 이 의원과 경쟁할 것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젊은층이 다수 거주하는 동탄신도시의 경우 21대 총선과 20대 대선 그리고 8회 지선에서도 야권의 압도적인 우세가 관측된 만큼, 민주당의 내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은 진 특보와 조대현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김하중 변호사 등이 화성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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