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렌탈 쏘카 인수시 카셰어링 시장 롯데렌탈이 97.0% 차지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종합렌탈회사 '롯데렌탈'이 차량 공유서비스업체 '쏘카' 인수와 관련해 독과점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주권회의 측은 "최근 이용자가 증가하는 카세어링 시장에서 롯데렌탈의 쏘카 인수와 관련해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와 서비스 개선 미비 등으로 소비자피해 발생이 예상돼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 8월 31일 카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 국내 1위 사업자인 ‘쏘카’의 2대 주주가 된다고 공시했다. 내년까지 SK(주)가 보유한 쏘카 지분 17.9% 전량을 두 차례에 나눠 인수한다는 게 내부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이 나오면 올해 1차 지분 매입을 하고 나머지는 내년 9월에 사들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롯데렌탈이 이미 가진 주식과 합쳐 전체 지분율이 32.9%로 늘어 2대 주주가 된다. 이미 카셰어링 2위 업체 그린카를 보유 중인 롯데렌탈이 쏘카를 인수하면 관련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게 될 전망이다.

롯데렌탈측은 "이번 지분 인수를 계기로 1300만명에 이르는 쏘카 회원과 자사 렌터카 사업을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쏘카측 역시 "롯데렌탈뿐만 아니라 유통 분야에서 롯데그룹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이 현재 카셰어링 서비스 2위 업체인 ‘그린카’를 운영하고 있어, 쏘카와 그린카를 합하면 국내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이 90%이상에 이르기 때문에 독과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2022년 기준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은 쏘카 77.8%, 그린카 19.2%이다.

소비자주권회의 측은 "독과점 시장에서는 독과점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이 시장에 못 들어오도록 진입장벽을 쌓는 데 많은 돈을 지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이 비용도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분배 측면에서는 독과점 기업들에 이익이 몰리다 보니 부의 편중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정위는) 롯데렌탈의 쏘카 인수처럼 수평결합(경쟁관계에 있는 회사 간 기업결합)의 경우, 기업결합 전후의 시장집중상황, 결합당사회사 단독의 경쟁제한 가능성, 경쟁사업자 간의 공동행위 가능성, 해외경쟁의 도입수준 및 국제적 경쟁상황, 신규진입의 가능성, 유사품 및 인접시장의 존재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판단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주권회의 측은 롯데렌탈의 쏘카 인수에 따른 캬세어링 서비스의 질적 저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소비자주권회의는 "한때 월평균 30만명이 이용하던 그린카는 올 들어 고객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지난 1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며 "6월 MAU는 21만7,898명으로 32% 줄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린카 이용률이 줄어든 것은 잇따른 서비스 장애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라며 "최근 차량 문이 열리지 않거나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그린카 고객의 신고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린카를 운영하면서도 영업손실과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롯데렌탈이 과연 쏘카 인수 후 제대로 운영할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소비자주권 측은 "공정위는 최근 이용자가 늘어나는 캬세어링 시장에서 롯데렌탈의 쏘카인수로 독과점의 폐해가 일어나는지, 경쟁제한 가능성이 있는지,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는지 여부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이를 근거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롯데렌탈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인프라 강자인 롯데렌탈과 플랫폼 강자인 쏘카가 서로 파트너로서 시너지를 발휘하며 더 좋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지분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현재 지분 추가 인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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