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한약복용·약초 좌훈·침치료 병행으로 ‘성불감증’ 예방

 

성생활은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여성의 성(性) 기능은 성생활을 위한 신체의 기능이다. 성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남성의 경우 발기와 사정의 문제라는 명확한 형태로 파악할 수 있지만 여성의 성은 민감하고 섬세한 부분이 많고 주관적이고 감성적이다. 여성은 신체적인 변화가 겉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을뿐더러 정서적인 부분이 남성에 비해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성기능장애가 생겼을 때 바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다.

우선 여성의 성기능이 제대로 작용하려면 필수적으로 감각기관의 흥분이 있어야 하고, 여성생식기관의 흥분이 있어야 한다. 감각기관과 생식기관의 흥분이 없다면 성생활을 즐기는 데 별다른 의욕이나 감각을 느끼지 못하거나, 생식기관의 통증을 심하게 느끼는 등의 여성 성기능장애인 불감증, 성교통 등을 경험하게 된다. 성기능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면 다른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음은 물론, 성관계 거부 시 파트너의 외도문제, 여성 행복도 저하 등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 성기능장애의 대표적인 질환인 불감증은 성관계를 하고 싶은 의욕이 떨어지거나 성욕이 있는데도 흥분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절정(극치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불감증은 성욕구장애, 성흥분장애, 극치감장애로 구분된다. 각각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감정적 변화, 호르몬 변화 등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경우 감각기관의 정보가 마음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안정되고 좋은 상태에서 감각 및 성욕도 좋아진다.

어떻게 보면 성기능이 발동되는 조건은 상대방에 대한 좋은 감정에서만 나오니 스스로의 성(性)을 지키고 나아가 마음의 상처를 예방하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성적으로 문제가 없던 여성이 갑자기 불감증이 되어버린다면 대부분의 원인은 마음의 상처에서 비롯되며 성적 트라우마, 가정생활에서 생기는 갈등, 파트너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 등에서 발생될 수 있다.

또한 성생활을 아예 처음 시작하는 여성의 경우에도 일시적 불감증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여성생식기가 감각적으로 아직 익숙하지 않을 때이기에 이는 시간이 지나서 경험이 쌓이면 회복된다. 또한 40대~50대에 폐경기에 이르면서 생리적 변화인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저하되면 과거에 비해 성불감증이 나타날 수 있다. 불감증이 심화되면 안정적인 성관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파트너와의 관계에 갈등과 불만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파트너와 함께 치료를 받는 등의 대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여성 감정의 회복을 위해 상열(上熱), 화(火)를 제거하는 침 치료와 한약처방이 들어가야 하며 대화와 상담을 통한 감정의 회복이 우선이다.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이 되어 불감증이 생기는 경우엔 한의학적으로 자하거(태반) 약침을 주기적으로 맞거나 또는 성호르몬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신음(腎陰)을 보하는 육미지황탕가미, 자음강화탕, 지백지황탕 등의 처방이 준비되어 있다.

성교통은 성관계 할 때 통증이 있는 상태를 말하며 여성의 성기능이 표현되는 장소이자 성관계 시 물리적인 접촉이 있는 질 입구와 질 내, 골반 등의 생식기관의 불편함, 통증을 모두 포함한다. 더 나아가 여성의 생식기관은 감각기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가슴이나 엉덩이 등 모든 신체부위가 성기능의 표현장소이자 넓은 범위의 성교통의 발생범위라고 할 수 있다.

성교통의 주원인이 되는 질환은 질 건조증, 질 내 염증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많은 경우가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질 점막이 위축되고 분비액의 부족으로 건조증, 성교통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질 점막이 건조하고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성관계 시 성교통, 출혈, 관계 후 염증 반복 등의 불편 증상 등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당연히 불감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질 내 염증으로 인한 성교통은 다 면역저하 또는 외부 세균감염 등으로 인한 질염 발생으로 생기며 일반적으로는 서양의학적 항생제로 대응하면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질 점막의 면역력이 약해 쉽게 재발하는 경우엔 질 점막의 면역 강화를 위해 한약 복용, 약초 좌훈요법, 침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한의학 치료를 통해 하체의 흐름을 좋게하고 면역을 높여질 점막을 보호하는 점액이 분비될 수 있도록 돕고 국소부위에 혈류가 안정적으로 흐르게 해 호전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교통을 느끼고 있다면 이는 앞서 불감증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연관성을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심리적 불감증을 겪고 있는 여성의 대부분은 성교통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발생하는 불감증, 성교통 등의 여성 성기능 장애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살면서 경험하지만 굳이 치료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 왜냐하면 파트너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의 감정이 생기면 이러한 증상이 없어질 것이라는 것을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성기능 장애자들 중에서 정말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불감증, 성교통을 겪고 있으면서 조금 더 좋은 자극과 성관계의 즐거움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여성들이다. 이러한 여성들은 심리적으로 문제가 이미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예를 들면 상대의 외도나 폭행 또는 과거의 성폭행 등으로 인해 상처가 훨씬 더 깊어진 상태)이기에 일반 여성들이 추구하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감정의 회복, 사랑을 확인하는 것에 대한 의미보다 성관계를 통한 쾌락, 즐거움, 기분전환을 이용해 불감증과 성교통을 극복해 보려는 것에 초점을 둔다.

불감증, 성교통을 극복해서 성민감증, 조기절정장애, 성교과다행위 등과 같은 것을 좋아하고 추구하는 여성이 있다면 이는 중증 성기능 장애이므로 모성애가 약해지고 이성들의 관심을 갈구하며 성관계를 사랑으로 착각하고 좋아했다가 또 괴로워하며 결국엔 행복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린다.

반드시 그 근간에 내재된 깊은 상처를 같이 치료해야만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한의학적 여성의 성기능은 상부는 차고 하복부가 따뜻해야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 이를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한다. 수승화강을 위해서는 하체 혈류의 흐름을 위해 하체의 근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체 스쿼트를 비롯하여 하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며 평소에도 아랫배는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열을 유발하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술 담배를 금하며 평소 단전호흡 및 복식호흡을 통해 상부와 하부의 기(氣)가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좋다. 

<한동화한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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