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모집 첫 날 2만4천명 돌파에 與野 정계인사 합류도 잇따라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왼쪽 두번째)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혁신당 신년 하례회에서 천하람, 이기인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왼쪽 두번째)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혁신당 신년 하례회에서 천하람, 이기인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준석 신당'이 제3지대 최대 주주로 떠오르며 총선 지형을 뒤흔들 변수로 급부상 중이다. 이에 이준석 신당이 오는 4월 국회의원선거를 기점으로 여야 양강구도로 점철됐던 국내 정치판도를 깰 수 있을지도 중대 관심사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정강정책위원장을 맡아 개혁신당(가칭) 창당 작업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모집 첫 날 2만4000여 명이 당원 가입을 하고 여야 정치권 인사 합류가 이어지는 등 파고를 일으키는 모양새다. 

나아가 야권에서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주축으로 한 신당 출범이 관측됐으나, 최근 이재명 대표의 흉기 피습으로 창당 타임라인이 늘어지는 등 동력이 희석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준석 신당의 파급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이 전 대표 측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온라인 당원모집을 시작한지 불과 하루 만에 2만4000여 명의 당원을 확보했다. 이는 이미 중앙당·시도당 창당 기준을 훌쩍 넘어선 규모로, 이준석 신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당 등록 요건을 이미 충족한 상태다.

여기에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용인'(천아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국민의힘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전 멤버들이 일찌감치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으로 합류한 데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입당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준석 신당 합류를 시사한 여야 인사들은 12명 정도다. 우선 전직 의원으로는 국민의힘 영등포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병호 전 의원을 비롯해 안영근 전 의원(16·17대 의원), 한광원 전 의원(17대 의원) 등 한나라당(현 국민의힘)과 열린우리당 출신이 개혁신당과 노선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민의힘 천강정 전 경기 의정부갑 당협위원장, 유승우·이승호·장석남·김한중 전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 설영호·이연기 전 민생당 대변인 등도 이준석 신당 합류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12명은 오는 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개혁신당 입당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로써 개혁신당 창당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측은 "하루 만에 2만4000명의 당원이 모인 것도 놀랍지만 종이 당원 동원과 같은 세 과시와 조직 동원 없이 자발적 당원 가입으로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는 창당 과정부터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개혁신당의 강력한 의지의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거대 정당들의 조직 동원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분노를 헤아리고, 양 당 정치가 보여주는 적대적 공생의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천하람·허은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에 따르면 개혁신당 창당대회는 이르면 이달 20일께 열릴 전망이다. 천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중앙당에 행정절차 처리하는데 한 2주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다"며 "이달 중순께 1만여명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창당대회를 열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2대 총선을 3달여 앞둔 이준석 신당의 잔여 과제는 여야 기성정당들과의 어젠다 차별화, 현역 의원 참여, 제3지대 빅텐트 구축 등으로 좁혀진 상태다. 특히 개혁신당이 금태섭·양향자 신당 등과 제3지대 연대를 주도하며 여야로 점철된 정치지형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또 일각에선 여야 현역 의원들 중 공천 탈락자를 중심으로 개혁신당 합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소위 비윤(비윤석열)·비명(비이재명)계 등 여야 비주류에 속하는 인사들이다. 실제로 개혁신당 공동창당준비위는 최근 각 언론을 통해 신당 참여 의사를 밝혀온 여야 현역 의원들만 10명이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다 보니 국민의힘으로선 공천 딜레마가 더욱 클 전망이다. 인적 쇄신 차원에서 공천 물갈이 등을 단행할 경우 이준석 신당의 몸집이 더욱 불어날 수 있고, 무엇보다 국민의힘에서 분가한 개혁신당에 파급력이 붙을수록 보수표심 분열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신당의 덩치가 커지면 급기야 여야가 총선 전략을 급히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면서 "여야 비주류 인사들로선 이낙연 신당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에서 이준석 신당을 유력한 새 보금자리로 고려할 수 있다. 민주당 비명계의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도 없다고만 볼 수 있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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