催 "하태경 종로서 출마할 것으로 안 보여”
催 "'이준석 신당' 성패, 결국 우리 당에 달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김동현 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김동현 기자]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대쪽' 감사원장으로 유명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다. 최 의원은 '정치 1번지' 종로의 현역의원인 만큼 지역구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만큼 종로 입성을 노리는 쟁쟁한 경쟁자들의 도전을 이겨내야 하는 책임도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평생을 소신과 원칙대로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최 의원을 만나봤다.   

- 21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소회를 밝히자면?
제가 보궐선거로 국회에 들어와서 의정 활동을 한 기간이 2년이 채 안 됐다. 짧은 기간이지만 국민의힘의 공천관리위원장도 했고 혁신위원장도 하다 보니 정치의 속살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의정활동을 실현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었다. 이제 정치에 대해서 좀 더 알아가고 있고 새로운 정치인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 재선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제 지역구가 종로다. 보수 정치인으로서 품격 있고,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정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2년간 종로 구민들과 꾸준히 소통했다. 종로 구민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종로 지역의 어떤 문제가 있는지 나름대로 잘 파악하고 있다. 종로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질과 품격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의 재선을 위한 전략이다.

- 경쟁자인 곽상언 변호사에 대한 평가는? 
곽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역위원장으로서 나름대로 지역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다만 곽 변호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것 외에는 종로와의 인연도 적고, 본인의 정치적 역량을 보여준 적도 없다. 물론 민주당의 지역 조직력도 강하고 종로의 정치 지형이 민주당에 유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22대 총선은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될 것인 점을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있다.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종로에 출마할 것으로 보는지?
하 의원은 지난번에 종로 출마 의지를 표명한 이후에는 지역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하 의원이 처음 출마 의지를 보였을 때부터 본인이 당내 경선까지 가면서 종로 지역에서 출마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느꼈다. 당에서 수도권 지역의 공천 후보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정리를 해주면 당에서 지정하는 곳에 가서 출마할 생각이 반 이상은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비대위에 대한 평가는?
우리 당이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론이 많다. 한 위원장은 정치를 경험하지 않은 분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의 최일선인 우리 당의 비대위원장을 맡게 됐다. 현재까지는 우리 당의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과 당의 혁신을 원하는 지지층의 기대에 부응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다만 지금까지는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다. 실질적으로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당·정 관계의 변화를 통한 국정 변화를 유도해야만 국민들의 기대가 현실화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은 한 위원장의 숙제다. 

- 수직적 당·정 관계의 변화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인지? 
그렇다. 지난번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도 대통령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통의 결과가 국정 운영의 변화라던지 민심을 반영하는 국정 운영의 수행으로 비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오랫동안 검찰에서 친분을 쌓아왔고 소통을 이어온 관계이기 때문에 두 분 사이의 원할한 소통이 오고갈 것이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그 소통이 실질적인 국정 수행과 당 운영의 변화로 나타날 때 국민들도 이제는 당·정 관계가 정상화됐다고 느낄 것이다. 

- 국민의힘이 수도권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수도권은 영남과 호남처럼 정당 지지도가 한쪽으로 편중된 지역이 아니다. 물론 우리 당에 유리한 지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수도권의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국정 수행 지지도과 어느 정도는 올라줘야 한다. 지금 30%대의 박스권 지지율에 갇혀서는 수도권 선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역시 공천이다. 정말 이길 수 있는 곳은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 공천 잡음으로 인해서 이길 수 있는 곳을 이기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납득할 만한 기준을 가지고 공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여론도 잘 살펴야 하고 후보의 자질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추진을 평가하자면? 
이 전 대표는 당의 민주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해서 당대표로 선출됐었다. 그 뒤 중간에 말은 많았지만 지난 지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그런 당대표가 우리 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점은 굉장히 아쉽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한쪽의 잘못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 당의 많은 사람들이 같이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 

이준석 신당의 파괴력은 우리 당이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이 변화의 역량을 보여준다면 신당의 파급력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당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신당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 결국은 우리 당이 정말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보수 진영의 분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쌍특검법 자체가 법안의 내용이나 추진 과정을 볼 때 실질적으로 사실을 밝히기보다는 민감한 사건들을 정치적인 이슈로 만들어서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하는 정략적인 목적에 따른 법이다. 법리적으로나 정치적 도의적으로나 받아들일 수 없는 법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민주당은 거부권 행사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고려하고 있다. 
권한쟁의 심판이란 것은 국가기관 간의 권한의 유무에 관해서 다툼이 있을 때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은 헌법에 규정된 것이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제한하는 헌법상 규정은 없다. 권한쟁의 심판의 요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권한쟁의 심판을 요구하면서 재의결 절차를 미루고 있는 것은 이미 국민들이 더 잘 아시겠지만 특검법 이슈를 총선까지 끌고가겠다는 민주당의 정치적 계산이다. 아울러 국민의힘의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이 이탈표를 던질 것을 기대해서 재의결 시점을 계속 미루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안 자체가 아주 불합리하고 정략적이기 때문에 설사 공천에서 배제된다고 해도 우리 당 현역의원들이 이탈표를 던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 '정치인 최재형'은 젠틀하지만 조용하다는 평가가 있다. 
저는 오랫동안 법관 생활을 해왔다. 감사원장을 마치기 전까지 40년간 공직 생활을 이어왔다. 저는 정확히 파악하고 확신을 가진 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면 말을 아낀다. 제가 평생을 살아온 방법이다. 정치란 과거에 일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능이기 때문에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저는 제 나름대로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혹시 불이익을 받을지언정 소신껏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가 정치인으로서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래도 이제는 좀 더 많은 이슈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될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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