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강위원, 총선 포기...정봉주·현근택 불출마론 격상
민주, 선거철 '성 비위' 논란 재분출에 총선악재 될까 '전전긍긍'

강위원 더불어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당원존에서 열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출범식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자 핵심 측근 인사인 강위원 민주당 당대표 특보가 성비위 논란에 끝내 4월 총선 출사표를 거둬들였다. 당에 부담을 떠넘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강 특보와 마찬가지로 총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성추행 의혹 등에 휩싸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봉주 전 의원 등 친명 원외 인사들은 여전히 총선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이를 규탄하는 당내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당내 비주류 의원 지역구로 '저격 출마'했다는 논란에도 노출된 상황이다.

강 특보는 지난 15일 성추행 2차 가해 및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전과 등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의 후보검증 신청을 전면 철회하며 총선 출마 의지를 접었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계속심사 대상으로 당이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 부담된다"라며 "규정상 적격 여부와 관계없이 저로 인해 이재명 당대표와 민주당의 총선승리 전략을 흔들게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강 특보는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의원의 지역구(광주 서구갑)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총선후보 심사를 앞두고 자신의 2003년 성추행 의혹과 해명 과정에서 불거진 2차 가해 논란까지 재조명되자 결국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그는 음주운전 2회, 무면허 운전 전력도 있다.

원외 친명 핵심 인사의 총선 이탈로 민주당 안팎에서는 현재 총선 출마예정자들의 도덕성 논란이 재가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비명계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정봉주 전 의원과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비주류 저격 논란에 과거 성비위 의혹까지 재거론되며 당내 불출마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출마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현 부원장은 비명계 결사체 '원칙과상식'의 핵심 멤버였던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지난달 성남의 한 술집에서 이석주 성남중원 예비후보와 그의 수행비서에게 "너희 부부냐", "같이 사느냐"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 파장이 일었고 이는 이재명 대표 지시로 지난 9일 당 윤리감찰위에 회부됐다. 현 부원장에 대한 당 감찰은 진행 중이다. 

정 전 의원은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서울 강북을) 출마를 시사한 가운데, 성추행 미투 논란이 재점화되며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는 성추행 의혹으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으로부터 출마 부적격 처리를 받았으나,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을 총선 예비후보 심사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성비위 리스크를 품은 이들을 4월 총선 후보자로 발탁할 경우 민심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22대 총선 전 '도덕성 회복' 과제를 떠안은 민주당으로선 잡음을 빚고 있는 두 사람의 처분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민주당은 현재 이낙연계 등 비명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 탈당 부담에 친명계로 분류되는 두 사람을 품고 가기에는 리스크가 큰 실정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정 전 의원 등과 관련해 전날(1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봉주·강위원·현근택 등 성비위 의혹의 3인방, 이 트로이카가 당의 공천 국면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면 당이 망하는 길로 갈 것이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예민하게 바라보고 심각하게 판단해서 어떤 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그냥 경고만 하고 방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당을 향해서도 엄중 조치를 촉구했다.

같은 날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성범죄 가해자의 적격판정, 경고처분과 같은 이해 못 할 대처 또한 2차 가해"라며 "민주당의 대표는 가장 엄중하고 신속하게 이 사건을 처리할 의무가 있다"고 박 의원을 거들었다.

민주당 재선 의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이 이런 분들(정봉주·현근택)을 계속해서 받아주면 내년 총선 치르기 어려워진다"며 "적정 선에서 논란이 있는 분들을 끊어내자고 공천 심사를 하는 것 아닌가. 사실 성비위 이슈 정도면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문턱조차 못 넘게 했어야 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부정 이슈에 연루된 인사들에 대한 조치를 고심 중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예비후보군 사이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과 관련해 "검증위에서 어떤 기준을 가졌는지를 최고위에서 살펴볼 생각"이라며 "이미 적격 판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필요하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증위를 통과한다는 건 일종의 자격시험"이라며 "공관위에서 논의할 때는 실제로 공천을 받거나 공천을 위한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강도 높은 심사가 있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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