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한 정치개혁 아이템 선거용 곁다리 양념활용 안돼
- 국민앞에 실천 로드맵,의지,정교한 플랜 담아 정치개혁 특별 선언하길


이재명 대표가 피습을 당해 병원 투병 생활 중에 정치권 핫 이슈와 스포트라이트를 만끽하며 단독 드리볼 한 인물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었다. 전국 순회를 하면서 정치입문 이후 자신의 정치적 끼와 순발력을 최대한 발휘한 한 위원장의 행보는 단순한 선거 바람몰이가 아닌 정치개혁 바람몰이였다는 평가이다.

기성 꼰대 정치인에게선 보기 드문 숨 가뿐 발걸음과 숨 넘어 갈듯한 스피드 한 속사포 식 발언그리고 청춘 남녀들의 셀카 포즈를 능가할 정도의 셀카 실력을 뽐내며 호의적 여론몰이까지도 했다. 확실히 신선하고 기존 정치인들에게 식상 한 국민의 눈길을 사로 잡기에 충분한 대중스타의 면모를 보는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런 한 위원장의 튀는 정치 행보가 반영된 것인지 한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 힘도 덩달아 평가 상승세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아이돌처럼, 대중스타처럼 전국투어를 마친 한 위원장은 이젠 냉혹한 현실 앞에 다시 앉아야 할 시간이 됐다. 당내 3, 4선 중진의원을 비롯 공천을 앞두고 인물 혁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구상과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지만, 이젠 당내의 복잡다기한 역학관계와 정치인들의 생사여탈이 달린 문제인 공천 대첩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결국 선거의 승패는 공천이기에 지금부터가 한 위원장의 진짜 담력과 결단력과 실력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때이다.

한 위원장은 전국을 다니면서 여러 가지 정치개혁과 혁신방안들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검찰의 정치 수사를 주장하며 항거해 불체포 특권을 남용해왔다는 비판을 염두해 둔 듯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와 금고형 이상형 확정시 재판기간 내 세비 반납을 공언했다. 또한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지역의 보궐선거에는 당의 무공천을 확언했다.

맨날 싸움질만 하는 국회의원들 세비가 아깝다는 국민을 향해서는 심지어 국민의 힘이 총선 승리 시 의원 수를 250명으로 줄이겠다는 통 큰 공약도 내놨다. 국민이 한결같이 바라는 정치개혁안들이지만, 정작 정치권이나 여론은 흘러간 레코드 틀고 있다는 식의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마디로 정치권의 이런 공언들이 지금까지 한두 번 있어 온 것도 아니지만,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지켜져 온 게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민주당이 박원순 서울시장, 오거돈 부산시장의 귀책 사유로 보궐선거 발생 때 결국 후보 내서 참패 했고, 국민의 힘 역시 작년 강서구 보궐선거에서 김태우 후보를 특별사면복권까지 시킨 후 재출마시켰지만 대패한 쓰라린 경험이 다들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다 잊은 듯하다.

불체포 특권도 헌법에 명시된 사항이고 국회의원 수 감축도 여야가 합의하지 않고선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사안들이기에 어느 다수당이 밀어붙인다고 될 일도 아니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회의원 겸직도 특권 내려놓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집권당이 되면 대통령실, 장관으로 입각했다가 선거 때가 되면 또 출마하고 그야말로 꿈의 직업, 신의 직업이 국회의원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위원장의 정치혁신 시리즈는 비록 식상한 아이템일지라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민주당이나 여타 정당들이 한동훈식 정치개혁 바람몰이에 시큰둥하지만, 결국 본격적인 총선이 다가오면 정치개혁 시리즈는 가장 큰 경쟁 무기가 될 것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새로운 보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한 위원장의 정치혁신 아이템들이 너무 고루하고 식상한 방식으로 쏟아내고 있고, 그만큼 무게감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한 위원장이 가는 지역마다 연고와 지연, 인연, 사연을 디테일하게 설명하면서 내놓는 정치 혁신안들이 곁다리 양념같은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한 위원장이 그렇게 싫어한다는 여의도식 정치 문법을 점점 닮아가는 모습까지도 보인다는 평도 있다.

고루하고 식상하지만 정치개혁 숙원과제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반드시 이행될 국민적 요구이다. 좀 더 진정성있고 실천적 의지가 담보된 정치 개혁공약이 되려면 국민 앞에 정중하고 무게감있는 정치개혁방안 특별 선언식을 통해서라도 실천적 방안과 실천로드 맵을 종합적으로 정교하게 담아 내놓는 성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기본이 탄탄하고 잘 다듬어진 대중스타들의 인기와 내공은 유행이나 들불처럼 잠시 번지다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굳어진 보수의 얼굴을 대체하고 있는 스마일, 스마트 한동훈식 정치 바람이 고루하고 부패했다고 여기는 한국 정치 대개혁 바람몰이로 실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한동훈식 정치개혁의 대미를 무엇으로 어떻게 장식해 나아갈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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