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업현장기술 세계 최고~, 산업안전은 조금 부족!”
“국가기술자격증 취득 시 배운 지식과 기술 통해 문제해결 능력 인정받아”

김영찬 SM공장 포맨 (조정실에서)
김영찬 SM공장 포맨 (조정실에서)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포맨(Foreman)’을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로 김영찬 SM공장 포맨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영찬 SM공장 포맨(Foreman)은 1995년 10월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SM(Styrene Monomer)과로 입사한 후 1999년 12월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 각사 나프타분해시설(NCC)을 통합한 여천NCC로 전적해 SM생산부서에서 28년간 근무하고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아들과 딸 그리고 늦둥이 중학생 딸을 둔 김 포맨은 오십이 넘어서야 자격증을 취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취득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환경기능사. 전기기능사, 산업안전산업기사, 에너지관리산업기사, 위험물기능장, 에너지관리기능장, 배관기능장 등 7개의 자격증을 2년 반 만에 모두 취득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인력풀 자격시험 감독위원, 전남소방본부 소방특별조사 민간전문가, 전남동부지역 기능장협위회 기술위원, 남도기술교육연구원 기술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영찬 SM공장 포맨 (현장에서)
김영찬 SM공장 포맨 (현장에서)

- 현재 포맨으로서 근무하시는 SM공장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시나요.

▲여천NCC는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소재한 4개 사업장의 총 12개 공장에서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툴루엔, 자일렌, 부타디엔, 스티렌모노머, 엠티비이, 이소부탄 등 각종 석유화학산업의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생산된 석유화학 제품은 생활용품부터 농수산, 건축, 전기, 전자, 자동차, 정보통신, 생명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특히 SM공장에서 생산되는 스티렌모노머는 폴리스티렌(PS), 합성수지(ABS), 합성고무(SBR)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어요.

현재 맡은 업무는 SM공장 포맨으로서 교대조원들 근무 관리, 공장 안전 운전관리 및 기기 설비 관리, 제품저장 및 출하 관리, 작업자 감독 및 통제, 신입사원 현장 실무교육 및 입직 교육 등을 하고 있습니다.

- 포맨이 되려면 어떤 능력과 자격을 갖춰야 하나요.

▲교대조 포맨은 공장이 최적의 상태로 운전될 수 있도록 교대조원들을 관리하는 리더십과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사업장 내 유해·위험요소 파악 및 안전조치할 능력이 있어야 해요.

또한, 공장운전에 관한 모든 업무를 완전히 파악하고 정기보수 기간에 이루어지는 공장 정상 가동 및 정지, 촉매 교체작업, TOWER 개방작업, 회전기기 작업, 계기 및 전기작업 등을 모두 수행할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요, 공장 비상사태가 발생하였을 경우 신속, 정확, 안전하게 조치할 수 있도록 교대조원들을 관리, 감독,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김영찬 SM공장 포맨 (현장에서)
김영찬 SM공장 포맨 (현장에서)

- 공장 안전운전관리 및 기기설비관리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SM공장에는 반응기, 증류탑, 가스 및 냉동 압축기, 가열기, 열교환기, 리보일러, 드럼, 모터 및 펌프, 원료와 제품 저장탱크 등 많은 설비가 있는데요. 이러한 설비들은 공정안전관리(PSM) 12개 요소(공정안전자료, 공정위험성평가, 안전운전절차, 설비점검 및 유지계획, 안전작업허가, 협력업체관리, 교육계획 가동전점검, 변경관리, 자체감사, 사고조사, 비상조치계획)를 체계적으로 적용해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유의해야 할 사항이에요. 12대 요소의 세부 내용이 회사의 절차 및 개개인의 업무와 하나가 될 때 중대산업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사업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작업자들을 감독하고 통제하는 가운데 고충이나 어려움이 존재한다면 어떤 점일까요.

▲작업자들은 안전보다는 쉽고 편하게 작업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은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이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작업 전 작업내용과 절차 및 작업의 위험성, 취급 물질의 종류와 유해·위험성, 취급시 주의사항 및 응급조치 요령, 사고시 긴급조치사항 및 비상연락처, 대피장소, 대피경로 등 안전교육을 반드시 실시하고 있습니다.

- 신입사원 현장 실무교육 등을 할 때 어떤 마음과 기대감으로 신입사원들을 교육하시나요.

▲요즘 신입사원들을 정말 똑똑한 것 같아요. 입사 전 자격증을 기본 서너 개 취득은 물론이고, 영어 능력 또한 대단해요.

이들이 현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멘토가 되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노하우를 하나하나 현장에서 함께하며 가르쳐 주고 있는데요. 스폰지처럼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앞으로 이 회사를 안전하게 이끌어갈 다음 세대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김영찬 SM공장 포맨 (표창장 수령)
김영찬 SM공장 포맨 (표창장 수령)

- 작업현장에서 수행하는 여러 가지 업무 중 가장 본인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은 무엇인가요.

▲회사 입사 후 3년까지는 나에게 맞는 일일까 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30년 가까이 지내오면서 무엇보다도 보람되고 소중한 직장이 되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후배 사원들에게 전수하면서 그들이 좀 더 안전하고 자신감 있게 생활하는 것을 볼 때 뿌듯함을 느끼고 행복한 마음이 들어요. 또한,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현장 실무에 적용해 큰 문제를 해결하게 됐을 때는 엄청난 자존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SM공장 정기보수 기간에 있었던 일인데요. 2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보수 기간에는 장치 검사 및 수리 작업과 노후화 계기 교체작업 등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요. 바로 이 보수 기간 동안에 계기 에어라인이 오염돼 피해액만 수천만 원 상당의 장치 손상이 발생했습니다.

오염이 발생한 부분이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었기에 수백 미터가 넘는 배관과 수십 개의 가지 배관을 일일이 점검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고 수일이 걸리는 일이었어요. 다행히 배관기능장 자격 취득시 배운 등각투상도(ISO DRAWING) 등을 활용해 점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계속된 원인 분석을 통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회사 안전 문화 활성화 DAY에서 환경안전 우수사원 표창장을 받았고, 이후 한국보일러사랑재단의 제16회 한국보일러 운전대상까지 수상하게 되었는데요, 그때는 정말 자존감과 만족감이 최고였죠.

- SM공장에서 추구하는 기업의 목표와 방침은 무엇이며, 이를 이루기 위한 효율적인 전략 사항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SM공장의 목표는 대표이사의 2024년 신년사로 대신해야겠네요.

SM공장의 최우선 목표는 안전입니다. 안전이야말로 가정과 회사를 지속 가능케 하는 출발점이자 회사의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예요. 사업장 내 위험요소를 모두 제거한다는 마음으로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역량 집중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기본에 충실하며 모든 직원이 다 함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활동을 빠르고 강하게 실행함으로써 회사의 잠재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변화와 혁신인데요. 변화와 혁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을 위한 전략이 되어야 하거든요. 위기 속에는 항상 기회가 상존하듯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은 변화와 혁신의 첫 출발점입니다. 오랫동안 해왔던 방식과 사고의 틀을 깨고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서, 변화와 혁신의 마인드로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어요.

김영찬 SM공장 포맨 소방특별조사 민간전문가 위촉 (왼쪽에서 두 번째)
김영찬 SM공장 포맨 소방특별조사 민간전문가 위촉 (왼쪽에서 두 번째)

- 세계적으로 산업현장이 기술의 발달로 점점 첨단을 향하고 있지만, 각 나라에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미비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는 가장 시급하게 보완돼야 할 점이 무엇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현재의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기술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발달해 왔습니다. 하지만 산업기술발달과 더불어 함께 성장해야 할 산업안전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여천산단의 많은 위해·위험설비들이 가동한 지 40년 이상의 기간이 흘렀어요. 이러한 설비들의 노후화로 유해·위험물질이 누출되고 화재, 폭발 등으로 인한 중대산업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요.

물론 정기보수 기간에 많은 설비를 교체하고 있지만, 정부와 협력해 좀 더 많은 설비에 투자한다면 근로자 및 사업장 인근지역에 피해가 가는 일이 최소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연히 안전에 대한 우리의 의식도 더불어 성장해야 하고요.

- 마지막으로 포맨을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자기의 미래는 재능이나 운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만들어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설계한 후 그것을 위해 시간과 노력, 땀을 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젊은 10·20대들이 가져야 할 덕목은 지식·기술·태도라고 생각하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말하고 싶어요.

일에 있어서 책임성 있고 열정적인 태도, 타인에 대해서는 협력하고 신뢰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한 태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비전과 목표의식, 성장욕구와 성찰적 태도로 생활한다면 자기가 원하는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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