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낙하산 인사 직원 ‘갈라치기’
경기도에 외면당한 ‘경기도주식회사’

김동연 지사와 경기도가 경기도주식회사 경영본부장 채용 과정의 부적법 성을 알고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됐다. [글=이창환 기자, 사진=뉴시스]
김동연 지사와 경기도가 경기도주식회사 경영본부장 채용 과정의 부적법 성을 알고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됐다. [글=이창환 기자, 사진=뉴시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이하 경기도주식회사)는 이름에도 나와 있듯 주식회사다. 하지만 공공기관으로도 불린다. 경기도가 출자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인데, 지분이 20%에 불과하다. 즉 행정감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공공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논란도 많다. 남경필, 이재명, 김동연 등 경기도지사가 바뀔 때 마다 ‘낙하산’ 인사 채용으로 낙인도 찍혀왔다. 최근에는 노사 갈등과 임원 인사를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조합 ‘재구성’ 2주 만에 전체 직원 절반 이상 가입
신문고, “경영본부장 채용 결정한 인사위원 자질 없어”

지난해 4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낙하산’으로 언급되던 이창훈 당시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가 사임했다. 임기는 절반 넘게 남았으나, 그는 회사를 떠났다. 그의 퇴직 뒤에서는 소문이 나돌았다. 특히 김동연 지사의 낙하산 인사로 불리던 신임 A 상임이사가 언급됐다. 그는 김 지사의 선거 캠프 출신으로, 대선에서 한발 물러났던 김 지사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경기도주식회사 상임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김 지사와 정재계, 특히 금융권으로 학연 라인이 깊이 언급되는 덕수상고 선후배 사이다. 김 지사와 A 상임이사의 나이 차이는 2년에 불과한 데다, 기획재정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금융 담당 등을 지내온 김 지사와 상임이사의 우리금융그룹 근무 시기는 상당 부분 겹친다. 주변에서는 캠프에서 중책을 맡길 만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을 것으로 본다.

단순히 동문이거나, 캠프 중책을 맡았던 관계라고 문제가 될 것은 전혀 없다. 이런 그의 취임으로부터 불과 3개월 만에 전임 지사 시절 취임한 이 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 데서 말이 나온다. 경기도주식회사 직원들에 따르면 사실상 뚜렷한 이유도 없었다. 

앞서 (제 1541호 참조) 보도했듯 당시 이 전 대표는 휴가 사용 규정 위반 등이 사임 이유라는 소문만 직원들 사이에 돌았을 뿐이었다. 그랬던 이 전 대표 이름이 최근까지 경기도주식회사에서 여전히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자등록 역시 그가 대표이사 인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가장 큰 사업 가운데 하나인 배달앱 운영 홈페이지에도 대표이사로 노출돼 있다. 대표이사로서의 자격을 여전히 갖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그는 사내이사나 사외이사 어디에도 이름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 퇴직 처리가 됐다. 그렇지만 이후 신임대표 공모도 진행된 바 없다.

경기도의 방관일까, 김동연의 고민일까

경기도주식회사는 대표이사 체제 아래 사업본부장과 경영본부장 등 2인의 1급 임원을 두고 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토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본부장과 경영본부장 등이 공석 상태일 때는 적임자를 선임할 때까지 공고가 반복됐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대표이사 자리를 두고는 해를 넘기면서까지 공석을 유지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다. A 상임이사가 대표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더라도, 공고가 나오거나, 관련 논의라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그런 논의는 진행된 바 없다. A 상임이사가 8~9개월 째 대행 임무를 해왔고, 그 사이 그는 지난해 대표이사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상임이사가 대표가 되는 것인가’ 하는 소문까지 돌았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 선임을 경기도에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에서는 이와 관련 언급이 없다. 대표 선임 절차가 이뤄졌다면, 공모가 우선돼야 한다. 공모가 아니라면 관련 안건을 다룰 임시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 회의가 소집돼야 하지만 이 역시 전무하다. 

결국 김 지사와 경기도가 방관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경기도는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경기도에 경기도주식회사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으면 “상법상 주식회사”라는 답변을 내놓는다. 즉 관여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여전히 전임 대표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경기도주식회사 운영 배달 플랫폼 홈페이지. [웹사이트 갈무리]
여전히 전임 대표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경기도주식회사 운영 배달 플랫폼 홈페이지. [웹사이트 갈무리]

관리기관 없는 주식회사… 경기도, “관여 못 해”

이런 가운데 A 상임이사 체제에서의 경영본부장 채용 과정이 적법하지 못했다는 경기도 답변이 나왔다. 이 전 대표 퇴임 이후에도 공석이던 경영본부장 자리를 두고 공모가 진행됐으나,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경기도주식회사는 공모를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인사위원들의 해임도 없이 A 상임이사와 사업본부장의 지인 등으로 구성된 인사위원이 신규 선임됐다.

인사위원이 새롭게 선임되면서 ‘적임자’ 없어 채용하지 못했던 경영본부장은 단번에 채용됐다. 문제는 경영본부장 채용이, 기존 인사위원의 해촉도 없이 선임된 인사위원들에 의해 결정 됐다는 데 있었다. 무엇보다 신임 경영본부장은 바로 A 상임이사의 우리금융그룹 근무 시절 직장 동료였다. 

결국 국민권익위(권익위)와 경기도 등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진정이 제기됐고,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기존 인사위원의 사임의사에 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잔여임기가 있는 인사위원의 사임서 수리 등 해촉 절차를 미이행 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주식회사 경영본부장은 적법 절자를 거치지 않았고, 자격 없는 인사위원에 의해 채용이 결정된 것이 확인됐다. 이런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김 지사와 경기도는 모른 채 하고 있다. 

노조가 나선 이유, 직원들은 가입사실 숨겨야 했나

또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설립 8년차에 이르렀지만 자본잠식 상태다. 60억 원의 투자로 구성된 회사지만, 현재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15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도 위탁사업 의존도 90%이상 되지만 해마다 적자 행보가 되풀이 된다. 

여기에는 경기지사가 바뀔 때 마다 경영진이 낙하산 인사로 교체되고, 사업 운영보다는 경기지사의 공약 실현 기구로 전락했던 것이 이유라는 지적이 내부로부터 나온다. 실제로도 김 지사 취임과 함께 임직원들이 상당수 퇴사하거나 교체됐다. 공석은 지난해 말 계약직 직원 등 신입 직원 채용으로 메웠다.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앞서 2020~2021년경 기존 직원들의 근무 시간이 35시간제로 바뀌었고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겨우 제도가 안착됐다. 그런데도 신입으로 들어온 직원들은 40시간 제도를 적용한다는 방침. 

이에 기존 직원들이 사측에 동일한 근무시간 적용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40시간 근무를 전제로 채용했으므로, 40시간 근무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 취재 중 경기도주식회사 측은 “기존 직원들과의 논의 등을 거쳐 근무 시간에 대한 협의를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일부 임원진 등 관리자 직급의 사원들이 개별 직원에게 노조 가입 여부를 물어와 “노조 가입이 두렵다”거나 “가입 여부를 숨길 수밖에 없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일요서울 취재결과, 경기도주식회사 측은 “노조가입은 법으로 보장돼 있고, 당연한 권리”라면서 “그런 일은 있어서 안 된다”고 답했다. 

대표이사 공석 상태에서 현재 경영본부장의 채용 절차 문제도 경기도에 의해 확인된 경기도주식회사. 지분율 20%의 대주주인 경기도가 “경기도주식회사는 상법상 주식회사”라면서 뒷짐 지고 있는 한, 경영 적자와 인사채용의 불법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조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누가 임원으로 오는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를 정말 살릴 수 있는 경영자가 오는 것”이라면서 “직원들은 경기도 위탁사업은 물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어떤 업무에도 임할 준비가 됐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경기도가 부디 일련의 사안을 외면하지 말고 직원들의 진정성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업하기 좋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설명하고 있는 김동연 지사. [경기도]
기업하기 좋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관련 설명하고 있는 김동연 지사.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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