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정치만 남고 정책은 표류한다"
"특정 세대가 후진적 정치의 원인 아냐"
민주 현역 총선 불출마 10번째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하남)이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최 의원은 증오 정치가 이어지는 국회에서 한계를 느꼈다고 밝혔다. 다만 최 의원은 인위적인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물갈이론은 정치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최 의원의 불출마로 민주당의 현역 불출마자는 10명으로 늘었다. 

이날 최 의원은 "우리 정치는 당파성을 명분으로 증오를 생산하고 있다. '죽이는 정치', '보복의 정치'라는 표현이 과장된 비유가 아니다"며 "우리는 누가 더 상대방에 대한 증오를 효과적으로 생산하는지 경쟁하고 있을 뿐. 누구라도 그 경쟁의 복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웠고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정책 과제는 표류했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국민연금 개혁, 젠더갈등 등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과제들은 공허한 구호로만 맴돌았다"며 "인구위기 대응에 소명을 갖고 임했지만, 소모적 회의만 거듭할 뿐"이라며 "최근 양당에서 발표한 저출산 대응 공약이 선거 후에도 진지하게 다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정치 복원의 길을 제가 비켜서는 것으로 내겠다. 분풀이가 아닌 이성으로 하는 대화, 당파적 투쟁에 앞서 민생을 위한 인내, 타협으로 만드는 사회적 합의에 앞장설 분이 저의 빈자리를 채웠으면 한다"며 "민주당이 그런 인재를 발굴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초선인 최 의원은 민주당 내 586그룹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사무국장 출신인 최 의원은 신계륜 전 의원 보좌관을 지냈고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정무 특보 등을 역임했다. 이날 최 의원의 불출마로 민주당 현역 불출마자는 ▲박병석 전 국회의장(6선) ▲김진표 국회의장(5선) ▲우상호 의원(4선) ▲김민기 의원(3선) ▲임종성 의원(재선) ▲강민정·오영환·이탄희·홍성국·최종윤(초선)으로 총 10명이다. 

이날 최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이 아닌 불출마를 선택한 이유를 두고 "저는 오로지 '민주당' 한 길을 걸어온 사람"이라며 "탈당은 있을 수 없다.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민주당이 반드시 총선을 승리해서 우리 대한민국의 기둥을 잘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불출마를 고민한 시점과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특별한 계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출마 고민은)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많이 접하는 문제"라며 "의정 활동을 하면서 회의감이나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1년 정도 많은 고심과 숙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유독 초선의원의 불출마가 이어지는 이유'에 대한 본지 취재진의 질문에 "초선의원들이 정치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나타날 수 있는 한계점이자 고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분들의 고민과 결정이 가벼운 것 아니다. 지금 불출마를 선언한 분들이 하나 같이 바라는 것은 민주당이 총선 승리를 통해서 검찰 독재를 민주주의로 복원하자는 점"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최 의원은 '86세대 용퇴론'에 대한 질문에는 "지역·세대 등 일정한 네트워크에 프레임을 씌운 (용퇴론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세대가) 후진적 정치의 근본적 원인일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무엇을 하느냐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이 기준이 돼야 한다"며 "(인위적인 용퇴론)이 정치개혁에 일조한 것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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