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실적 기대치 밑돌 전망…“TL 올해 실적 기여 제한적”
“신작 모멘텀 부재로 실적 공백 우려…올 매출 저조할 듯”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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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작 쓰론앤리버티(TL)의 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가의 눈높이가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4일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33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33% 낮춰 잡았다. 신작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상반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종가는 19만800원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엔씨소프트의 4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4390억 원, 영업이익은 82% 줄어든 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매출액 4440억 원, 160억 원을 밑도는 수치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 W의 연속적인 분기 실적 하락세가 일단락된 부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쓰론앤리버티(TL)의 국내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급증 영향으로 영업비용은 전분기 대비 6% 늘어난 43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TL 매출의 드라마틱한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올해 국내와 해외를 합친 일평균 매출은 2억5000만 원(기존 9억 원)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국내 출시 이후 일평균 3억 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출시 초기 21개의 서버에서 10개 서버로 통폐합되는 등 유의미한 트래픽 상승도 관찰되지 않는 상황이며, 신규 업데이트에 따른 분위기 반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TL 글로벌 외에도 BSS, 배틀크러쉬, 프로젝트G, 블소2 중국 등이 출시를 앞둔 상황이지만 기대작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기대작 아이온2의 정보 및 출시 시기가 구체화될 하반기 이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적인 개편 필요”

키움증권도 이날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34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TL 국내 성과가 부진하면서 재무적 성과가 기존 대비 제한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또한 엔씨소프트가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현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적인 개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를 위해서는 BM, 타겟 세그먼트 및 전략적인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콘솔과 블록체인 등 신규 사업을 총괄하는 젊은 리더가 전면에 나서야 실질적인 조직 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기본적으로 F2P(기본 플레이 무료) 기반의 P2W(과금할수록 유리한 구조) 과금에 다소 집중하는 BM(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가고 있지만, 현재 게임 시장의 주요 기제가 B2P(게임 구매 후 플레이) 기반의 고퀄리티 콘솔 게임으로 무게감 있게 이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 사업모델 구조가 중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주요 고객군이 젊은 세대에 포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엔씨소프트 고객군의 커버리지를 약화할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가장 큰 장점인 멀티플레이를 콘솔에 연결해 B2P 기반의 지속 가능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확장해 경제적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유진투자증권(34만 원→21만 원), SK증권(28만 원→23만 원), 삼성증권(21만 원→20만 원)도 최근 엔씨소프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았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L의 흥행 실패로 다음 대형 신작인 ‘아이온2’까지 실적 공백이 우려된다”며 “현재 전사 차원에서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률은 개선할 수 있겠으나 올해 저조한 매출 성장으로 인한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도 “TL이 기대를 밑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어 올해 실적 기여는 제한적”이라며 “배틀크러쉬, BSS, 프로젝트G 등의 신작이 올해 출시 대기 중이지만 매출 업사이드를 열기에는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어 “TL의 글로벌 출시가 희망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는 국내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어 단기간 내 글로벌 출시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최근 조직 개편에 나서는 등 변화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과 TL의 글로벌 출시 기대감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남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신규 공동 대표를 선임, 변화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기존 리니지 중심에서 다양한 IP로 조직을 개편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TL에 대한 해외 스트리머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어서 글로벌 출시 일정이 확정되면 재차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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