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계약 연장 거부’ 해고와 다를 바 없다

25일 전국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태광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사측의 현행법 위반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 계약 연장 거부 철회 및 즉각적인 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25일 전국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태광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사측의 현행법 위반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 계약 연장 거부 철회 및 즉각적인 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태광그룹 계열사 티시스에서 계약직 콜센터 상담사와의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계약 연장 거부’는 해고와 다를 바 없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25일 전국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태광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사측의 현행법 위반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 계약 연장 거부 철회 및 즉각적인 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엄동설한 속 묻힌 상담사의 목소리... 사측 귀 닫고 듣지 않아”
-“업무 중 욕설 및 비속어 사용해 업무 평가 기준 충족하지 못해 연장하지 않은 것” 

티시스로부터 ‘계약 연장 거부’를 통지받은 상담사는 사측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조기 출근 문화에 대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노동조합에 제보했다. 이어 “조기출근의 부당성에 대해 사측에 문제를 제기하자 조기 출근에 대한 시간외수당을 지급하고 지급받은 금액 이외의 시간외 근무 수당에 이의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강요받았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3월 전화 상담 과정 중 민원인으로부터 욕설 및 폭언을 들어 정신적 고통과 피해 봤다. 해당 사실에 관해 관리자에게 호소했지만, 오히려 사과를 민원인에게 사과할 것을 강요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 감정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회사 내 부조리와 부당한 관행에 대해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자 직무 위반에 따른 경고장을 발송하고 어떠한 소명이나 이의제기의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이전 우수한 업무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경고장을 구실로 관리자 정성 평가에서 하위 점수를 부여해 11월 30일 자로 계약을 만료하고 연장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해당 상담사는 오랜 콜센터 업무 경력으로 숙련된 베태랑으로 알려졌다. 2022년 티시스에 입사해 우수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전체 교육 기간 3개월 가운데 1개월을 단축해 안양센터로 조기 발령 받았다. 근무 기간 업무 평가에서 S등급 2회, A등급 2회, B등급 3회를 받는 등 업무 실적 면에서도 우수했다.

노조는 “티시스가 콜센터 상담사들에게 조기 출근을 강요하고, 연차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아울러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와 노동조합 운영위원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근무 태만 등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콜센터 상담사들의 근로계약을 연장해 왔고, 무기계약직으로 고용을 보장해 왔지만, 업무 실적이 뛰어난 콜센터 상담사에 대해 티시스는 단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며 “계약 연장을 거부한 사유에 대해 사측의 합리적인 답변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거부 사유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는 회사 규정이 없다면서 일방적으로 계약을 만료했다”고 불합리함을 토로했다. 

태광 산업 외부전경
태광 산업 외부전경

한편 이와 관련해 태광 그룹 관계자는 “조기 출근은 한 달에 한 번 직무평가 때문에 30분 정도 일찍 출근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가 있어 중단한 상태며 해당 부분에 대해 보상절차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차휴가 제한은 티시스 측에서 업무량은 많은 날에는 연차 사용에 대한 양해를 구한 적은 있지만 강제로 막은 적은 없다”며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한 것이 아니라 해당 직원이 업무 중 욕설 및 비속어를 사용해 업무 평가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해고 절차가 이뤄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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