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김준석 언론인] “지지율을 보면 총선이 보인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다만 여야의 신경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지지율 국면은 보합세다. 뚜렷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혼전 양상이다. 연초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테러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정면충돌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 빅텐트 부상 등 메가톤급 이슈가 쏟아졌지만 여론은 아직까지 잠잠한 편이다. 대통령 지지율, 정당 지지율, 차기 지지율 등의 분야에서 기존 흐름과 유사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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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30%대 박스권 고착화 총선 비상등 깜빡
정당 지지율 대혼전, 국민 vs 민주 오차범위 혼전 구도
- 여야 차기 리더 접전 속 상승세 vs 하락세

지지율은 선거와 밀접하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다급하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정 평가는 2배에 해당한다. 4월 총선이 정권심판 선거가 된다면 패배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여권이 믿는 구석은 한동훈 위원장이다. 한 위원장은 정계 데뷔 한 달만에 차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1야당인 민주당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바닥을 기지만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정당 지지율은 오차범위 이내의 혼전 양상이 지속되면서 뚜렷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또한 차기 지지율 국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건희 리스크 본격화?대통령 지지율 30%대 갇혀

총선 국면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대단히 중요하다.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앞설 경우 정권심판론보다는 정권지원론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19 국면에서 치러진 21대 총선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 이상을 기록했고 결과는 민주당의 180석 대승으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정반대다.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문제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논란에 대한 특검법 문제로 악재가 첩첩산중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30%대 초중반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위기의 신호등이 켜진 것이다. 주요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물론 설 민생 안정대책 발표 91개 준조세 전면 재검토 단통법·대형마트·도서정가제 규제개혁 등 지지율 플러스 요인이 없지 않았지만 세수결손 및 총선용 포폴리즘 논란, 강성희 진보당 의원 과잉 진압 등의 여파로 극적인 반등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갤럽의 14주차(12325) 정기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긍정 평가는 31%, 부정 평가는 63%로 각각 나타났다. 긍정 평가는 1233%332%431%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 상승한 63%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다. 새해 초 59%로 시작했다가 3주차에는 1% 포인트 하락한 58%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험 수위다. 더 큰 문제는 여론조사 세부 지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았다. 대구·경북도 긍정평가 49%, 부정평가 47%로 팽팽했다. 연령별로는 60대와 7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았다.

한국갤럽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가 상위권으로 부상했다과거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에서 김건희 여사의 언급량이 증가한 바는 있으나 그 비율이 5%를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24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1%,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1%로 각각 나타났다.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2배 정도 많은 편이다.

이는 총선 민심과도 직결됐다. 여전히 정권심판론이 정권지원론보다 우세하다. 다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도에도 분명한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게 특징이다. 오는 4월 총선에서 국정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권지원론은 42%,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권심판론은 48%로 각각 나타났다. 다만 정권지원론은 2주전 39%에서 42%3%포인트 증가한 반면 정권심판론은 50%에서 48%2%포인트 감소했다.

엎치락뒤치락 대혼전국힘 vs 민주, 지지율 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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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은 주요 여론조사기관마다 크고작은 차이에도 대체적인 흐름은 혼전 양상이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여야 거대 양당의 지지율 합계는 대략 70% 안팎 수준이었다. 거대 양당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무당층은 최대 30%에 육박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모두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뒤집어보면 거대 양당 정치에 실망한 중도무당층이 제3지대 빅텐트론을 지지할 경우 총선 국면에서 돌풍의 핵으로 떠오를 수 있다. 반면 통합과 연대를 둘러싼 제3지대 내부의 복잡한 정치지형을 고려할 때 여야 거대 양당이 중도무당층을 총선 막판 흡수한다면 미풍에 그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 고착화에도 구원투수인 한 위원장을 앞세워 정당 지지율 경쟁에서 민주당에 밀리지 않고 경쟁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아쉬운 모양새다. 연초 이재명 대표에 대한 흉기피습 테러의 여파에 따른 동정 여론으로 지지율 상승이 기대됐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 및 이재명 사당화 논란 등의 여파로 지지율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14주차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 민주당 35%로 각각 나타났다. 이어 정의당 2%,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2%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 경쟁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절대 강자가 없는 셈이다. 22대 총선 최대 승부처이자 격전지로 불리는 수도권 역시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우선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도는 37%로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 역시 2%포인트 하락한 31%에 불과했다. 인천·경기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 32%, 민주당 37%로 각각 나타났다.

실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지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있다는 응답은 39%, 없다는 55%로 집계됐다. 민주당 역시 지지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40%에 불과했고 52%는 없다고 응답했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보다 극단적인 대결구도가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이, 40대에서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70대 이상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59%였지만 민주당은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25%를 나타냈다. 반대로 40대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은 48%인데 반해 국민의힘 지지율은 24%에 불과했다.

NBS 조사 결과도 유사했다. 국민의힘 33%, 민주당 30%, 정의당 2%, ‘지지 정당 없음·모름·무응답’ 26% 등의 순이었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때보다 3% 포인트 상승했고 민주당은 3% 포인트 하락했다. NBS 조사는 그야말로 혼전의 연속이다. 지난해 112주차 조사에서 123주차 조사까지 국민의힘이 소폭 우세했다. 이어 2주전 조사에서는 민주당 33%, 국민의힘 30%로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또다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에서 소폭 앞섰다.

아울러 관심을 모은 제3지대의 지지율은 미약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한 개혁신당의 경우 파죽지세의 공세가 지속됐지만 실제 지지율 상승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신뢰수준 95%±3.1%p)에서 총선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물은 결과, 민주당 27%, 국민의힘 25%로 각각 나타났다. 이어 이준석신당 9%, 이낙연신당 4%, 민주당 탈당파 신당 1%, 정의당 3%, 기타 정당 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동훈vs이재명 차기전오차범위 내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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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한동훈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의 차기 라이벌 구도다. 두 사람이 어느 정도의 지지율을 얻느냐에 따라 총선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 또는 이 대표의 오차범위 내 우세가 나타났을 뿐 전체적인 구도는 팽팽한 접전 양상이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 대표 45.9%, 한 위원장 42.8%로 각각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50대에서는 이 대표의 우위가, 6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한 위원장의 우위가 각각 유지됐다.

반면 한국갤럽의 14주차 조사에서 한 위원장과 이 대표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는 한 위원장이 앞서갔다. 한 위원장은 긍정 평가가 과반을 넘었고 이 대표는 부정 평가가 절반 이상이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국면 고착에도 한 위원장이 개인기를 앞세워 이 대표의 차기 경쟁에서 앞서가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긍정평가 52%, 부정평가 40%를 각각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기준으로는 무려 89%였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상승세와 관련, “이준석·김기현 전 대포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긍정률 기준으로만 보면 20123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평가와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낮은 국정 지지도와는 달리 한 위원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현상이 뚜렷한 것이다. 마치 MB정부 말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레임덕 수준 지지도와 달리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높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19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과반 승리를 거둔 것과 유사한 상황인 셈이다.

반면 이 대표는 바빠졌다. 긍정 평가는 35%에 불과했고 부정 평가는 59%였다. 민주당 지지층 기준으로도 69%에 머물렀다.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3인방(조응천·김종민·이원욱)의 탈당 사태에 이어 당 안팎에서 공천잡음이 지속되는 것의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공천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당 안팎의 반발이 지속되는 건 부담이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은 공정해야 할 공천은 철저한 사천으로 진행되고 있다집권에 실패한 민주당은 반성으로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데, 이재명 대표를 앞세운 친명 십상시들이 당권 장악에만 몰두하면서 바른 소리를 탄압해왔다고 직격탄을 날린 뒤 탈당한 게 대표적이다.

NBS 조사도 유사했다. 여야 수장의 직무수행과 관련해 한 위원장은 잘하고 있다’ 47%, ‘잘못하고 있다’ 40%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이 대표는 잘하고 있다’ 35%, ‘잘못하고 있다’ 56%로 각각 집계됐다. 당 장악력에서는 이 대표보다 한 위원장이 한수 위라는 평가다.

여야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평론가는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 등 여론조사 주요 지표는 여야 각 정당이 공천은 물론 선거전략을 잘 때에도 참고하는 주요 지표라면서 조사기관은 물론 유·무선 비율, 전화면접·ARS 자동응답 등 조사방식과 응답율에 따라서도 크고작은 차이가 난다. 일시적인 등락보다는 여론조사의 추이와 흐름을 제대로 체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통령 지지율의 30%대 박스권 고착화와 여야 정당 지지율의 오차범위 내 혼전 양상은 22대 총선 결과 예측을 매우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면서 김건희 리스크 추이, 북한의 도발로 따른 한반도 리스크 심화, 여야의 공천 후폭풍 및 총선공약 등의 여러 변수의 여파에 따라 대통령 및 주요 정당 지지율이 크게 요동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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