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신당 바람이 불고 있다. 3지대 신당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각 그룹의 이름조차 헷갈릴 정도다. 보수진영 대표 신당을 꼽자면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있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있다. 이들 중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이 2016년 국민의당이 일으켰던 녹색 돌풍을 재연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가 광주.전남 발전전략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총리가 광주.전남 발전전략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 호남서 민주당 선두 상황 여전, ‘이낙연 신당 바람은 아직
- 일부 여론조사에선 이준석 신당’ ‘용혜인 신당보다 열세 보이기도

이낙연 신당출연 가능성은 정치권에서 오래전부터 회자됐었다. 지난 대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친문 진영이 밀던 이낙연 전 대표가 비주류였던 이재명 현 당 대표에게 패배한 이후 신당설은 사그라들지 않고 정치권을 맴돌았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22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한 후 당권까지 장악하자 이낙연 전 대표를 위시한 친문 세력이 탈당하면서 민주당이 분당될 것이라는 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그럴 때마다 정치 전문가들은 신당설을 일축하곤 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의 구심점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정치적 무게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낙연 신당설은 현실화됐다.

호남이 뿌리 이낙연, 3지대로 나간 까닭

호남에 뿌리를 둔 이 전 대표는 민주당에서 전남지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까지 지낸 인물이다. 하지만 과감하게 민주당의 옷을 벗어던지고 제3지대로 뛰쳐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오늘 저는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을 들락날락했지만, 저는 민주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저에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다저는 오랫동안 고민하며 망설였다면서 탈당 및 신당 창당이 쉽지 않은 선택임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새로운 길에 대한 도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특히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 신당 도전에 성공을 기록할 수 있을지 그의 향후 정치적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아닌 제3신당이 성공했던 대표적 사례를 꼽자면 201620대 총선 당시 안철수 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끌었던 국민의당을 꼽을 수 있다. 당시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 28석 가운데 광주 8석 싹쓸이를 포함해 23석을 차지했다. 반면 민주당은 3석에 그치면서 참패했다.

이 전 대표가 이 같은 국민의당의 녹색 돌풍에 비견되는 승리를 호남 지역에서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직 이낙연 신당의 돌풍은 감지 되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부 조사에서는 이준석 신당에 밀리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조사에서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개혁연합신당에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호남 지역민심 추이를 보자.

이낙연 신당 10%대 기록, ‘이준석신당보다 낮아

뉴시스
뉴시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호남 지역에서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에 대한 반응이 큰 차이는 없었다. 갤럽이 지난 2325(14)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낙연 신당에 대한 총선 지지 의향을 묻는 질문에 지지 의향 있다22%, ‘지지 의향 없다73%였다. 이준석 신당에 대한 총선 지지 의향은 지지 의향 있다’ 22%, ‘지지 의향 없다’ 76%였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지지 의향 있다’ 68%, ‘지지 의향 없다’ 28%로 집계됐다.

YTN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총선 지역구 투표 정당을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포인트)에서는 이낙연이 주도하는 신당1%에 그쳤다. ‘민주당 탈당파가 주도하는 신당’(2%), ‘이준석이 주도하는 신당’(8%), 국민의힘(5%)을 선택한 응답보다 낮았다. 정의당도 1%를 기록했다. 민주당 44%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총선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이낙연 신당과 민주당 탈당파 신당이 3%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이준석 신당(8%)보다 낮은 수치다. 민주당은 44%, 국민의힘은 5%, 정의당 6%로 집계됐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총선 지지 정당을 물은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낙연 신당이 10.1%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반면 이준석 신당은 5.2%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은 60.0%로 다른 조사와 마찬가지로 이낙연 신당을 압도했다. 국민의힘은 12.2%, 정의당 0.8%로 나타났다.

용혜인 중심 개혁연합신당(11%), 이낙연 신당(7%)보다 높아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22대 총선 정당투표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낙연 신당 8.0%를 기록했다. 이는 국민의힘(9.1%)보다 낮은 수치다. 이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65.8%로 강세를 보였다. 이준석 신당은 4.7%였고, 진보당은 2.4%, 정의당은 1.4%였다.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총선 기획 2차 패널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7%포인트)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어느 정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나라는 물음에 이낙연 중심 신당’ 5%, ‘이준석 중심 신당’ 5%로 두 신당을 꼽은 응답률이 같았다. 민주당은 70%, 국민의힘은 9%, 정의당 2%였다.

뉴시스
뉴시스

같은 조사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는 어느 정당에게 투표하겠나라는 질문에 이낙연 신당(7%)을 꼽은 응답자가 용혜인 중심의 개혁연합신당(11%)을 꼽은 응답자보다 적었다. 이준석 신당은 6%, 금태섭류호정 중심의 새로운 선택은 2%였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은 50%, 국민의힘은 7%, 정의당 6%를 기록했다.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이 22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내년 총선 지지 정당 후보에 대한 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이준석 신당 후보’(7.9%)라는 응답이 이낙연 신당 후보’(4.5%)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이낙연 신당 후보라는 응답은 국민의힘 후보’(12.2%)보다 적었다.

이와 함께 양향자 신당 후보 2.6%, 금태섭 신당 후보 0.0%로 집계됐다. 민주당 후보는 62.8%, 정의당 후보는 1.4%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아직 호남에서 이낙연 신당이 돌풍을 일으킬 정도의 위력이 감지되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의 민주당 때리기의 강도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통한 표심 잡기 행보로 해석된다.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부산시당 창당식에서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포용과 통합, 노무현 대통령의 대화와 토론도 없이 오로지 방탄만 있는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할 수 없는 집권을 포기한 정당이어서 새로운미래를 창당하게 됐다고 각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 추락의 공범인 2개 정당에 대한민국의 운영을 통째로 맡길 수 없고 망국적인 양당 독점 정치 구도에 맨손으로 구멍을 내서라도 새로운 바람이 통하게 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이준석 결합 가능성과 호남 민심

이낙연 신당이 향후 이준석 신당등 제3지대 신당과 통합할 경우 위력이 더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낙연+이준석결합 가능성을 낮게 보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낙준(이낙연-이준석) 합당가능성에 대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두 사람의) 개인적, 정치적 목적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용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