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벽 넘었다...미국·EU만 남아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초대형 항공사' 를 향한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1월 31일 필수 신고국가인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apan Fair Trade Commission, 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을 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작업은 유럽연합(EU)과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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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일본 경쟁당국에 설명자료를 제출하고 경제분석 및 시장조사를 진행해 같은 해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다. 이후 오랜 기간동안 폭 넓은 시정조치를 사전 협의해 왔다.

다만 일본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까지 결합할 경우 한-일노선에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해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들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일본 경쟁당국과 면밀한 협의를 거쳐, 결합할 항공사들의 운항이 겹쳤던 한-일 여객노선 12개 중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5개 노선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리고 서울 4개노선(서울-오사카·삿포로·나고야·후쿠오카)과 부산 3개노선(부산-오사카·삿포로·후쿠오카)에 국적 저비용 항공사를 비롯해 진입항공사(Remedy Taker)들이 해당 구간 운항을 위해 요청할 경우 슬롯을 일부 양도하기로 했다.

일본 경쟁당국은 한일 화물노선에 대해서도 경쟁제한 우려를 표명했으나,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매각 결정에 따라 ‘일본발 한국행 일부 노선에 대한 화물공급 사용계약 체결(BSA, Block Space Agreement)’외에는 별다른 시정조치를 요구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부문의 매각은 남아 있는 모든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고,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에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결정이 다른 필수 신고국가의 승인보다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한민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이면서, 동북아 허브 공항 지위을 두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듯 첨예한 사안이 걸려 있는 일본 경쟁당국에서조차 양사의 결합을 승인했기 때문에, 이번 일본의 승인이 남아 있는 미국과 EU의 승인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 업계도 양사의 기업결합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던 EU의 승인이 유력시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기대감을 더욱 고조 시킨다.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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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기업결합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조건부 승인이 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U의 문턱만 넘으면 사실상 연내 기업결합 완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EU 측 공식 발표는 다음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결합 심사 마감 기간이 오는 2월 14일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EU,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조원태 회장의 꿈...올해 안 성사가능성 높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통합항공사의 출범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거대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되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기재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할 수 있고 고객들에게 보다 더 넓은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U의 승인을 받으면 햇수로 4년간 끌어온 조 회장의 '초대형 항공사'를 향한 꿈이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세계 7위권의 초대형 통합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16조원, 아시아나항공은 7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양사의 자산은 2022년 말 기준 대한항공이 28조9977억원, 아시아나항공이 13조4553억원으로 양사 간 통합을 가정해 단순 합산하면 매출액이 23조원대, 총자산은 42조원을 웃도는 규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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