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영업이익 반토막…화장품‧HDB 사업 부진
“올해 수익성 둔화 불가피…주가 당분간 관망”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면서 증권가 눈높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중국 시장의 수요 회복이 더뎌 실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4분기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한 1조5672억 원, 영업이익은 57.6% 감소한 547억 원을 기록했다.

화장품·생활용품(HDB)·음료(Refreshment) 사업 매출이 모두 감소했으며, 중국향 수요 약세로 화장품 수익성이 하락하고, 해외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화장품 사업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6635억 원, 영업이익은 90.8% 감소한 73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 수요 약세로 주요 채널 매출이 감소했으며, 국내 내수 채널은 성장이 지속됐다. 면세·중국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고, 국내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 수요 증가로 온라인과 H&B 매출은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중국향 채널 매출 하락 및 해외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감소했다.

이밖에 HDB(Home Care & Daily Beauty) 사업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5030억 원, 영업이익은 3.7% 줄어든 1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음료 사업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한 4007억 원, 영업이익은 5.3% 줄어든 292억 원이었다.

모든 사업이 고전하면서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간 전사 매출은 6조8048억 원, 영업이익은 487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3%, 31.5% 감소했다.

“보수적 접근 권고”…증권가 눈높이 낮춰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고 있다.

DB금융투자는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기존 36만 원에서 32만 원으로 낮춰 제시하고,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향후 외형 성장은 제한적이고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사업 부문별로 보았을 때 면세 매출이 예상보다 매우 부진했으며, 마케팅비 확대로 큰 폭의 영업적자가 불가피했다”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유의미한 체질개선 효과가 가시화될 때까지 부진한 주가 흐름이 예상돼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기존 37만 원에서 34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화장품 사업과 중국 부진이 전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며 “올해도 중국 실적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 연간 추정치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목표주가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 연구원은 “중국 수요 부진 및 백화점 매장 정리 영향으로 적자가 지속됐다”며 “중국향 실적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관망을 권고한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LG생활건강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동시에 목표가를 기존 44만 원에서 38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 투자의견은 ‘보유(Hold)’를 유지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전 대비 10% 하향 조정한다”며 “4분기 면세점 실적 악화가 회사 측의 의도적이고 일시적인 조치 때문이라고는 하나, 정상화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충분치 않아 보수적 접근이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도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34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주가 반등은 중국 적자 해소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장 건전화 작업과 리뉴얼 마케팅 진행으로 단기 이익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중국발 실적 부진이 전사 실적 성장을 어렵게 하는 시기로 차후 중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갈 수 있을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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