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탄생 원인 제공자들 지목, 웃지 못할 공천배제 조건 제시
민주당의 이재명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현실화에 살벌함 느껴

선거를 코앞에 두고도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결정 못 짓고 오직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입만 바라보던 국민은 결국 이 대표가 결단을 내렸다는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접하게 됐다. 아마도 일반 국민 다수는 무슨 뜻인지로 잘 모를 이상야릇한 비례대표제를 검색해봐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여당이 위성정당을 만드니 어쩔 수 없이 민주당도 맞대응 차원에서 준연동제 비례대표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위성정당을 만드니 어쩔 수 없이 민주당도 만든다면서 또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를 통합형 비례정당이라는 작명만 그럴싸한 신조어를 내놨다.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의 폐해를 그렇게 질타받고 시정한다고 한 말들은 까맣게 잊은듯하다.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이 대표의 비례대표제 결정에 이어, 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까지 참으로 기이하고 괴상한 공천 기준들을 제시하여 또다시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임 위원장은 민주당 총선 공천이 명예혁명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1차 공천 심사 명단에 들어가 있지 않은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해달라는 요청과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것 어떤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약속한 대로 선당후사 정신으로 아름답게 승복해달라는 주문이었다.

공천 칼날을 휘두르기 전에 이런 식으로 할 테니 미리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으라는 정치적 사형선고 통지서인 셈이다. 임 위원장이 제시한 조건 중에서도 논란과 함께 참 기이한 조건으로 손꼽히는 대목은 두 번째이다. 임 위원장이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 원인 제공자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최근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동 후 친문친명계간 훈풍이 부는 듯한지 불과 며칠 만에 친문 핵심 세력들의 공천배제를 위해 공관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압박에 나선만큼 파장은 만만치 않을 듯 하다.

최근 문재인 정권 시절 핵심 인물들인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임종석, 노영민 전 비서실장의 공방등 을 놓고도 국민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볼썽사나운 행태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때이다. 이 와중에 민주당 공천 조건으로 윤석열 정권 탄생 원인 제공자들에 대해 사실상 공천 원천 배제를 하겠다고 공언을 했으니 도무지 누가 윤석열 정권 탄생에 책임자인가에 갑론 을박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노릇이다.

민주당의 이러한 공천 조건은 한 마디로 누워서 침 뱉기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 하다. 윤석열 정권 탄생이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에 발탁한것에서 부터 잘못이라면, 최종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클 수 밖에 없다.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 전 의원이 대선 패배와 윤석열 정권 탄생의 책임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고 반박하고 나서기까지 했지만, 도대체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든 실패이든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결과가 윤석열 정권의 탄생이기에 이러한 반론은 구상 유치할 뿐이다.

더구나, 정권교체 당한 가장 큰 책임이라면 사실 민주당 대선후보로 패배한 장수인 이재명 대표를 빼놓을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결국 민주당과 이재명 당 대표의 자기부정과 자기모순에 다름아니기도 하다.

민주당이 사당화되어 간다는 국민적 비판이 거세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제시한 조건, 즉 이젠 문재인 정권에 핵심 세력들은 윤석열 정권 탄생에 책임을 지고 민주당을 떠나든지 죽어 지내든지 양자 택일 하라는 뜻인 셈이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엔 문재인 정권 세력과의 통합도 화합도 필요치 않다는 말인 듯 싶다. 오직 이재명 대표만을 위한 민주당만이 존재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을 100여 일 앞둔 20211120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국민과 지지자들, 특히나 이 대표와 공존해온 친문계들까지도 이제 바야흐로 민주당은 정말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는 살벌함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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