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복권됐다. 최 수석부회장은 실형 복역을 마치고 이미 경영에 복귀한 상태지만 이번 복권으로 경영 보폭도 더 넓어질 전망이다. 재계도 최 수석부회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다.

법무부는 지난 7일 정치인, 전직 공직자, 경제인, 서민생계형 형사범 등 980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 중에는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포함됐다.

현재 최 수석부회장은 이미 취업제한이 풀린 상태로 SK온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다. 이에 따라 사내 경영 활동에는 제약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해외 비즈니스 활동 등에 일부 제약이 있었으나 이번 복권으로 해소됐다.

재계도 이번 복권으로 최 수석부회장이 배터리 관련 글로벌 경영 활동 등에 온전히 매진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2013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모든 등기이사직에 물러났다. 이후 2016년 7월 가석방된 뒤 취업제한을 적용받다 2021년 10월 말 취업제한이 풀려 약 8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경제6단체는 최근 논평을 통해 "사면·복권 대상 기업인들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고유한 역할에 박차를 가할 뿐 아니라 준법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SK온, 美 웨스트워터社와 천연흑연 구매 계약…IRA 대응력 강화    

한편 SK온이 미국 음극재 파트너사 웨스트워터 리소스(Westwater Resources, 이하 웨스트워터)로부터 천연흑연을 공급받는다. SK온은 미국산 흑연을 확보함에 따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SK온은 12일 웨스트워터와 천연흑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웨스트워터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앨라배마주 켈린턴 소재 정제 공장에서 생산한 천연흑연을 SK온 미국 공장에 공급한다.

개발 중인 소재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사전 협의된 가격으로 구매하는 ‘조건부 오프 테이크’ 계약이다.  북미 전동화 시장 성장 속도에 따라 계약 기간 내 최대 3.4만톤까지 구매할 수 있다.

양사는 지난해 5월 체결한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에 이어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양사는 웨스트워터에서 정제한 흑연으로 만든 음극재를 SK온이 개발 중인 배터리에 적용하고, 그 성능을 함께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음극재 원재료인 천연흑연 구매까지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IRA 대응 역량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IRA에 따르면, 2025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외국우려기관(FEOC)에서 조달할 경우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의 경우 전세계 공급망이 FEOC로 규정된 중국 기업들에 완전히 의존하다시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새로운 기술과 공급처 확보를 위해 흑연에 대한 FEOC 적용을 2026년 말까지 최소 2년 유예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음극재는 양극재∙분리막∙전해질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요소다. 배터리의 수명, 충전 속도 등을 좌우한다.

흑연은 음극재의 약 95%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다. 음극재는 특히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소재로 꼽힌다. 전 세계 음극재 생산의 약 85% 를 중국이 차지한다.

SK온은 지난 2022년 호주 시라(Syrah)사와 천연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우르빅스(Urbix)사와도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맺었다.

양극재의 경우 칠레 SQM, 호주 업체들인 레이크 리소스, 글로벌 리튬과 잇따라 계약을 맺는 등 배터리 소재 확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웨스트워터는 미국 나스닥 증시 상장 업체로 1977년 설립 후 우라늄 관련 사업을 펼쳤으나 2018년 흑연 업체를 인수한 뒤 배터리용 음극재 개발 기업으로 변신했다.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1만 7000헥타르(ha) 규모의 쿠사 흑연 매장 지대의 탐사·채굴권을 갖고 있다. 현재 광산 근처에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7500톤 규모의 흑연 정제 공장을 짓고 있다.

박종진 SK온 부사장(Strategic구매 담당)은 “현지 유력 원소재 기업들과 협업을 꾸준히 추진해 IRA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테렌스 크라이언 (Terence Cryan) 웨스트워터 회장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SK온과 협력하고 SK온의 공급망 강화를 지원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