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미래대연합 합당 선언
합당 후 이준석 지지당원 탈당 릴레이...당 지도부, 수습 진땀
보수-진보 이념 간극, 이준석-이낙연 신경전 등 뇌관 산재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제3지대 신당들이 지난 설 연휴 시작과 함께 합당을 선언하며 통합 행보에 나섰다. 다만 '거대양당 혁파', '정치개혁' 첨병을 자처한 이들 신당이 총선 전 의석수 확보를 위한 이합집산이라는 오랜 여의도 문법에 편승한 게 아니냐는 내부 비판이 나오는 등 진통도 적지 않다.

지난 9일 이준석 개혁신당을 비롯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금태섭 새로운선택, 비명(비이재명) 3인방 미래대연합 등은 통합 당명인 '개혁신당' 기치 아래 공동노선을 꾸렸다. 이로써 4월 총선 전 일찌감치 제3지대 빅텐트가 꾸려지며 이슈몰이를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간 여야로 나뉘어 정치적 궤를 달리했던 이들 세력이 개혁신당이라는 깃발 아래 온전히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거대여야에서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독립한 세력들이 정책적, 이념적 차이를 어떻게 좁혀가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지목된다. 

또한 통합 신당은 지지층 성분에서 이질감이 뚜렷한 만큼, 합당에 따른 당원 반발을 어떻게 진정시키느냐도 극복과제다. 이준석 신당의 핵심 지지층인 2030 남성들이 과거 젠더갈등 이슈로 첨예한 입장 차를 보였던 류호정 전 의원의 합류 가능성에 극도의 반발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준석 공동대표 지지층이 밀집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개혁신당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 "개혁신당에 '개혁'이 빠졌다", "총선용 야합", "당원 배신" 등 날 선 반응이 이어지며 탈당 의사를 밝히는 게시물이 빗발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당 지도부는 이러한 당원 반발 기류를 진화하는 데 진땀을 빼고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지난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번 통합은 개혁신당 중심 통합"이라고 규정하며 '이준석 신당'의 정체성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여성 공무원 지원자 병역 의무화 등 기존 공약들도 관철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당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에 앞서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지난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눈앞 총선의 이해득실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우리의 정치적 신념과 철학은 변한 게 없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가 제시한 여성 공무원 병역 의무제 등 파격 공약에 민주계 출신 세력들이 전적으로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이준석-이낙연-금태섭-비명계 등 4개 신당은 통합 전 정당 강령 등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봤으나, 세부공약 등에 대해선 사전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신당 측에 따르면 조속한 시일 내 당 정책기구를 꾸려 정강정책 구상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 체제가 향후 총선 국면에서 꾸준히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관건으로 지목된다. 과거 여야 당대표를 지낸 두 사람이 신당 방향성이나 정책 노선, 공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잡음을 빚을 경우, 결국 '총선용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에 직면하며 합당 시너지가 무산되는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개혁신당과 (이낙연) 새로운미래 지지층 성분이나 통합신당 공동대표 간 이해관계와 정치이념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과연 총선 전 합당 시너지를 높게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제3신당의 성공 여부는 중도층이나 여야 이탈층을 포섭할 만한 신박한 정책을 얼마나 내놓느냐에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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