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울상’…4Q 영업이익 67% 감소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제로 제품’ 성장세 지속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매출 ‘3조 클럽’에 입성했음에도 당분간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회복세가 더뎌 단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22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5.5% 감소한 210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음료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줄었으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 성장한 1조9534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이어지며 제로 칼로리 제품 위주로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길어지면서 사업비용이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8039억 원, 영업이익은 9% 감소한 33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주류 매출은 소주와 RTD 매출의 상승세가 이어졌고 나머지 주종은 소폭 감소했다. 4분기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841억 원, RTD 매출은 117.7% 증가한 51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맥주(-0.3%), 청주(-10%), 와인(-15.3%), 스피리츠(-11.6%) 등은 전년 대비 매출이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도 비슷한 양상이다. 4분기 매출은 91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0억 원으로 67.3% 줄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음료 부문 실적은 매출 1조95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 감소한 1620억 원으로 나타났다.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자회사 효과도 아직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회복이 더디다고 분석하면서 목표주가를 대부분 낮췄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롯데칠성음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각각 2.0%, 71.6% 밑도는 수치를 기록했다고 판단하고, 목표가를 기존 20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는 원가 부담과 필리핀 자회사 펩시 필리핀(PCPPI)의 부진을 꼽았다. PCPPI는 제조 원가 상승과 함께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악화의 주된 이유는 일회성 비용 120억 원과 약 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PCPPI 때문”이라며 “그 외 원당·주정·맥아 등 원재료와 유틸리티 비용 상승으로 음료 사업부와 주류 사업부 모두 비용 부담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롯데칠성의 목표주가를 기존 22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하향했다. 주류 소비량이 줄고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자회사 효과는 올 하반기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주세 변경에 앞서 채널 재고조정 수요에 따라 12월 판매량이 감소하는 영향이 있었으며, 코로나19 이후 2차 문화 축소 등 주류 소비 환경이 변화하면서 주류 소비량이 줄었다”면서도 “펩시필리핀 자회사 편입 효과를 받아 창사 이래 첫 번째로 4조 원 레벨 탑라인에 진입하는 해이며, 이익단에는 100억 원의 플러스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도 롯데칠성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 원가 부담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고, 올해 주 매출원인 제로탄산의 성장률 둔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헬시플레저 음료로 중장기적인 성장세는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으나 제로탄산 후발 주자임에도 지난해 롯데칠성의 제로탄산 시장점유율(MS)은 49.3%에 달했다”며 “같은 맥락으로 헬시 플레져 추세에 부응하는 식물성 우유와 단백질 음료 출시로 음료 시장에서 초과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 연구원은 “주요 주종(소주, 맥주)의 신제품 점유율 확대 및 타사와의 협업 확대로 판매량 증가에 기인한 가동률 개선, 하이브리드 생산 효과 온기 반영이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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