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심장이식 수술 관련 교수진과 환자 그리고 장기이식코디네이터(오른쪽에서 첫 번째). [사진=영남대병원]
영남대병원 심장이식 수술 관련 교수진과 환자 그리고 장기이식코디네이터(오른쪽에서 첫 번째). [사진=영남대병원]

[일요서울ㅣ대구 김을규 기자] 영남대학교병원(병원장 신경철)은 지난 1월 5일 확장성 심근병증을 앓고 있던 60대 환자의 심장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 최근 환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고 전했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초기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심부전으로 진행되어 호흡곤란,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심장의 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예후가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영남대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를 받던 중 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영남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다.

영남대병원은 1999년 대구 경북 지역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한 이후로 신장, 간 등 여러 장기에 대한 다양한 이식수술을 시행한 숙련된 경험을 토대로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직후부터 이식수술을 마치는 순간까지 모든 절차에서 진료과의 유기적인 협진 체계가 돋보였다.

우선, 심정지 상태로 영남대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신속히 에크모를 삽입했고, 이러한 치료에도 심장의 정상 율동이 돌아오지 않아 지체없이 바로 심장내과에서 심방중격결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좌심방에서 혈액을 빼내어 에크모에 연결하는 시술(left atrial venting via septostomy)을 시행했다.

에크모는 신체 내 혈액을 기계로 빼내어 산소를 공급해 다시 환자의 신체로 주입하는 장치로 심장 기능을 일시적으로 대신해 주는 기계를 일컫는다.

심기능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예측한 의료진은 장기이식센터의 이식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심장이식 대기자로 등록했다.

이식 후 예후를 좋게하기 위해 에크모 상태에서 공여 장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가 기계 호흡에 의존하게 하지 않고, 기계를 삽입한 다음 날 바로 발관(extubation)하여 정상 생활을 이어가도록 유도했다.

이식수술에는 최근 미국 의료계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는 선진적인 방법이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심장이식 수술 방식에서는 심장이 뛰기 전 혈관을 다 연결한 후 심장을 재관류 하게 한다.

그러나 이번 수술을 집도한 심장혈관흉부외과 심훈보 교수는 좌심방과 대동맥을 먼저 연결한 후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나머지 혈관을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공여자 심장에의 재관류를 앞당겨 허혈시간을 단축하여 공여자 심장이 수술 후에 회복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수술을 마친 후 중환자실에서도 일반적으로 이식환자는 감염 때문에 격리된 상태에서 컨디션 관리를 목적으로 절대적 안정만을 취하는 경우가 많으나 영남대병원에서는 환자의 빠른 일상생활 복귀를 위해 일반 병실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환자가 혼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등 원활한 협조가 이뤄졌다.

현재 환자는 이식수술 후 첫 번째 조직검사와 퇴원 후 시행한 두 번째 조직검사에서도 면역거부반응 없이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영남대병원 심장재활센터를 통해 정기적인 심장재활 치료를 받고, 감염내과와 심장내과 외래 진료를 통해 새로운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아갈 예정이다.

이번 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끈 심장혈관흉부외과 심훈보 교수는 “심장이식 전까지 환자의 컨디션을 향상시켜 이식수술 후 경과를 좋게 만드는 것을 가교 치료(Bridge to Transplantation: BTT)라 한다. 이번 수술은 이러한 가교 치료가 잘 적용된 사례”라는 소감을 말했다.

또한, 심장내과 최강운 교수는 “이식수술은 진료과 간의 협조와 의료진의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남대병원의 강점인 다학제 협진을 바탕으로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의 소중한 심장이 건강하게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영남대병원 고영휘 교수, 다빈치 SP 로봇수술기로 세계 최초 양측 신장암동시 부분 신장절제술 성공

앞줄 가운데 고영휘 교수. [사진=영남대병원]
앞줄 가운데 고영휘 교수. [사진=영남대병원]

영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고영휘 교수는 세계 최초로 단일공 로봇수술기 다빈치 SP를 이용해 양측 신장암에 동시 부분 신장절제술을 시행, 완치를 이끈 사례를 SCOPUS 및 ESCI 학술지인 JYMS(Journal of Yeungnam Medical Science) 2024년 1월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신장암 신규 환자 수는 6,883명으로 지속해서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많은 경우에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초음파나 CT 등을 시행해 초기 단계에서 발견된다.

이전에는 암이 발생한 신장을 완전히 절제해야 했지만 로봇 수술의 발전으로 최근에는 비교적 수술이 어려운 4cm 이상의 큰 신장암 환자에게도 부분 신장 절제술이 표준적인 수술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발견 당시 전체의 약 3% 정도를 차지하는 양측성 신장암에 대해서는 현재 뚜렷한 진료 지침이 없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이전까지는 한쪽을 완전히 절제하거나 수술 난도가 높은 쪽에 먼저 부분 절제술을 시도하는 등의 단계적 수술이 주로 시행되었다.

이에 고영휘 교수는 단일공 로봇수술기의 이점을 최대로 활용해 고난도 병변에 대해 배꼽 주변에 4cm 정도의 절개창을 내어 한 번의 마취만으로 좌측과 우측의 신장암 치료가 가능한 수술 방법을 고안, 2023년 3월 세계 최초로 해당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했다.

수술 시간으로는 좌측 109분, 우측 55분이 소요되었으며, 환자는 수술 후 3일째에 퇴원할 정도로 회복되었다.

고영휘 교수는 수술 후에도 약 10개월간 신장 기능 회복과 신장암 재발 여부에 대해 면밀하게 살폈다. 암의 진행이 없고 신장 기능도 정상적으로 회복되었기에 학술지에 이를 세계 최초의 성공 사례로 보고하게 되었다.

고영휘 교수는 단일공 로봇수술기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2020년 11월 후복막적 부분신 적출술, 2022년 9월 신장보존적 요관암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등 다양한 비뇨기 종양학 분야에서 새로운 수술 방법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 고영휘 교수가 속한 영남대병원 로봇수술센터의 누적 수술 건수는 3,000례에 달한다.

특히 최신 로봇 수술 시스템으로서 단일공 전용으로 개발된 다빈치 SP를 활용해 비뇨의학 분야의 ‘국내 최초’ 타이틀을 획득하고 있다.

이에 더해 세계 최초 양측성 부분신 적출술 사례까지 성공적으로 시행하면서 영남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로봇수술분야에서 두드러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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