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익 전망에 목표주가 줄하향…“쇄신 필요”
“신작 출시 지연…당분간 주가 모멘텀 부재할 것”

[뉴시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낸 가운데, 신작에 대한 기대감마저 떨어지면서 증권가의 시선이 싸늘하다.

증권업계는 반등 계기를 마련할 만한 쇄신이 필요하다며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려 잡고 있다. 부진한 실적과 함께 일부 게임 출시가 지연되고 있고, 나머지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당분간 주가 모멘텀이 부재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줄어든 4377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억 원으로 91.9%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5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액 1조7798억 원, 영업이익 1373억 원, 당기순이익 213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31% 감소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5%, 51% 줄었다.

대신증권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기존 23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작 흥행 부진과 신작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로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는 분석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작 TL 출시에도 PC 게임 매출은 3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해 실적 기여가 미미했다”며 “모바일은 리니지2M, W의 업데이트 영향으로 매출이 3분기 대비 9%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니지M, 2M, W의 4분기 일평균 매출은 각각 13억 원, 7억 원, 11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0.1% 줄고 영업이익은 낮아진 기대치조차 하회했다”며 “플랫폼별 매출은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전분기 대비 9% 증가한 반면, PC 게임 매출은 TL 출시에도 감소하며 신작 매출이 상당히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신작 기대감 반영은 아직…보수적 접근 유효”

엔씨소프트는 올해 배틀크러쉬, BSS, TL 등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감익이 예상되며 실적 역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올해 영업이익을 1237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원은 “신작 기대감 역시 낮아 주가 모멘텀이 부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5년 프로젝트G, 아이온2 출시가 가시화될 때 엔씨소프트의 신작 기대감은 다시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짚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올해 나올 신작들은 장르 특성상 대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임들인 만큼 본격적인 이익 반등은 프로젝트G, 아이온2, LLL이 출시될 2025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액을 1조8287억 원, 영업이익 1649억 원으로 예상하면서 실적 정상화가 아닌 소폭의 개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용 연구원은 “TL 해외 출시를 제외하면 모바일 게임 2~3종 외 대형 신작 출시가 연내 없다”며 “결국 아이온2를 주력으로 대형 프로젝트들이 출시되는 2025년부터 실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 차원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간 집약적이고 과도한 과금 체계를 유도하는 과거의 MMORPG 스타일이 젊은 게이머들에게 어필되지 못하고 있고, 이런 스타일의 게임은 만약 성공하더라도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가치 재평가(valuation re-rating)를 가져다주기도 힘들 것”이라며 “결국 새로운 것(장르다변화·신작 성과·비용절감 등)을 도출시키지 않으면 주가는 계속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인수합병(M&A)보다는 본체 경영 효율화와 주주가치 제고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씨소프트에 필요한 것은 인수합병(M&A)이 아닌 적자 사업 정리 등에 초점을 맞춘 경영 효율화로 판단된다”며 “본체의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며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 프로그램’과 같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른 주식 가치 제고가 현금 활용 측면에서 더욱 의미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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