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정당과 우후죽순 창당된 신당, ‘부적합 정치인 재활용센터역할 안돼

벌써 입춘이 지났고 조만간 우수에 경칩까지 다가오면 봄 내음이 물씬 날 때이다.

그러나 한국 정치에선 총선 때만 되면 계절을 역행하는 듯한 진풍경들이 벌어지곤 한다. 이번 총선도 예외 없이 때아닌 낙엽 지는 가을과 겨울이 도래하고 있다. 여의도 금배지들에 겐 매섭고 혹독한 엄동설한이 닥친 셈이다.

민주, 국힘 양당의 본격적인 물갈이 공천이 본격화되면서 추풍낙엽처럼 금배지들이 각 당 밖으로 나뒹굴고 있는 형국이다. 추풍낙엽(秋風落葉)도 아닌 춘풍낙엽’(春風落葉)이다. 덩달아 역설적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면서 그야말로 봄바람을 타고 흥이 나는 정당과 정치 세력들이 있다. 금배지 낙엽이 많이 쌓일수록 이른바 이삭줍기에 열을 올리는 제3당과 신당 장사 정치 세력들이다.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공천기준에 맞지 않거나 당선 가능성이 낮은 현역의원들의 공천탈락 양상도 각양각색이라 낙엽이 된 금배지 본인들에겐 참혹한 일이지만 자못 흥미로운 대목들이 많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컷오프 대상 의원들에게 전화 통보를 하거나 면담을 통해 직접 낙엽 대상자들을 정리할 만큼 사실 공천탈락자들을 골라내는 작업은 정당에선 살얼음판을 걷는 셈이다. 그만큼 반발과 파장, 후유증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공천탈락 대상은 사실 기준이 불분명하여 비 명계 쳐내기에 불과하다는 평들이다. 낙엽이 되는 민주당 금배지들은 비명, 친문, 친노, 올드보이 그룹 등 여려 형태로 표출되고 있지만 결국은 친 이재명 계중심의 공천 의지는 확실하게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집권 여당 국민의 힘 역시 이준석 전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윤핵관 라인, 김건희 여사 라인, 한동훈 라인등 세 개의 세력이 존재한다고 하듯이 결국 국힘도 윤 대통령의 집권기반을 단단히 다지기 위한 공천의 불가피성이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기서 큰 문제는 한국 정치사에서 거듭 반복되고 있는 공천탈락 금배지 낙엽은 또 다시 그 어떤 명분과 방법으로든 다시 재활용의 과정을 거쳐 일부는 다시 정치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곤 또다시 자신을 내팽개친 당으로 돌아가곤 하는 연어정치인들을 만들어 내는 해괴한 정치생태계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연어정치인재활용의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하는 시스템이 제3지대 정당이거나 국민적 비판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득바득 우겨서 만드는 위성정당이다. 공천 탈락된 모든 금배지들이 재활용과 연어정치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억울한 공천탈락에 대한 명예 회복을 위해서도 출마는 필연코 하고자 하는 것이다.

거대양당의 신물 나는 적대적 정치행태를 탈피한다며 통합 창당한 제3지대 정당인 개혁신당은 양당과의 차별화나 정책과 노선 부각은 아랑곳없고 지금 이삭줍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 낙엽이 된 금배지를 5명이나 영입해서 결국 기호 3번과 국고보조금 6억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조만간 민주, 국힘 양당에서 본격적인 현역 물갈이가 시작되면 현역의원 십 수명 이상에 25억원의 국고 보조금 수령도 눈앞에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진보정당인 6석의 녹색 정의당을 졸지에 능가하는 제3당이 되는 셈이다. 해괴한 정치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렇게 해괴한 정당정치 시스템에 대한 검증의 최종 몫은 국민 유권자이다. 공천 탈락 된 각당의 현역의원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들여다보면 사실 정당 권력자, 당 대표의 정치적 입맛에 따라 희생양이 된 금배지들이 상당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총선 때마다 물갈이된 의원들을 대체해 각 분야의 영입 인재라 하여 새 인물들이 당선돼 국회 입성을 해봤자 사실 4년 동안 그들이 자신의 전문영역에서조차 뭘 했는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무기력한 인재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도 수없이 반복된 우리 정치의 흑역사이다.

봄 내음 진동할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춘풍낙엽의 계절, 낙엽이 되는 금배지 수난 시대지만 제발 쓸모없는 금배지까지 재활용되는 총선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아울러 제3당에서 새로운 정치생명을 얻고선 다시 자신을 버린 정당으로 회귀하고야 마는 연어 정치인을 양산하는 하나 마나 한 물갈이 공천’, ‘보여 주기식 공천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학수고대 해 본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