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꿈꾸는 연주회는 음악 통해 서로의 진심이 오가는 따뜻한 연주회예요”
“음악 앞에서 성실한 모습 보이는 연주자들 만났을 때 참 감사하고 기뻐요”
“무대는 최고의 선생님!… 무대에서 매 순간 건강한 긴장감과 안정감 누리길”

목혜민 피아니스트
목혜민 피아니스트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10·20대 청소년들은 장래 직업에 대한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신의 진로 설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확신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양한 직업군의 멘토를 만나 그 직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알아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직업관을 심어주고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피아노 반주자’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로 목혜민 피아니스트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목혜민은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면서 음악을 좋아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반주할 기회도 얻게 됐다.

초등학교 음악 시간에 그가 반주한 음악에 맞춰 친구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노래를 부르고 또 학교 합창단에서 친구 및 동생들과 호흡을 맞춰 경연대회에도 나가면서 반주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됐다.

목혜민은 어렸을 때를 회상하며 “지금보다 아는 지식도 없고 많이 부족했지만, 교회에서도 성가대 반주로 섬길 수 있게 되는 등 여러 가지 피아노 반주 활동을 통해 매우 큰 기쁨과 즐거움 속에서 생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목혜민 피아니스트
목혜민 피아니스트

이후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면서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을 만나 함께 앙상블을 이루는 작업 등을 통해 피아노 솔로 연주 때와는 또 다른 음악 세계를 경험했다. 그때 음악을 이해하는 시야가 조금씩 넓어지면서 음악의 다양성에 매료돼 오늘날 자부심을 잃지 않는 음악인으로 우뚝 서게 됐다.

특히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모든 과정을 경험하면서 반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고, 반주를 통해 다른 연주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앙상블을 이룰 때 매우 커다란 즐거움을 느끼게 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즐거움이 지금까지 목혜민을 피아노 반주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든 원동력이 된 것 같다.

한편 미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일본 등 다수의 솔로, 앙상블 연주자로 활동한 바 있는 목혜민은 현재 단국대학교, 명지대학교에 출강하며 ‘동탄여성합창단’과 ‘아르토스싱어즈’의 반주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 외에 각종 독창회와 독주회 및 앙상블 반주, 음반 녹음 반주 등의 전문연주자이자 다수의 오페라, 뮤지컬, 연극 등의 음악감독 및 코치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목혜민 피아니스트
목혜민 피아니스트

- 피아노 연습 때나 공연 시작 전 특별한 습관이나 루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연습 때나 공연 당일에 특별히 습관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없어요. 다만 늘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연습 때는 최선을 다해 공연을 준비하고, 공연 때는 최선을 다해 연습한 저의 역량을 발휘하려고 노력할 뿐이에요. 언제 어느 때나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콘서트나 뮤지컬 공연 시 많은 연주자를 만나실 텐데요. 어떤 뮤지션이 가장 본인에게 만족감과 편안함을 주나요.

▲저는 아무래도 솔로보다 함께하는 연주가 많다 보니 각자에게 부여된 책임의식으로 부담감이 큰 편이에요.

그러한 가운데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교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연주자들을 만났을 때 무대에서뿐만 아니라 무대 밖에서도 행복함을 느끼곤 해요.

결국 연주자인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상대방에게까지 음악 앞에서 성실한 모습을 느끼게 하는 연주자들을 만났을 때 참으로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 들어요.

목혜민 피아니스트
목혜민 피아니스트

- 음악가로서 꿈과 포부가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자신이 어떤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음악을 사랑하고 그 사랑의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함께 연주하는 분들과 관객분들에게 제가 음악을 통해 얻은 기쁨과 감동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이를 통해 관객과 계속 소통하며 성장해나갈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저 자신 스스로 음악 앞에 그리고 관객분들께 겸손함과 감사한 마음을 갖고 무대에 서야 하겠죠. 그래서 훗날 무대에서 그 마음들이 고스란히 스며든 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라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 연주회에서 생명이 느껴진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연주회의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연주자가 연주를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마음이 관객들에게 전달될 때, 그때가 마음이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통해 서로의 진심이 오가는 따뜻한 연주회, 그 따뜻함이 살아서 전달되는 연주회가 제가 매일매일 꿈꾸는 연주회예요.

목혜민 피아니스트
목혜민 피아니스트

- 특별히 반주에 관심이 많고 반주자로 활동하기 원하는 후배 피아니스트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음악가에게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한 요소예요. 하지만 특별히 반주자의 길을 가고 싶으신 분이라면 음악의 다양성을 발견하고 그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만드시는 것이 좋겠어요.

저는 어떤 곡을 연주하게 되면 그 곡을 연주한 많은 연주자분의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데요. 저는 그때마다 그 음악을 통해 제가 느끼고 해석한 부분들을 고민하면서 접근해 보려고 합니다. 그것들을 통해 배우게 되는 점이 상당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반주에 관심이 있어서 이 길을 가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이 점을 꼭 권면하고 있어요. 실제로 많은 음악을 접해야 하며, 그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으로만 멈출 게 아니라 고민하고 그것을 토대로 공부하는 시간은 꼭 필요하니까요.

목혜민(정가운데)
목혜민(정가운데)

- 마지막으로 ‘피아노 반주자’가 되기를 꿈꾸는 10·20 청소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편협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음악을 아끼고 사랑했으면 좋겠고요. 음악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되돌아보고 혹시라도 음악과 거리감이나 벽이 생기지 않게 친근한 마음으로 함께하면 좋겠어요. 무대만큼 좋은 선생님은 없는 것 같아요. 무대는 지금도 저에게 최고의 선생님이라는 생각이에요. 여러분들도 무대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건강한 긴장감과 안정감을 맘껏 누리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연습만 많이 한다고 좋은 음악이 만들어지는 게 결코 아닙니다. 다양한 경험들이 없다면 음악은 자신이 경험한, 딱 그만큼만 들리고 보일 거예요. 다양한 경험들이 음악성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음악이든 음악 외의 것이든 많은 경험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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