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스포츠 스타, 연예인까지 연루설로 몸살…. 비난 여론 확산

본 기사와 무관함. [뉴시스]
본 기사와 무관함.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이 ‘코인 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사자들이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사기 범행을 목적으로 발행된 가상화폐 ‘스캠 코인’ 관련 피해가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정부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명인이 대중의 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논란 된 '워너즈코인' '청년페이코인'이 대체 뭐길래…. 2023년 가상화폐 관련 피해액만 약 2조 4426억 원 규모
- 박성호 청년 후보, 이천수, 유튜버 오킹 등 연루 의혹 퍼지자, 강력 부인…."대형 금융 범죄 합동수사본부 설치” 촉구


업계에 따르면 축구선수 이천수와 개그맨 김원훈·조진세, 슈퍼주니어 최시원, 조현영·한민관, 유튜버 오킹, 국민의힘 청년 후보 박성호 등은 최근 논란이 되는 코인 사기 사건과 연루 의혹을 받는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관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천수는 "축구 선수 출신 후배를 소개받아 이벤트성으로 축구화를 NFT 상품으로 발행하자는 제안을 받고 이벤트에만 초상권을 쓸 수 있게 해줬다"며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한 해당 업체에 나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내려 달라고 항의했다"고 해명했다.

유튜버 오킹의 경우 위너즈와 관련성을 부인하다 투자에 참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말을 바꿔 논란을 키웠다. 오킹은 지난 8일 "한 콘텐츠의 MC이자 기획자로 참여하는 대가로 현금 5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제가 투자를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무서워서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다만 1억 원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 코인 사기 연루설에 줄줄이 해명 나선 스타들

앞서 이들은 최근 코인 사기 논란이 불거진 워너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해당 업체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당 업체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MMA 리그와 스포츠센터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위너즈 코인'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불법 자금모집 등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워너즈는 정영권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위너즈 코인은 현재 해외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고 국내 거래소 상장을 추진 중이다"며 "위너즈 코인이 ‘스캠코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판매 과정에서도 유사 수신 또는 다단계판매 등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일부 유튜버들의 행태는 당사의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당사는 이에 대해 그 어떤 선처 없이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워너즈' 측이 올린 입장문 캡쳐
논란의 중심에 선 '워너즈' 측이 올린 입장문 캡쳐

위너즈는 "위너즈 코인은 스캠코인과 무관하며 여타의 블록체인 또는 플랫폼 사업자보다 건실하고 실체적인 사업을 선보이고 있다"며 "(논란의 중심에 선) C 대표는 위너즈 코인과 관련해 그 어떤 불법적인 일에 연루된 적이 없으며, 현재는 위너즈 관련 업무를 전혀 수행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청년페이 코인도 스캠코인 중 하나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청년페이 코인'은 위너즈의 핵심 인물이 청년페이 코인 암호화폐 발행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온라인상에는 최시원과 조현영이 2021년 출범한 한국 청년위원회의 홍보대사라는 이야기가 오갔고, 최시원은 해당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청년위원회 청년페이 논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청년위원회 주관 시상식에서 표창을 수여한 적은 있으나 이는 청년들에게 귀감이 되어 달라는 수상 취지에 따른 것일 뿐 현 논란과 무관하다"며 일축했다.

조현영 역시 "15년 세월을 걸고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고양갑 예비후보인 박성호 한국청년위원회 위원장이 ‘청년페이 코인’ 논란에 휘말렸다. 코인 상장 폐지로 하루아침에 투자금을 잃은 피해자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박 후보는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자신 역시 피해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국회에 청년 정책을 제안하겠다며 출범한 한국청년위원회는 2022년 3월 제로페이 같은 결제 시스템인 청년페이를 발행하면서 코인도 발행해 가상자산 해외거래소에 상장했다. 그러나 청년페이 코인의 매매가는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날 -30%, 그해 8월 50%로 수직으로 하강했다. 결국 청년페이 코인은 상장 폐지되면서 거래가 종료됐다. 현재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 금융정보분석원, 가상자산·불법사금융 관련 단속 나서

문제는 여전히 스캠코인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일명 '묻지마 투자'가 횡행하자, 이 기회를 틈타서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위키백과 해시넷에 따르면 스캠 코인 발행 일당은 상당히 정교한 수준의 백서(특정 암호화폐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설명 및 전망을 제시)를 작성하고, 실제 블록체인 개발자들을 고용하여 코인을 개발한 뒤, 이름 없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뒷돈을 주고 코인을 상장한 뒤, 자신이 가진 코인을 모두 매각하고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내세워 신뢰감을 갖게 만들고, 단기간에 고소득을 낼 수 있다고 꼬드겨 투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피해 사례가 올라왔다.

피해를 주장하는 A 씨는 게시글을 통해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업체를 소개받았고 코인 상장까지 시켰기 때문에 믿었다"며 "하지만 거래소 상장 직후 가격이 폭락해 ICO(투자자들로부터 초기 개발 자금을 모집하고 그 대가로 코인을 나눠주는 행위) 당시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내려갔고 결국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됐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단속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정보분석원(이하, FIU)은 "현재 가용 인력 및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가상자산, 불법사금융, 등 신종·민생범죄 관련 금융정보 분석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법집행기관과 긴밀히 소통해 최신 범죄 동향을 파악하고 이에 부합하는 정보를 수집·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종·민생범죄 관련 최신 유형·사례를 금융회사 등에 적극 공유하는 한편, 심사분석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여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정보를 분석·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가상자산 분석 전담 인력을 보강·확충하는 한편, 분석 인력에 대한 특화 교육 등을 통해 분석의 전문성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가상자산 거래내역과 복잡한 이동 경로를 추적·분석할 수 있는 '가상자산 전용 분석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등 심사분석기법을 고도화할 예정"이며 "범죄의 신속한 적발, 추가 범죄 차단 및 범죄수익의 효과적 환수를 위한 선제적 의심 거래 정지제도(Suspension) 도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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