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설 연휴가 끝이 나면서 410 총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는 대대적인 권력 지형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여부는 물론이고 차기 대권주자들의 명운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결과에 따라 울고 웃게 될 잠룡들도 이번 총선에서 열띤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총선을 거치며 잠룡 중 누가 몸값을 키우고, 누가 나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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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결과 따라 차기 대권구도도 출렁 전망, 대대적인 재편 이뤄질 듯
- 이재명한동훈이낙연이준석 등 잠룡들이 받아들 성적표는?

22대 총선 결과 따른 후폭풍은 그 어느 때보다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22대 총선 결과에 따라 여러 정치인들의 정치적 명운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차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은 일찍부터 제기돼왔다. 국민의힘이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총선 결과는 잠룡들의 정치적 명운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결과에 따라 일부 잠룡들은 정치적 재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한때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하며 보수진영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미래통합당의 202021대 총선 참패 이후 재기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총선이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차기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총선성적표, 이재명 대권명운, 151석 가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동안 사법 리스크로 인해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당 내에서도 끊임없이 공격을 받아왔다. 비명계로부터 당 대표 사퇴 요구까지 공개적으로 받았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비명계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끝가지 당 대표직을 사수했다.

민주당은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재명 체제하에 총선을 치르기 위해 공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총선 결과가 만약 민주당의 참패로 끝이 난다면 이 대표는 더이상 책임론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직 사퇴는 물론이고 차기 대권 도전의 길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 추후 대장동·백현동 특혜개발 의혹 재판 등의 결과도 이 대표의 대권길을 위협할 요소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 대표의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비명계 세력이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 ‘1인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날을 세우며 탈당해 제3지대 신당을 꾸린 상황에서 진보진영 표 분산 걱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최근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물론이고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대표까지 옥중에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나서면서 표 분산 우려는 물론이고 중도층 표심 이탈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악재는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 최대 목표치를 151석으로 잡았다. 이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승리 기준에 대해 우선은 원내 1, 151석이다. 우리의 목표는 되게 절박하게 51%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여러 난관을 뚫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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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기대주 한동훈 윤석열의 길이냐, 황교안의 길이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이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혼돈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했다. 한 위원장의 총선 이후 운명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정치권은 ‘0선 출신의 정치 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대권을 거머쥐었던 것처럼 그가 윤석열의 길을 걷게 될 것인지 아니면 기대주로 각광을 받다 총선 패배로 나락의 길을 걷게 된 황교안의 길을 걷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면 그의 향후 대권 도전에 길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한 위원장은 치명상을 입으면서 향후 정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한 위원장은 최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총선 결과가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고 기회가 되면 차기 대선에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410일 이후 제 인생이 꼬이지 않겠나. 이기든 지든. 저는 그것을 알고 나왔다그렇기 때문에 그 이후는 정말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그때 인생은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잠재우기 위해 ‘86운동권 심판론을 들고 나와 시선 분산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이 중도층 표심 잡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당 내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표출되기도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0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미래 비전을 이야기해야 된다. 그게 여당의 논리다. 호소력이 있고라며 나는 586 운동권 청산론? 뜬금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손잡은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성공 여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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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공동대표와 손잡고 제3지대에 개혁신당을 꾸린 이낙연 공동대표의 속도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서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전남지사 등을 지낸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던지고 제3지대 신당을 꾸린 것은 정치적 명운이 걸린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도전에 성공한다면 그의 존재감도 상승하겠지만 반대의 경우가 된다면 정치적 발판을 잃게 되면서 차기 대권 도전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공동대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 세력과의 끊임없는 갈등 끝에 국민의힘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을 꾸렸지만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의 향후 정치적 입지도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

두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민주당을 동시에 때리며 중도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번 총선에서 최소한 30석은 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양당의 횡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가장 적극적인 개혁은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의미 없는 경쟁의 종말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김동연홍준표, ‘대안부상’?이재명저격수 원희룡은

광역자치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 결과에 따른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총선 결과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인물들로 꼽히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총선을 주도하는 잠룡들의 총선 성적표에 따라 차기 대권 대안 카드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총선 기간 기후동행카드’ ‘경기도 분도등의 이슈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정책 행보를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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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총선 영향권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원 전 장관은 직접 총선전에 참전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원 전 장관을 인천 계양을 단수공천 대상자로 선정했다. 계양을은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다. 이 대표가 기존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하게 된다면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 대 원희룡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장관은 일찍부터 이재명 저격수를 자임한 바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원 전 장관의 차기 대권 도전의 길도 청신호와 적신호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26%)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23%)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 각각 4%, 홍준표 대구시장·오세훈 서울시장 각각 2%, 김동연 경기도지사 1%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이며, 응답률은 12.7%.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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