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선거는 이준석, 공천은 김종인, 이낙연은 그냥 출마만?"  
이준석 "이낙연 측이 먼저 김종인 영입 제안", 이낙연 밀어내기 설은 '모순'

(왼쪽부터)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합당 11일 만에 결별을 선언했다. 양측은 결별 첫날인 20일 각자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의 내홍에 대한 진실 공방을 벌였다. 다만 그간 논란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방점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영입설이다. 

이낙연 대표는 20일 오전 11시 새로운 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이준석 공동대표와의 합당을 철회했다. 이어서 이준석 대표는 이날 낮 1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관리할 수 있다고 과신했던 것은 아닌지"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거취와 이준석 대표에게 총선지휘권을 위임하는 문제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날 양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개혁신당의 내홍에 대한 서로 간의 입장을 설명했다. 특히 이낙연 대표 측 김종민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모든 논란의 근원을 두고 '김종인 영입설'을 꼽기도 했다. 

◆ 총선지휘권 위임 
김종민 "이준석 측 토론 요청 묵살" 
이준석 "이낙연 측 금태섭·조응천 찬성하자 퇴장"

이날 김 최고위원은 전날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에서 총선 지휘권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의결한 것을 두고 "제가 조금 충격을 받았다"며 "학생운동 할 때부터 시작해서 어떤 회의나 모임에서도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의 선거운동 지휘 권한을 한 사람에게 위임한다는 내용 자체가 위헌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견이 있다면 토론을 해야 한다. 이 안건을 두고 이전에 회의를 두 번 세 번 진행한 게 아니라 어제 처음 토론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 (총선 지휘권 위임) 토론을 이준석 대표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빨리 의결을 하자는 게 정상은 아니다"며 "당시 이낙연 대표는 '이 문제는 이견이 있으니, 오후에 토론을 연장해서라도 정리를 하자'고 주장했지만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의 입장은 달랐다. 이준석 대표는 "이미 정당에서는 선거사무에 대한 위임 의결 같은 것들을 많이 한다"며 "가장 대표적인 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가장 성공적인 홍보캠페인 중 하나였던 '59초 쇼츠 공약'"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당시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국민의힘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저에게 결정권을 전부 위임 전결해 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준석 대표는 "김 최고위원이 자기모순적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김 최고위원이) 이미 저와 많은 의견 소통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또 저희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을 통해서도 많은 의견 교환이 있는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제 세력도 여러 가지 경로로 이 논의 참여했다. 이런 논의가 활발히 오간 상태에서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서 안건지까지 공유한 결과 (최고위에서) 표결처리하자는 결론이 나서 전날 표결에 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준석 대표는 "정작 표결에 임한 당시 김 최고위원은 '금태섭·조응천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의견을 한 번 밝혀달라' 말했는데 금 최고위원과 조 최고위원이 찬성 의견을 밝히자 퇴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배복주 전 부대표 거취 
김종민 "이준석, 오직 배복주·펨코 얘기만"
이준석 "반대 안해놓고 밖에서 침소봉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뉴시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개혁신당의 의사결정이 지체되는 원인으로 이낙연 대표를 지목하자 "진짜 문제를 말씀드린다. 제가 이준석 대표와 여러 번 얘기를 했는데 다 배복주 정의당 전 부대표 얘기했다. 자기 지지자들이 당원 게시판과 펨코(온라인 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에서 떠나간다"며 "대책을 세워달라. 배 전 부대표를 잘라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김 최고위원은 "주요 당직 인선(원내대표·사무총장·원내대변인·정책위의장)을 다 이준석 대표가 하자는 대로 일사천리로 결성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직 인선이 완료됐으면 업무 진도를 나가야하는 책임은 그 당직자들에게 있다"며 "그 뒤에 아무 (업무) 진도도 안나가고 오직 배 전 부대표 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어제 최고위 결과를 보면 마지막에 전결 위임의 건에 대해서만 이견이 있었을 뿐 나머지 3개 안건은 모두 동의해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며 "그 안에는 이제 와서 또 말씀하는 당원 자격 심사 기구 설치에 관한 건(배 전 부대표 거취 관련)도 있다. (당시) 반대토론을 하지 않고 지금에서야 밖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외에 자잘한 사실관계들은 제 입장에서는 모욕적이지만 제가 굳이 대응하지 않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영입설
김종민 "
김종인, 이낙연 없어야 나선다고 했다" 
이준석 "
이낙연 측이 김종인 영입 먼저 제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 영입설을 두고 그쪽(이낙연 대표 측)에서 제안했다'고 얘기했다. 완전한 거짓말이다"며 "김 위원장 영입(제안)을 이낙연 대표가 동의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 문제는 이전부터 얘기가 된 부분이다"고 말했다.  

나아가 김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이 다른 자리에서 '이낙연 대표가 없어야 자기가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이 모든 공방의 근본은 이낙연 대표를 밀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선거운동은 이준석 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공천권은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가지고 이낙연 대표는 그냥 지역구 출마를 시켜서 이낙연 대표를 지워버리는 것이 기본적인 목적이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추천은 이낙연 전 총리 측 측근인 한 전직 의원이 합당 선언 다음 날 저에게 말한 것"이라며 "제가 정말 최근에 김 전 위원장 쪽에 의사타진을 해보려고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사실 그보다 한 이틀 정도 빠른 시점에 이낙연 대표가 김 전 위원장과 사석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들었다. 이 시간순만 본다 하더라도 얼마나 모순된 주장인지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양측의 '김종인 영입설'에 대한 공방과 관련 김 최고위원이 다른 공관위원장 후보의 실명을 거론해 이준석 대표가 김 최고위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처음에 이준석 대표가 공관위원장으로 함익병 씨를 제안했으나 불발됐다"고 밝혔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생각이 참 톡톡 튀는 것 같다. 어떻게 그런 사람을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하자고 했을까. 참 새로운 면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알고보니 김 전 위원장이 (함 씨의 영입을) 제안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대표는 "(공관위원장을) 정치에 때 묻지 않은 인물로 선임해보자는 생각에 저희가 특정 인사를 언급한 바가 있다"며 "지금까지 저희는 그분의 명예나 사회적 활동을 고려해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여의도에서 인선에 있어서는 최대한 만약 불발된 인선인 경우에는 그런 인사의 이름을 언급하거나 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원칙인데 (김 최고위원이) 무슨 주장을 하기 위해서 그런 이름들을 공개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준석 대표는 "저희는 애초에 대중적인 인물들도 공관위원장을 고려하자는 취지에서 언급했던 바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새로운미래 측에서 주장하는 김 전 위원장 관련설 자체가 모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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